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눔의 집' 직원들이 폭로한 후원금 운용 실태

김현민 / 2020-05-20 09:26:41
MBC PD수첩 "후원금, 매월 2억여원…72억원 가량 쌓여"
일본군 위안부 피해 할머니에게 안 쓰이고 법인 재산 불려
MBC 시사프로그램 'PD수첩'이 일본군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이 사는 나눔의 집의 직원들의 제보를 받아 후원금 운용의 실태를 지난 19일 공개했다.

▲ 지난 19일 방송된 MBC 'PD수첩'에서는 제작진이 나눔의 집 운영의 실태를 파헤치는 모습이 전파를 탔다. [MBC 'PD수첩' 캡처]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의 요양시설로 알려진 나눔의 집에는 매월 약 5000~6000명의 후원자가 낸 후원금이 2억 원 가까이 들어온다. 이렇게 쌓인 나눔의 집 후원금은 지난 4월까지 72억 원가량이다.

하지만 2018년 나눔의 집 지출 내역을 보면 국가 지원비 외에 의료비, 장례비 그리고 재활치료비 등에 단 한 푼도 쓰이지 않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몇몇 직원은 열악한 환경을 개선하기 위해 내부에서 문제를 제기하기도 하고 해결하려고도 했지만 그때마다 돌아온 것은 협박과 공격이었다고 한다.

나눔의 집은 정식 명칭인 사회복지법인 대한불교조계종 나눔의 집이라는 법인으로 운영되고 법인 이사의 3분의 2 이상이 조계종 스님으로 구성돼 있다. 국민이 보낸 후원금은 법인 계좌에 쌓이고 있었다.

후원금과 보조금은 나눔의 집 법인 이사들의 책임하에 사용된다. 법인 이사들은 후원금을 절약하고 토지 등을 구입해 사업을 확대하려 했다. 그들의 계획은 100여 명을 수용할 수 있는 요양원을 건립하는 것이었다.

나눔의 집 법인이 설립될 당시만 해도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을 위한 요양시설이 1순위 목적이었지만 점차 밀려났고 최근 정관에는 기념사업과 역사관만 남고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의 요양시설 항목은 사라졌다.

지난 20년 간 국민이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을 위해 사용해 달라며 전했던 후원금은 후원자가 알지 못하는 상황에서 할머니들이 아닌 법인의 재산을 늘리고 사업을 키우는 데 사용됐다.

심지어 후원금으로 매입한 일부 토지의 명의는 법인 이사와 소장으로 돼 있었다. 김정환 변호사는 "나눔의 집 소유 및 관련된 법률 행위는 모두 나눔의 집 이름으로 하는 것이 정상적이다. 그렇지 않으면 모두 위법 행위가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나눔의 집은 지난해 위안부 피해 할머니 입소를 명목으로 생활관 증축 공사를 진행했다. 직원들에게 내린 지시사항은 일반 할머니들의 입소 추진이었고 공사 과정에서는 할머니들의 물품이 무방비로 방치됐다.

대외적으로 할머니들의 역사를 잘 보존하는 것처럼 보여줬지만 실제 할머니들의 유품은 수장고가 아닌 복도와 창고 등에 쌓여 있었다. 나눔의 집의 운영진은 유네스코 등재를 추진하고 있다.

여러 의혹 속에서 법인의 공식적인 입장은 들을 수 없었다. 'PD수첩'은 조계종 측에서도 문제가 해결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나서주기를 촉구했다. 아울러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은 일본 제국주의 범죄의 희생자로 그들의 뜻을 기리고 역사에 남기기 위해 정부와 시민사회가 함께 고민하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KPI뉴스 / 김현민 기자 khm@kpinews.kr

[ⓒ KPI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김현민

김현민

SN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