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142명 늘고 중국은 19명 추가…G2 '코로나 전선' 역전
증시도 반영…다우지수 7%대 '폭락', 상하이지수 1.8%↑ '선전'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코로나19)를 둘러싼 미국과 중국의 처지가 역전됐다.
10일 현재 중국은 여전히 확진자 수가 8만 명이 넘는 '코로나19 대국'이다. 하지만 확진자가 전일 대비 19명 증가(증가율 0.02%)에 그쳐 확산세가 눈에 띄게 줄어드는 양상이다.
미국의 확진자 수는 708명으로 중국 확진자 수의 1%를 밑돈다. 하지만 확진자 증가추이를 보면 전일 대비 142명이 늘어나(1일 증가율 20.06%) 눈에 띄게 증가하는 추세이다.
양국의 역전된 처지는 중국(全国新型肺炎疫情实时动态), 한국(질병관리본부), 일본(후생노동성), 미국(Centers for Disease Control and Prevention) 등의 통계를 종합한 '코로나19(COVID-19) 실시간 상황판'(https://wuhanvirus.kr/)과 경제 지표에서 잘 드러난다.
10일 기준, 1일 확진자 중국 19명 vs 미국 142명
코로나19 현황(10일 기준)
|
국가 |
확진자 |
사망자 |
완치 |
사망률(%) |
완치율(%) |
|
중국 |
80,754 (+19) |
3,136 (+16) |
59,901 (+1,161) |
3.9 |
74.2 |
|
한국 |
7,513 (+35) |
54 |
247 (+81) |
0.7 |
3.3 |
|
일본 |
522 |
9 |
101 (+15) |
1.7 |
19.3 |
|
미국 |
708 (+142) |
27 (+5) |
15 |
3.8 |
2.1 |
- 출처 : '코로나19(COVID-19) 실시간 상황판
중국 국가위생건강위원회(위건위)에 따르면 10일 0시(현지시간) 현재 중국 내 31개 성·시·자치구로부터 보고된 코로나19 누적 확진자는 8만754명으로 전날보다 19명 늘어나는 데 그쳤다.
누적 사망자는 3136명으로 전일 대비 16명이 늘었지만 누적 완치자도 전일 대비 1161명이 늘어나 5만9901명이 되었다. 이에 따라 10일 현재 사망률은 3.9%, 완치율은 74.2%로 기록된다.
중국은 8~9일 이틀 동안 후베이성을 제외한 본토의 모든 성급 지역에서 확진자 수가 '0'을 기록했다. 이에 따라 중국은 한숨 돌리고 여유를 찾는 모양새이다. 중국 시진핑 국가주석이 10일 후베이성 우한(武漢)시를 전격 방문해 병원 의료진과 연구진 그리고 환자들을 격려한 것도 그가 '악마'라고 규정한 코로나19와의 전쟁 승리가 멀지 않았음을 보여주는 시그널이다.
위건위는 10일 홈페이지 공지를 통해 9일 하루 역외 감염원 역유입 환자가 2명(베이징 1명, 광둥성 1명) 늘어 누적 역유입 환자 수가 총 69명이라고 밝혔다. 이날 역유입 환자는 각각 영국발 입국자와 스페인에서 귀국한 중국인이다.
중국 과학자들과 언론들은 이제 코로나19가 중국 안에서는 진정세인데 밖에서의 확산세가 맹렬해짐에 따라 역유입 가능성이 커졌기 때문에 '안과 밖을 동시에 잘 관리해야 한다'는 논조를 유지하고 있다. 이들이 말하는 '밖'에는 미국이 포함됨은 물론이다.
이런 경각심은 '기우'가 아니다. 미 존스홉킨스 의대에 따르면 9일(현지시간) 미국은 확진자가 전일 대비 142명이 늘어나 708명이 되었다. 사망자도 5명이 늘어나 27명으로 집계됐다. 아직 초기 단계이긴 하지만 미국의 코로나19 사망률(3.8%)은 중국의 사망률 3.9%에 근접하는 양상이다.
이처럼 중국은 코로나19 사태가 진정 국면으로 돌아선 반면에, 미국은 지역 감염자가 속출하는 등 확산 국면이 시작되는 추세이다. 이에 따라 확진자가 급증한 워싱턴주와 캘리포니아주를 비롯해 뉴욕주 등 11개 주가 공중보건 비상사태를 선포했다.
미국 증시 7%대 하락, 상하이종합지수는 선전
시장도 민감하게 반응했다. 코로나 우려와 유가 폭락까지 겹쳐 미국 증시는 7% 이상 폭락하며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최대의 낙폭을 보인데 비해 중국 증시는 선전했다.
9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증시는 개장 초기부터 서킷브레이커(거래중지) 발동으로 거래가 15분간 자동 중단되는 등 출발부터 심상치 않았다. 결국 S&P500 지수는 7.60%, 나스닥종합지수는 7.29% 급락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재선을 위한 최대의 치적으로 내세운 뉴욕증시가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최악의 폭락을 기록한 것이다.
위기가 고조되자 트럼프 대통령은 9일 장 마감 직후 코로나19 컨트롤타워인 마이크 펜스 부통령과 함께 긴급 기자회견을 열었다. 그는 코로나19로 야기된 공공보건 및 경제 혼란과 관련, 근로소득세 감면 방안을 논의하겠다며 '감세 카드'를 꺼내 들었다. 하지만 트럼프는 자신의 트윗에는 뉴욕증시 폭락세는 유가하락을 야기한 러시아와 사우디아라비아 탓이라고 책임을 전가했다. 그는 정부의 코로나19 대응에는 문제가 없다는 기존 입장을 고수했다.
트럼프는 2주 전에만 해도 "미국은 중국인 입국금지라는 선제적 조치로 지금까지 코로나19와 관련해 큰 성공을 거두었다"고 자화자찬했다. 트럼프는 2월 26일(현지시간) 백악관 회견에서 시진핑과 전화했다며 "그는 정말로 열심히 하고 있다"고 칭찬하는 여유까지 보였다.
그는 미국 보건당국에서 코로나19 대유행이 필연적이라고 밝힌 것에 대해 동의하지 않는다면서 존스홉킨스대학이 전염병에 대해 어느 나라가 대처를 잘하는지를 연구한 자료를 들어보이며 미국은 세계에서 가장 대처를 잘하는 나라라고 강조했다.
트럼프가 제시한 보고서는 '존스홉킨스대 보건안보센터'가 지난해 10월 발표한 '2019 글로벌 보건안보 지수'(Global Health Security Index)'이다. 존스홉킨스대가 주도하고 게이츠 재단이 후원한 'GHS Index'는 2014년 서아프리카 에볼라 바이러스가 전세계적으로 퍼진 일을 계기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각국의 보건역량과 국제공조를 강화하기 위해 진행한 프로젝트다.
세계 13개 국가의 21명의 전문가가 국가가 공개한 정보와 국제기구의 정보를 종합해 △예방(Prevent) △탐지(Detect) △대응(Respond) △보건체계(Health) △국제기준(Norms) △위험도(Risk) 등 6개 분야에서 80여 개의 세부 기준에 따라 전염성 질병에 대한 개별 국가의 예방과 대응 능력을 평가해 지수 형태로 발표한 것이다. 'GHS Index'가 코로나19 대처 능력을 직접적으로 보여주는 것이 아님에도 트럼프는 이 자료를 갖고 각국의 코로나19 대처능력을 평가한 셈이다.
'글로벌 보건안보 지수'가 코로나 사태에 주는 시사점
'GHS Index'는 이번 코로나19 사태와 관련해 각국에 시사점을 제공해주기는 한다. 우선 '2019 글로벌 보건안보 지수'에 따르면, 조사대상 195개국 중에서 1위는 미국이다. 미국은 6개 분야에서 '위험도'에서만 19위였고 나머지 5개 분야에서 모두 1위를 기록했다. 특히 미국은 '탐지' 분야에서 98.2점으로 세계 최고라는 평가를 받았다.
이번 코로나19 사태에서 중국 다음으로 확진자가 많이 나온 국가에 속하는 한국의 'GHS Index'는 9위, 일본은 21위, 이탈리아는 31위였다. 중국은 51위, 그리고 북한은 최하위권인 193위였다. 북한보다 후순위국은 적도 기니, 소말리아뿐이다.
상위 10개 국가 가운데 아시아 국가는 한국과 태국뿐이고 나머지는 모두 북미와 서유럽 국가들이다. 6개 평가 항목 가운데 한국은 질병 탐지(Detect)에서 92.1점을 기록해 가장 높은 평가를 받았지만, 예방 항목에서는 57.3점을 받아 상대적으로 점수가 가장 낮았다. 코로나19 전파경로와 현재 상황을 감안하면 한국에 대한 'GHS Index' 평가는 대체로 맞아떨어진다.
이탈리아는 상대적으로 탐지(16위) 분야에서 높은 평가를 받은 반면에 보건체계(54위)와 위험도(55위) 분야에서 낮은 평가를 받았다. 이탈리아에 대한 'GHS Index' 평가도 10일 현재 중국 다음으로 확진자와 사망자가 많이 나온 현재의 이탈리아 코로나19 상황과 대체로 맞아떨어지는 편이다.
일본은 상대적으로 국제기준(13위)에서 가장 높은 평가를 받은 반면에 예방(40위)과 탐지(35위) 분야에서 상대적으로 낮은 평가를 받았다. 크루즈선 집단 감염 등 일본이 처한 현재의 코로나19 상황을 감안하면 일본에 대한 'GHS Index'도 맞아떨어지는 편이다.
중국은 6개 분야 가운데 '국제기준'(141위)은 전체 평균을 크게 밑돌고 나머지 분야도 평균보다 약간 높은 수준이다. 국제기준(Norms)은 특정 국가가 보건 분야의 국제기준을 지키기 위해 재정적인 지원을 하고 의료보건 역량을 향상시키기 위해 얼마나 국제사회와 협력하고 노력하는가에 대한 평가이다.
세계 평균과 비교해 중국이 좋은 평가를 받은 분야는 국가의 전반적인 의료 시스템을 평가하는 보건체계이다. 이는 병원 수, 지역의 보건소 수, 의료 인력의 수와 배치 등을 평가하는 것이다. 사회주의 국가인 점을 고려하면 전반적인 공중 보건체계(30위)와 대응(47위)이 세계 평균을 웃도는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해 보인다.
트럼프, 코로나 사태에 대중국 봉쇄령과 '근.자.감'으로 '강 건너 불구경'
사실 미국 우선주의자인 트럼프는 중국에서 발생한 코로나19 사태에 강 건너 불구경 심보였다. 트럼프가 전세계에서 가장 먼저 대중국 봉쇄령을 내린 것도 강 건너 불구경의 심산이었다.
미국 정부는 코로나19 사태와 관련해 전세계에서 가장 먼저 우한에서 영사관과 공관원들을 철수시키고, 선제적으로 '공중보건 비상사태'를 선포하고, 최근 2주간 중국을 다녀온 외국 국적자에 대해서는 미국 입국을 잠정적으로 금지한다고 발표했다.
이는 다른 국가들도 미국과 같은 행동을 따라하기를 유도하는 일종의 '줄 세우기' 심리전의 일환이었다. 코로나19 사태를 계기로 '제2 톈안먼 사태'를 불러올 수도 있다는 기사까지 나오는 등 미국이 전례 없는 여론전을 전개하며 중국 내부의 민심이반을 유도하고 있다는 관측도 제기되었다.
돌이켜보면 그것은 트럼프가 기자회견에서 예로 든 '글로벌 보건안보지수'와 '미국이 1위'라는 '근.자.감'(근거없는 자신감)에서 말미암은 것이다. 친(親)트럼프 성향의 〈폭스뉴스〉의 진행자는 코로나19가 보건위생이 열악한 중국에서 생겨났다며 중국의 공식 사과를 요구하기도 했다.
하지만 글로벌 보건안보 지수가 높다고 해서 더 안전하다는 의미는 아니다. 미국의 경우 이 지표의 수준이 높은 대신에 수많은 미국인들이 해외를 여행하고 바이러스를 전파하는 지역간 이동 규모도 크다. 국제적 이동성은 국경 없는 바이러스 감염병의 위험성을 높이는 조건이다.
그럼에도 트럼프는 지금도 코로나19를 계절마다 찾아오는 독감의 한 종류로 여긴다. 그는 보건당국과 전문가의 경고에도 불구하고 "미국에서 매년 2만7000~7만명이 독감으로 사망한다"면서 코로나19는 크게 우려할 만한 게 아니라는 메시지만 반복한다. 미국이 세계 1위라는 그의 근자감과 안일한 상황 인식이 미국의 상황을 악화시키는 데 일조한 셈이다.
중국 공산당의 '영웅 만들기'와 '희생양 찾기'
중국은 코로나19를 처음 폭로한 의사 리원량(李文亮)의 사망을 계기로 의료체계에 대한 불신과 정치적 불안정이 고조되자, 오히려 리원량을 '영웅'으로 만들고, 우한 지방정부 관리들을 '희생양'으로 삼아 민심의 분노가 베이징이 아닌 지방 정부로 향하게 했다.
중국 공산당의 '영웅 만들기'와 '희생양 찾기'로 성난 민심의 분노가 잠잠해진 가운데 10일 코로나19가 사실상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단계로 접어들면서 뉴욕증시가 폭락한 데 비해 중국 증시는 선전했다.
이날 상하이종합지수는 전일 대비 1.82% 오른 2996.76으로 거래를 마쳤다. 한때 1.24%까지 하락하는 등 오전 내내 약보합세로 부진했으나 오후에 시진핑 국가주석이 후베이성 우한을 처음 방문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며 급반등했다.
시 주석의 '코로나19 발원지'인 우한 방문으로 중국의 '코로나19 전쟁 승리 선언'이 앞당겨질 것이라는 기대감에 사자 주문에 몰린 탓이다.
중국 관영매체들은 며칠 전부터 코로나 바이러스의 발원지가 중국이라는 것에 대한 과학적 근거도 없는 상황에서 일부 서방언론이 '중국 바이러스'라고 지칭하는 것은 매우 무책임한 것이며, 중국에게 사과를 요구하는 것은 완전히 억지이며 황당무계한 일이라는 주장을 펼치고 있다. 시진핑이 '악마'로 지칭한 코로나19와의 전쟁은 물론 대미 여론전 승리와 자신감의 발로이다.
중국은 중국중앙TV(CCTV) 논평에서 "2009년 미국에서 대유행한 H1N1 신종플루로 214여개 국가 및 지역에서 30만명이 사망했음에도 불구하고 그 어느 누가 미국에게 사과를 요구했는지 묻고 싶다"면서 "코로나바이러스의 근원에 대해 아직 확실한 결론이 나지 않았으며, 중국은 여타 발병국과 마찬가지로 '피해자'다"라고 주장했다.
시진핑의 '코로나19 전쟁 승리 선언'과 중국의 대미 역공이 조만간 나올 것임을 예고하는 신호탄으로 읽힌다.
KPI뉴스 / 김당 대기자 dangk@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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