코로나19 때문에 가오카오가 한 달 가량 미뤄진 만큼 중국 교육부는 시험장에서의 방역에 총력을 기울였다. 그리고 지난 7일 이후 중국 내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수는 한 자릿수를 이어가고 있다. 중국위생건강위원회는 7일 코로나19 신규 확진자는 7명 (네이멍구 4명, 산시 1명, 광둥 1명, 윈난 1명), 8일은 9명(랴오닝 3명, 상하이 3명, 광둥 2명, 쓰촨 1명)이라고 발표했다. 적어도 이틀 동안 한 곳에서 집단 감염이라 할 만한 일은 발생하지 않은 셈이다.
하지만 많은 학생들이 동시에 치르는 시험인 만큼 아무리 철저하게 사전 준비를 한다 해도 예상 밖에 일이 벌어지기 마련. 올해 가오카오 기간에 있었던 사건·사고 네 가지를 꼽았다.
50년 만의 폭우, '시험길' 막았다
일생일대의 시험. 꽃길이어도 긴장감이 넘치는 판에 코로나19 확산에 대한 불안감과 '홍수'라는 천재지변이 더해졌다. 중국 남부 지역을 중심으로 50년 만에 기록적인 폭우가 내렸는데 이로 인한 홍수 피해가 심각한 일부 지역에서 시험이 연기되는 일이 발생한 것이다.
가오카오 첫날인 지난 7일, 안후이성(安徽省) 황산시(黄山市) 서현(歙县)에 엄청난 비가 내렸다. 왕톈핑(汪天平) 서현 교육국 국장은 "서현에서 시험을 보는 2207명의 수험생 중 당일 오전 10시 이전에 도착한 인원은 500여 명뿐이었다."고 밝혔다. 가오카오 1교시는 오전 9시에 시작한다.
이에 황산시는 7일 시험을 9일로 연기하는 결정을 내렸다. 그리고 이튿날의 시험은 정상적으로 진행하기로 했다.대입 시험지는 A형과 B형 두 종류로 만들어진다. 일반적인 상황에서는 전국의 수험생에게 A형 시험지가 배부되며 B형은 특수한 일로 시험이 연기됐을 경우 사용되는 '예비용'이다.
폭우 때문에 제 시간에 시험을 치르지 못한 이들이 또 있다. 바로 후베이성(湖北省) 황강시(黄冈市) 화닝고등학교(华宁高中)의 수험생들이다. 이 학교에서 가오카오를 보는 학생들 600여 명 중 576명은 학교 기숙사에 머물고 있었다. 그러나 8일 새벽부터 폭우가 쏟아졌고 새벽 3시 경에는 빗물이 무릎까지 차올랐다. 현지 매체는 이날 오전 7시 교내에 차오른 빗물의 수심이 1.6m에 달했다고 보도했다.
고사장을 코 앞에 두고도 제시간에 입실하지 못한 수험생이 절반에 이를 정도로 상황은 심각했다. 시험주관기관은 9시 15분 이전 입실한 300여명에 대해서는 11시 30분에 종료하는, 본래 일정대로 시험을 진행했다. 그리고 그 이후에 고사장에 도착한 나머지 학생들도 시험을 보게 하되 시작 시간에 따라 종료 시간을 조정하기로 했다. 시험 관계자는 "오전 11시 30분에 마지막 학생이 고사장에 입실했고 충분한 시간을 얻어 시험을 마쳤다. 오후 3시에 시작한 2교시 외국어 시험에는 수험생 전원이 정상적으로 응시했다"고 밝혔다.
가오카오 수험생 탄 버스, 호수로 돌진
안타까운 사망 소식도 있었다. 버스가 갑자기 호수로 돌진하는 사고가 발생했는데 이 안에 가오카오 수험생들이 타고 있었다.
중국 다수 매체는 지난 7일 12시경 구이저우(贵州省) 안순시(安顺市)의 버스가 가드레일을 뚫고 호수로 추락하는 사고가 있었다고 8일 보도했다. 호수에 빠진 버스에서 구조된 37명 중 21명이 숨졌으며 16명이 부상을 입었다.
이 버스는 가오카오가 치러지는 몇 곳의 중·고등학교를 경유하는 노선이다. 당시 버스에는 12명의 학생이 타고 있었으며 그 중 5명이 사망했다. 정확한 신상이 공개되지 않았지만 부상을 입은 학생과 사망한 학생 가운데 이 날 가오카오에 응시했던 학생들이 포함돼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안순시 교육위원회는 사고 때문에 시험을 놓친 학생에 대한 구제책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내 답안지 갑자기 왜?…황당 사건도
황당하지만 웃지 못할 일도 벌어졌다. 허난(河南)성 핑딩산(平顶山)시의 한 시험장에서 한 수험생이 갑자기 다른 수험생 2명의 답안지를 훼손했다.
중국 다수의 매체는 8일 오전 한 수험생이 '이과종합(理科综合)' 시험 종료 10여 분을 앞두고 갑자기 뒤에 앉은 수험생의 답안지를 찢었다고 보도했다. 이를 발견한 감독관이 재빨리 그를 제지하려고 달려갔으나 잠깐 사이 그는 앞좌석에 있는 다른 학생의 답안지도 낚아채 찢어버렸다.
해당 시험장의 감독관은 "시험에 대한 과도한 심리적 압박감 탓인지 해당 학생의 정신상태가 정상으로 보이지 않았다"고 진술했다.
그렇다면 황당한 일을 벌인 수험생과 갑작스러운 봉변을 당한 수험생 2명은 어떻게 됐을까?
8일 가오카오가 종료된 오후 5시경, 허난성 시험주관기관은 "모두 규정대로 처리했다"는 입장을 밝혔다.
답안지를 찢은 학생은 해당 시험의 성적이 모두 무효화 됐다. 중국 교육부의 관련 규정에 따르면 '시험지 또는 답안지를 고의로 훼손하는 경우'는 부정행위로 간주돼 해당 회차 시험 전 과목의 성적이 무효 처리된다.
피해 학생들은 해당 시험 직후 '구제 신청서'를 냈다. 그리고 허난성 시험주관기관의 허가에 따라 추가시간을 얻어 다시 답안지 작성을 할 수 있게 됐다.
사건은 규정에 맞게 처리되는 것으로 일단락됐지만 누리꾼들은 당황했을 두 수험생을 안쓰러워 하고 있다. 관련 기사 댓글에서 누리꾼들은 "왜 남의 인생을 망치려고 하나. 내 상황이라고 생각하니 화가 나서 몸이 떨릴 정도다", "나라면 진짜 울었을 것 같다. 멘붕을 겪었을 두 학생을 생각하니 마음이 아프다", "추가 시간을 얻었다고 해도 제대로 답안 작성을 못했을 것 같다"는 등의 반응을 보였다.
KPI뉴스 / 조채원 기자 ccw@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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