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역 장벽 열고 선진국이 개도국 도와야
인도선 판로 막힌 과일·채소 동물 사료로 식료품 다국적 기업들이 코로나19로 인해 전 세계 식량 공급이 붕괴돼 만성적 기아에 시달리는 사람이 두 배로 증가할 수 있다는 경고를 주요 20개국(G20) 회의에 보냈다고 가디언이 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유니레버, 네슬레, 펩시코는 농민 단체, 국제연합(UN) 재단, 학계, 시민 사회 단체와 함께 세계 지도자들에게 보낸 편지에서 가장 취약한 위치에 있는 사람들을 돕기 위해 무역 장벽을 철폐하고 환경적으로 지속가능한 식량 생산에 투자하라고 촉구했다.
이들은 "코로나19의 대유행이 세계적인 식량 위기로 번지는 것을 막기 위해 정부들이 서둘러 행동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식품기업들은 "8억 명 이상으로 추산되는 기아로 고통받는 사람의 수가 앞으로 몇 달 내 두 배로 증가하는 시나리오를 상상하는 것이 어렵지 않다"고 경고했다.
G20이 식량 문제 해결에 나서야 한다고 주장하는 것은 식품기업만이 아니다.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들과 전직 개발은행 고위 관리들은 G20에 보낸 편지에서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에 대처하기 위해 수조 달러가 필요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번 주에는 토니 블레어, 고든 브라운, 니콜라 사르코지 등 100여 명의 전직 정부 수반들이 G20에 긴급한 조처가 필요하다는 견해를 전했다.
UN 식량농업기구는 올해 식량 생산량이 전 세계를 먹여 살리기에 충분함에도 일부 정부의 수출 제한이나 관세 장벽이 식량 부족 사태를 불러올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이미 세계 각지에서는 유통망의 무너지면서 식량 공급망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다양한 사례가 드러나고 있다.
로이터통신은 6일(현지시간) 인도에서 사육하는 소들이 양상추나 딸기를 먹고 있다고 보도했다. 양상추와 딸기를 구매하는 시장이 문을 닫았고, 해외 수출길도 막혀버렸기 때문이다. 미국 플로리다의 경우 수확을 도울 멕시코 노동자들이 오지 못해 수박과 블루베리를 버려야 할 처지에 놓였다.
캐나다의 경우 인도산 농산물의 수입이 80% 가까이 줄었고, 미국과 캐나다의 경우 농산물 소비가 줄어 냉장 컨테이너가 포화상태에 놓였다. 식료품은 제때 소비자에게 전달되지 않을 경우 상해서 버릴 수밖에 없다.
식품기업들은 G20에 보낸 서한에서 "사하라 사막 이남 아프리카에 있는 저소득 식품수입국들의 경우 앞으로 몇 달 내에 식품 공급에 큰 차질이 빚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아프리카의 경우 쌀과 밀의 30% 이상을 수입에 의존하고 있어 문제가 심각하다. 사하라 이남 아프리카의 경우 정부 비축미가 부족한 실정이다. 세계적으로 소비가 줄었기 때문에 물량은 넘쳐나는데, 이를 전달할 방법이 없는 상황이다.
이어 "식품 무역에 있어 항구와 국경을 개방하고, 주요 식량 수출국들이 국제 시장에 식량을 계속 완전히 공급하겠다는 의사를 밝혀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한 이들은 농부, 가공 노동자, 유통업자 등 식품 공급망에 있는 모든 사람을 핵심 노동자로 취급하라고 요구했다. 자금난에 빠진 농부들이 식량 생산을 지속할 수 있도록 은행이 도와야 한다고도 덧붙였다.
코로나19로 인한 실업, 자택 격리, 건강 악화 등은 수입 감소를 불러오고 기아에 시달리는 사람을 증가시킬 수 있다.
식품기업들은 정부, 민간 부문, 자선 단체 등이 제공하는 식량 원조 프로그램과 소득 안전망이 필요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개발도상국에 긴급한 현금 지원이 필요하며, 일부 국가들이 제시하고 있는 부채 탕감 정도로는 턱없이 부족하다고 주장했다.
세계자원연구소의 아프리카 지부장 완지라 마타이는 식량 분배 역시 핵심 요소라고 말했다. 그는 "코로나19의 확산을 고려해 인구밀도가 높은 도시 정착촌 중에서도 가장 취약한 지역에 음식 공급을 보장할 수 있도록 공급과 유통망을 정비해야 한다"고 밝혔다.
식품기업들은 "오늘날의 식량 체계는 만성적인 투자 부족, 천연자원의 감소, 7000억 달러(약 854조 원)에 달하는 식량 지원 시스템의 잘못된 분배로 인해 매우 취약한 상태"라며 "이 도전에 단기적인 해결 방안은 없지만, 더 좋고 강한 체계를 만들 기회를 잡을 수는 있다"고 말했다.
이들은 지역마다 식량 공급망을 정비하고, 새로운 기술에 투자하며, 식량 생산자들에 건강 관리 시스템과 소득 보전 방안을 제공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한 부자 나라들이 나서 가난한 국가들이 이를 성취할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고 덧붙였다.
또한 이들은 "식량 체계를 제대로 갖추는 것은 전 세계가 탄력적으로 회복할 수 있는 핵심"이라며 "수백만 개의 새 일자리, 기아의 감소, 식량안보의 강화 등의 이점을 가져온다"고 주장했다. 이어 "토양, 물, 숲, 바다 등 주요 천원자원의 관리도 개선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편지를 보낸 회사들은 코로나19에 대응하기 위해 다양한 조치를 취하고 있다. 네슬레는 적십자와 협력해 식량, 영양제품, 생수 등을 제공하고 있으며 가난한 국가를 위해 1000만 스위스프랑(약 126억 원)을 기부했다.
펩시코는 4500만 달러(약 549억 원)을 기부했으며, 식량은행에 5000만 개의 도시락을 공급했다. 유니레버는 1억 달러(약 1220억 원)어치의 제품을 기부하고 소규모 식량 생산자들에게 5억 달러(약 6100억 원)어치의 신용대출을 제공했다.
KPI뉴스 / 양동훈 인턴 기자 ydh@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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