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고기 한근 팔아도 IT 기술 필요"…'생산요소'에 '모바일' 추가해야
바이오, 코로나 유망산업 급부상…업체, 올해 시총 200% 이상 증가
"전통 제조업 '도미노 타격' 피하기 어려워"…존립 기반 위태
코로나19가 장기화하면서 소비자 '니즈'가 바뀌고 있다. 질병 예방 심리는 '언택트'와 바이오 관련 상품과 서비스 수요 증가로 이어지고 있다. 이에 따라 오프라인 모임이 감소하는 등 생활·소비의 패턴이 바뀌고 코로나19 예방과 확산방지를 위한 상품과 서비스 수요와 공급이 모두 늘어나는 추세다.
산업계는 변화한 소비자 니즈에 따라 지각변동을 일으키고 있다. 오프라인·전통산업은 죽을 쑤는데, 온라인·언택트 관련 산업은 날개를 단 형국이다. 바이오 산업 기대감도 해당 주가를 끌어올리며 각광받고 있다. 안 그래도 4차 산업혁명이 세상을 바꾸는 중인데, 그 흐름을 코로나19 팬데믹이 가속화하고 있다.
이동귀 연세대 심리학과 교수는 "코로나19 국면에서 비대면 대한 심리적 요구를 토대로 언택트 관련 상품이나 서비스에 대한 수요가 더 많아질 것"이라면서 "이에 따라 공급이 많아지면 다시 소비자 수요가 늘어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오프라인 지고 온라인 뜨고…성큼 다가온 언택트시대
대면이 필요하지 않은 활동은 모두 온라인·모바일로 급속히 대체되고 있다. 오프라인 기반의 수요는 급감했고, 빈자리는 이른바 '언택트 산업'이 채워가고 있다.
당장 백화점이나 대형마트에 직접 방문하는 오프라인 쇼핑이 줄어드는 대신, 온라인 구매가 폭증했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주요 유통업체의 온라인 매출은 코로나가 본격 확산하기 시작한 지난 2월 전월 대비 34.3% 증가했다. 매출 증가 추이는 3월(16.9%), 4월(16.9%), 5월(13.5%) 등 계속 이어지고 있다. 평균적인 시장 성장세를 뛰어넘는 것이다.
반면, 오프라인 매출은 2월(-7.5%), 3월(-17.6%), 4월(-5.5%), 5월(-6.1%) 등으로 지속 감소하고 있다.
오프라인 서비스의 대표적인 영화관의 상황은 심각하다. CJ CGV는 올해 1분기 연결기준으로 매출 2433억 원, 영업손실 716억 원을 봤다. 2019년 1분기보다 매출은 47.6% 감소했고 영업이익은 적자로 전환했다.
반면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는 급성장세다. 분석업체 와이즈앱에 따르면 국내 넷플릭스 결제금액은 지난 3월 기준 362억 원, 결제자는 272만 명으로 2018년 3월 결제금액 추정치 34억 원, 결제자 26만 명이었던 것에 비해 10배가량 성장했다. 넷플릭스는 1분기 매출 57억7000만 달러를 기록한 데 이어 신규 유료 가입자 수는 1577만 명을 기록하는 등 승승장구하고 있다.
"쇠고기 한 근을 팔아도 디지털 기술이 필요하다"
언택트에 대한 니즈는 기존 산업체계도 급속히 바꾸고 있다. 상품과 서비스의 제공에도 비대면이 필수적인 만큼 이의 기반이 되는 디지털 기술이 폭넓게 적용되고 있다.
가상현실(VR), 증강현실(AR) 등 신기술이 언택트 경제 환경을 계기로 급성장하고 있다. 온라인 구매는 눈으로 직접 보거나 만져볼 수 없어 늘 '사용자 경험'이 부족하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이런 부분까지 해결해내야 언택트 쇼핑을 원하는 소비자의 니즈를 충족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장두석 울산대 경제학과 교수는 "온라인으로 물건을 판매한다고 했을 때, VR이나 AR 기술 등으로 해당 물건을 보다 사실적으로 보여주는 등 사용자 경험을 강화하는 방식이 보편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금은 인터넷으로 물건을 구매할 때 사진 몇 장을 보고 구매 여부를 결정하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포스트코로나시대에는 VR 기술 등으로 판매할 물건을 3D, 4D로 구현해, 소비자에게 보다 생생하게 상품을 보여준다는 것이다.
장 교수는 "유튜브를 보다가 음식이 나오면, 바로 클릭해 주문을 하고 그 과정에서 VR이나 AR로 해당 음식을 바로 눈 앞에 있는 것처럼 보여주는 기술이 나올 수 있다"면서 "이제는 쇠고기 한 근을 팔아도 디지털 기술을 장착해야 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김대종 세종대 경영학부 교수 역시 "옛날에는 생산의 3대 요소가 토지, 노동, 자본이라고 했지만 지금은 '모바일'을 더해야 할 정도로 IT화가 중요해졌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포스트 코로나시대는 '전산업의 IT화'가 진행될 것"이라면서 "변화에 실패하는 기업은 도태될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소비자 또한 디지털로 무장하면서 전통적인 역할을 바꿔나가고 있다.
현대카드와 이베이코리아의 최근 조사에 따르면 1분기, 가장 온라인 쇼핑몰을 가장 자주 이용한 세대는 60대 여성이었다.
넷플릭스 등 OTT 사용자 연령대도 다양해지고 있다. 와이즈앱이 조사한 국내 넷플릭스 사용자 연령대를 보면 20대 39%, 30대 25%, 40대 18%, 50대 이상이 18% 순이이었다. 전체 사용자의 5분의 1가량이 50대 이상인 점을 고려하면, 더 이상 온라인 서비스를 '젊은 세대의 전유물'이라고 하기 어려운 셈이다.
디지털과 친숙하지 않았던 것으로 여겨졌던 시니어 세대가 새로운 소비 주체로 떠오르고 있는 셈이다.
'바이오' 포스트코로나 시대의 유망주…일시적이냐 아니냐
포스트코로나 시대 특히 주목할만한 변화는 바이오산업의 성장이다.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하면서 예방과 치료 등에 대한 수요가 늘어난 가운데 바이오산업도 무서운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기업분석 전문 한국CXO연구소가 국내 상장사를 대상으로 1월 2일과 6월 30일 시가총액을 분석한 결과, 바이오 관련 기업의 시가총액이 대폭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바이오기업 알테오젠은 1월 초 시가총액 9699억 원에서 6월 말 3조7299억 원으로 무려 284.5%나 증가했다. 이 밖에도 바이오기업 씨젠(264.5%), 셀트리온제약(235.8%) 등이 초고속 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이 같은 성장세는 코로나19 이후의 시대에도 한동안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코로나19를 계기로 질병에 대한 불안감과 관심이 전반적으로 올라갔고, 이에따라 바이오에 대한 니즈도 전보다 더 커졌다는 것이 대체적인 분석과 전망이다.
오일선 한국 CXO연구소 소장은 "코로나19를 계기로 전반적으로 바이오산업이 중요하다는 인식이 생겼다"면서 "이에 따라 바이오산업의 성장세 역시 유지될 것"이라고 말했다.
오기환 한국바이오협회 전무는 "바이오 빅데이터 구축과 활용 등을 얼마나 빠르게 대비하느냐에 따라 포스트코로나 시대에 바이오산업의 국가 간 그리고 기업 간 경쟁력이 좌우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도전받는 전통산업, 존립 기반까지 위협받는다
반면, 항공·정유를 비롯한 전통 제조업 분야는 코로나19로 직격탄을 맞았다. 특히 항공업의 경우 사실상 전세계 하늘길이 막히면서 존립에 대한 위협까지 받는 상황이다.
한국항공협회에 따르면 올해 2분기 국적 항공사 9곳의 국제선 여객수는 32만8348명으로 작년 2분기에 비해 97.8% 급감했다. 업계 1위인 대한항공의 여객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84.9% 감소했다.
항공 업황 회복 시기에 대해서는 비관적인 전망이 나온다. 국제항공운송협회(IATA)와 국제공항협회(ACI) 등은 코로나 이전의 항공 수요 회복하기까지 최소 2~5년은 걸릴 것으로 예측했다.
'투자의 귀재' 워런 버핏 버크셔 헤서웨이 회장 역시 지난 5월 주주총회에서 "항공산업의 미래가 매우 불확실하다"면서 "3~4년 이후에도 사람들이 예전처럼 비행기를 많이 탈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정유업계도 코로나19 여파를 피해가진 못했다. 국내 4대 정유업체는 1분기에만 4조3775조 원의 영업손실을 냈으며, 2분기에도 조 단위 적자가 예상된다.
한 정유업계 관계자는 "1분기, 코로나19로 인한 유가 급락이 있었다"면서 "쉽게 말해, 돌아다니지 않으니 기름 수요도 준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유산업 침체는 전통산업에 '도미노 타격'을 가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장두석 울산대 경제학과 교수는 "정유산업이 안되면, 기름 나르는 '해운'도 떨어진다. 해운이 떨어지면 조선도 떨어지고 조선이 떨어지면 철강도 떨어진다"면서 "이처럼 전통 산업은 다 맞물려 있기 때문에 큰 계기가 없다면 당분간 회복되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KPI뉴스 / 이민재 기자 lmj@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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