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 전문 매체 "러시아 진단 키트 정확성 의심"
네티즌·야당 "정보 은폐, 사인 조작 등 의심돼" 러시아의 확진자가 유난히 적은 이유에 대해 러시아 국내에서 갑론을박이 이어지고 있다고 CNN이 2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러시아는 중국과 긴 국경을 공유하고 있으며 인구도 1억4600만 명에 달한다. 하지만 러시아의 코로나19 확진자는 22일 기준 367명이며 사망자도 1명에 불과하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코로나19의 대량 확산을 막고 있다며 "빠르고 공격적인 조치 덕분에 상황을 통제하고 있다"고 밝혔다.
일부 전문가들은 1월 30일에 중국과의 국경 2600마일(약 4184㎞)을 폐쇄하고 격리구역을 설정한 행위가 확산 지연에 기여했다고 보고 있다.
세계보건기구(WHO) 러시아 대표 멜리타 부츠노비치 박사는 "러시아는 검사를 1월 말에 시작했다"고 밝혔다.
이어 "신원을 확인하고, 접촉자를 추적하며, 격리조치를 시행하는 등 WHO가 권고하는 조치들을 충실히 했다"며 "사회적 거리 두기 역시도 비교적 빨리 시작됐다"고 전했다.
러시아 소비자권리보호감독국(Rospotrebnadzor)은 지난 21일 총 15만6000건 이상의 코로나19 검사를 실시했다고 밝혔다. 러시아 당국은 2월 초부터 이란, 중국, 한국 여행객을 중심으로 공항을 포함한 대규모 시험을 진행해 왔다고 전했다.
다만 보건당국은 코로나19 환자 대부분이 이탈리아에서 왔다며 EU 국가에 대한 대처가 늦었음을 인정했다.
일부 전문가들은 러시아의 시험 신뢰성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러시아에서 유일하게 승인받은 코로나19 진단 시스템은 러시아 국립 바이러스 및 생명공학 연구소 벡터가 생산한 것이다. 의료 전문 매체 PCR.News는 이 진단 시스템의 민감도가 낮아 음성 반응이 잘못 나올 가능성이 높다고 전했다.
모스크바의 첫 코로나19 환자 데이비드 베로프는 본인의 인스타그램 계정에 "1차 검사와 3차 검사에서는 양성 반응이 나왔지만 2차 검사에서는 음성 반응이 나왔다"며 "3차 검사의 경우, 침에서는 검출됐지만 피에서는 발견되지 않았다"고 지난 5일 전한 바 있다.
야당 인사들은 당국이 현실은 은폐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러시아 야당 유력 정치인 알렉세이 나발리의 주치의이자 의사노조동맹의 대표인 아나스타샤 바실리예바는 당국이 폐렴과 급성 호흡기 감염이라는 진단명을 이용해 실제 코로나19 수치를 은폐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바실리예바는 "코로나19 자체로 죽는 사람은 없고 다들 합병증으로 사망한다"며 "조작하기가 아주 쉽다"고 밝혔다.
러시아 보건당국은 이러한 주장을 부인하고 있다. 푸틴 대통령은 "발병 사실을 모른 채 넘어가거나 숨기는 국민들이 있을 수 있겠지만, 보건부는 객관적인 자료만을 제공하고 있다"고 전했다.
러시아인들은 정부 당국의 발표를 액면 그대로 믿지 못하고 있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는 1980년대 에이즈 확산과 1986년 체르노빌 원전 사고 당시 소련이 보여준 모습이 반복적으로 언급되고 있다.
러시아 연방보안국과 인터넷 감시단은 코로나19 감염자 수가 2만 명에 달하며 러시아 정부가 이를 은폐하고 있다는 내용이 담긴 게시글들을 삭제했다.
KPI뉴스 / 양동훈 인턴 기자 ydh@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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