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 최저' 기준금리 0.5%…부동산 시장 들썩일까

김이현 / 2020-05-28 15:00:18
전문가들 "이미 초저금리에 각종 규제…영향 미미할 것"
비규제 지역은 '풍선효과' 가능성…전세시장 불안 우려도
기준금리가 역대 최저 수준으로 떨어지자 부동산 시장에는 어떤 영향이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통상 금리 인하가 이뤄지면, 확대된 유동 자금이 부동산 시장에 흘러들어 집값 상승에 불을 지필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추가 금리 인하에 따른 집값 상승 압력은 제한적일 것으로 전망했다. 이미 올해 초부터 사상 첫 '제로(0%대) 금리' 시대가 현실이 됐고, 정부가 집값 안정화를 목표로 강한 규제 정책 기조를 유지하면서 부동산 시장에 호재로 작용하지 않는다는 분석이다.

대신 대출 규제가 상대적으로 느슨한 중저가 주택은 저금리 유동성을 이용한 '풍선효과'가 발생할 수 있고, 전세시장에도 불안 요소가 될 수 있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28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에서 회의를 주재하며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한국은행 제공]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28일 정례회의를 열고 현행 연 0.75%인 기준금리를 0.50%로 0.25%포인트 인하했다. 지난 3월 '빅컷'(기준금리 0.50%p 인하)을 단행한 데 이어 불과 2개월 만에 추가로 금리를 인하한 것이다.

부동산 업계에서는 시장의 변화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경제이론상 유동성 증가와 이자율의 인하는 주식이나 부동산 시장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치지만, 지금과 같은 경제상황에서는 '예외'라는 게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시각이다.

서진형 대한부동산학회장(경인여대 교수)는 "유동자금이 부동산 시장으로 움직이려면 경제상황이 좋아져야 하는데, 지금은 그런 시기가 아니다"라면서 "정부는 대출 규제나 수요 억제 등 규제를 통해 여러 칸막이를 설치하고 있고, 코로나19까지 맞물리면서 '금리인하가 부동산에 긍정적이다'라는 공식은 적용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원갑 KB국민은행 수석전문위원은 "코로나19에 따른 불확실성이 여전하고 이미 초저금리여서, 금리가 추가 인하로 부동산 시장에 끼치는 민감도는 크지 않을 것"이라며 "부동산은 거시경제를 반영하는 또 다른 거울이라는 점에서 장기적으로 수요 증가를 기대하기는 어렵다"고 예상했다.

권대중 명지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이번 금리 인하는 중장기적으로 봤을 때 주택시장에 큰 의미가 없다고 본다"며 "이미 제로금리인 상황에서 추가로 금리를 더 내린다고 해서 갑자기 집을 사재기하는 현상은 나타나진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 서울 시내 아파트. [정병혁 기자]

다만 초고가 주택과 비규제 지역 중저가 주택 간 양상은 다를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초고가 주택은 대출 규제 등으로 가격반등 가능성이 낮지만, 규제가 덜한 9억 원 미만 등 주택은 금리 인하에 따른 영향이 어느 정도 나타날 수 있다는 것이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저금리로 이자 부담이 경감되면서 일부 비규제 지역 부동산 자산으로 자금이 유입되는 풍선효과가 나타날 수 있다"며 "최근 서울 일대를 중심으로 조정된 집값은 보합으로 돌아서며 숨 고르기에 들어갈 가능성이 있다"고 진단했다.

윤지해 부동산114 수석연구원은 "인천, 수원, 용인, 성남 등 교통 호재가 있고 서울 접근성 좋은 비규제 지역을 중심으로 유동성이 몰리는 풍선효과가 나타날 수 있다"며 "서울도 대출 규제가 덜한 9억 원 이하 주택은 지금도 집값이 크게 떨어지지 않아 풍선효과 가능성을 사전에 염두에 두고 대비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전세시장이 불안해질 것이라는 의견도 있다. 서진형 교수는 "지금은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나 공급 축소 등으로 인해 매수수요가 전세수요로 눌러 앉고, 코로나19 탓에 주거 이전을 하기가 쉽지 않다"면서 "금리 인하까지 복합적 요인으로 작용하면서 전세가격 상승으로 나타날 것"이라고 말했다.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는 "현재 3기 신도시, 공공재개발 이슈 등이 청약 대기 수요를 증가시켰고, 매매를 고려했던 실수요자는 80%의 대출활용이 가능한 전세시장으로 추가 편입될 가능성이 높다"면서 "주택매매시장에는 큰 영향을 받지 않을 수 있지만, 임대시장은 불안정과 급상승할 가능성이 열려 있다"고 말했다.

KPI뉴스 / 김이현 기자 kyh@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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