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국내 금융시장 변동성, 사스·메르스 때보다 커"

강혜영 / 2020-03-12 15:47:13
한은, 통화신용정책 보고서…"금융시장 회복속도 과거보다 느려" 한국은행이 코로나19 충격으로 인한 국내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중동호흡기증후군(MERS·메르스) 등 과거 감염병 사태 때보다 크다고 평가했다.

▲ 주요 감염병 확산 이후 주가 및 장기금리 변화 [한국은행]

한은은 12일 통화신용정책 보고서를 통해 "코로나19 확산 이후 국내 금융시장에서는 주요 가격변수의 변동성이 확대됐다"면서 "주가 및 장기시장금리가 모두 큰 폭으로 하락하였으며, 반응 정도는 과거 사례(사스, 신종플루, 메르스)에 비해 큰 편"이라고 밝혔다.

이는 코로나19의 세계보건기구(WHO) 최초 상황 보고 발표일인 지난 1월 21일을 기준으로 다른 유행 감염병과 국내 금융시장의 단기 반응을 비교한 결과다.

금융시장의 회복도 과거 사례에 비해 더딘 것으로 나타났다. 과거 감염병 확산 시에는 금융시장 가격변수들이 사스 당시의 장기금리를 제외하면 충격 발생 후 13거래일 이내에 직전 수준을 회복했나, 이번 코로나19 확산 이후에는 주가와 장기금리 모두 3월 들어서도 직전 수준을 크게 하회하고 있다.

▲ 주요 감염병 확산에 따른 단기 충격 후 주가 및 장기금리의 회복속도 [한국은행]

외국인 증권투자는 채권과 주식이 다소 상이한 모습을 보였다. 외국인은 지난달 말까지 5조4000억 원 규모의 국내 주식을 순매도했지만, 현물 채권투자를 3조7000억 원 규모로 확대됐다.

박종석 한은 부총재보는 "코로나가 세계적으로 확산되면서 금융시장에서 세계경제둔화 우려가 높아졌고, 리스크 오프 심리가 강화됐다"면서 "채권은 대외건전성이 아직 양호하다는 평가가 우세하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안전자산으로 분류돼 투자가 유지되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보고서는 "코로나19 확산의 빠른 진행과 높은 불확실성 등으로 인해 시장 심리가 취약해져 있어 앞으로도 금융시장이 작은 충격에도 민감하게 반응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국내 경제에 미치는 영향과 관련해서는 코로나19가 올해 국내 성장률을 낮추는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보고서는 "국내 경기는 크게 위축되었다가 감염병 확산이 진정되면 성장 흐름이 점차 개선될 것으로 예상되는데 코로나19의 부정적 영향은 외국인 관광객 수(서비스수출)와 내국인 국내 소비를 중심으로 나타날 전망"이라고 분석했다.

특히 전체 외국인 관광객 중 중국인이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어, 코로나19 확산이 서비스 수출에 상당히 큰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했다.

민간 국내 소비도 서비스 소비를 중심으로 위축될 것으로 전망했다. 관광, 여가, 음식·숙박, 의료 등의 서비스 부문 소비가 크게 부진한 모습이며, 재화소비도 오프라인 소매판매를 중심으로 부정적 영향이 나타나고 있다고 보고서는 진단했다.

수출과 투자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는 "재화수출은 화공품, 석유제품 등 대중국 수출 비중이 높은 품목을 중심으로 부정적 영향이 나타나고 있다"며 "투자에 미치는 영향이 아직은 제한적인 것으로 보이나, 코로나 사태가 장기화될 경우 생산과 투자 모두에 적지 않은 차질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보고서는 "최근 들어 코로나 사태가 유럽 등 여타 지역으로 확산되고 있는데, 이 경우 코로나19 충격이 우리 경제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이 각 파급경로를 통해 가중되어 나타날 수 있는 만큼 코로나19의 전개 상황과 그 파급영향을 면밀히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KPI뉴스 / 강혜영 기자 khy@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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