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본 시나리오서 일부 업종 악화로 기업·가계 채무상환능력 저하
심각 상황서는 자영업 대출 부실 증가…감내기간 6개월 미만 추정 한국은행은 코로나19 사태가 악화할 경우 47만 가구에 이르는 자영업자와 임금 근로 가구가 6개월 안에 유동성 부족에 이를 것으로 분석했다.
한은은 24일 발표한 '금융안정보고서'를 통해 금융안정상황 전망을 기본 시나리오(baseline scenario)와 심각한 스트레스 상황(severe scenario) 두 가지로 나눠 제시했다.
기본 시나리오는 국내 코로나19 확산이 2분기 중에 진정되고 경제활동이 하반기부터 완만하게 회복되는 상황을 전제했고 경제성장률 등 전망의 주요 전제치는 지난 5월 한국은행 경제전망보고서에 발표된 수치를 이용했다.
한은은 기본 시나리오에 대해 "정책당국의 적극적인 지원대책에도 불구하고 코로나19의 영향을 크게 받는 일부 업종의 실적 부진 및 이에 따른 고용사정 악화로 기업 및 가계 부문의 채무상환능력은 저하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특히 코로나19에 따른 기업의 매출 감소는 업종별로 차이를 보이는 가운데 특히 여행, 항공, 해운, 석유화학 등의 업종에서 매출 감소가 두드러질 것으로 전망했다.
가계는 고용 충격을 최소화하기 위한 정부의 다양한 고용안정 대책 및 민생지원 프로그램에도 불구하고 자영업 업황 부진 및 실업 증가 등으로 소득 여건의 악화가 불가피할 것으로 분석됐다.
민좌홍 한은 금융안정국장은 "최근 금융시스템은 정부 정책으로 대체로 안정된 흐름이지만 불확실성이 상당기간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발생 가능한 리스크 점검한 결과 향후 가계와 기업 채무상환능력 저하가 불가피하겠지만 양호한 복원력 감안할 때 안정을 유지할 것으로 전망됐다"고 말했다.
심각한 스트레스 상황 시나리오는 향후 코로나19의 2차 대유행, 대기업 도산, 미·중 갈등 확산 등 예상치 못한 충격이 추가로 발생할 경우 기업 및 가계의 실물부문 충격이 금융·외환시장 및 금융기관 간의 연계구조를 통해 확대·재생산되면서 시스템 리스크로 전이되는 상황을 전제로 한다.
한은은 이 시나리오 하에서는 경기침체가 심화돼 기업의 매출이 크게 감소하고 자금 사정이 악화함에 따라 기업대출의 연체율이 큰 폭 상승하고 기업 도산이 증가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자영업자의 경우 급격한 매출 감소에 따른 채무 상환능력 악화로 보유 대출의 부실이 크게 늘어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한은은 "코로나19 영향이 컸던 지난 2월 중순~4월 수준의 심각한 매출 충격이 지속될 경우 현재 적자 상태인 자영업 가구의 20.4%는 보유 금융자산 처분 등을 통해 버티더라도 감내 기간이 6개월 미만인 것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여기에 해당하는 가구는 18만4000가구다.
아울러 외환위기 당시 실업률 상승 폭을 가정한 실업 충격 시에는 금융부채를 보유한 임금근로 가구의 3.7%인 28만9000가구가 보유 금융자산 처분을 통해 필수 소비지출 및 원리금 상환에 대응할 수 있는 기간이 6개월 미만인 것으로 추정됐다.
즉, 자영업자와 임금근로 가구 총 47만3000가구가 6개월 내 유동성 한계 상황에 처하게 된다는 것이다.
1년 이내에 유동성이 바닥나는 가구 수는 임금근로자 45만8000가구와 자영업 30만1000가구를 더한 75만9000가구로 추산됐다.
정규일 한은 부총재보는 "앞으로 정부 등과 협력해 신용경계감 강화 및 유동성 경색 심화 등 금융불안 요인 발생 시 이에 적극 대응하는 한편 중 장기적인 시계에서 금융시스템의 안정성을 유지하기 위한 노력을 병행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KPI뉴스 / 강혜영 기자 khy@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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