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순한 플롯, 관계 설정과 심리 변주로 재미있게 묘사 '부부의 세계'는 왜 재미있을까.
시청률 조사회사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JTBC 금토드라마 '부부의 세계'는 지난 3월 27일 전국 시청률이 6.3%로 시작해 한 달여 만인 지난 2일 24.3%까지 오르면서 인기 고공행진 중이다. 지난해 2월 1일 JTBC 금토드라마 'SKY 캐슬' 최종회가 기록한 종합편성채널 드라마 역대 최고 시청률을 갈아치웠다.
'부부의 세계'는 2015년 9월 방영을 시작한 원작, 영국 BBC 드라마 '닥터 포스터'의 스토리라인을 훼손하지 않으면서 2020년의 한국에 맞게 적절히 변화를 줌으로써 완성도를 높였다.
아직 신인이라 할 수 있는 주현 작가는 이번 드라마로 수준급의 필력을 보여줬다. KBS가 낳은 모완일 PD는 JTBC에서 연출력이 만개했다. 주연 캐스팅도 탁월했다. 오리지널 창작극이 아님에도 이 드라마는 김희애를 염두에 두고 기획된 것이라는 착각이 들 정도다.
'부부의 세계'가 인기있는 이유는 재미에 있다. 자극적인 소재도 한몫했다. 불륜, 폭행, 사망, 복수는 시청자의 눈길을 끌기 좋다. 그렇지만 자극만으로 시청률을 쌓았던 다수의 '막장' 드라마와는 궤를 달리한다. 선정성 같은 요소는 곁가지일 뿐이다. 핵심은 진부한 이야기를 재미있게 풀어냈다는 거다.
전체적인 플롯은 단순하다. 남편이 바람나서 아내가 복수한다. 이게 전부다. 하지만 인물 간의 관계를 복잡하게 얽고 그들의 심리를 시시때때로 변주해 시청자가 한순간도 마음 편히 지켜볼 수 없게 했다. 이 간단한 이야기를 이런 방식으로 재미있게 풀어냈다.
그 예로 극 중 지선우(김희애 분)가 일하는 병원으로 전근하면서 등장한 김윤기(이무생 분)를 들 수 있다. 김윤기는 지선우에게 무조건적인 호의를 베푸는 인물인데 알고 보니 지선우의 전 남편 이태오(박해준 분)의 장인이자 지역 유력 인사인 여병규(이경영 분)와 내통하고 있었다.
시청자마저 배신감을 느낄 무렵 김윤기는 여병규와 내통한 것이 아니라 우연한 기회로 만나게 돼 의중을 파악하려던 것이었고 지선우의 조력자임은 변함없다는 것을 보여준다. 지선우뿐만 아니라 시청자의 마음까지 들었다 놨다 한다.
예시의 김윤기만 봐도 알 수 있는 등장인물의 특성이 있다. 반전이라는 요소다. 끊임없이 펼쳐지는 반전으로 모든 캐릭터가 전형을 벗어나 입체적으로 살아 움직인다.
극 중 손제혁(김영민 분)이 대표적이다. 머릿속이 욕정으로 가득 찬 손제혁은 외도를 연이어 들키고도 사랑 없이 결혼한 아내 고예림(박선영 분)에게 당당한 태도를 보인다. 그런 그가 이혼당한 후에는 진심으로 지고지순한 순애보를 펼쳐 고예림의 마음을 돌려놓는다.
주인공 지선우는 제갈공명에 버금가는 지략으로 악인(?)들을 응징한다. 그러나 후반부로 갈수록 그도 나약한 인간일 뿐임을 드러내면서 모든 전투에서 승리할 수 없다는 것을 보여주기도 한다. 마지막까지 편하게 지켜볼 수 없게 하는 이 드라마가 전달할 메시지는 복수극의 통쾌함일까. 아니면 인생무상일까.
KPI뉴스 / 김현민 기자 khm@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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