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석] 미국은 왜 마스크 쓰지 말라고 하는 걸까

양동훈 / 2020-03-03 15:03:37
美전문가 "마스크 매만지면 감염 위험 더 높아져"
의료진·간병인·환자 및 유증상자는 마스크 필요
'마스크=환자·범죄인' 부정적 이미지도 영향
코로나19 확진자가 늘어나면서 우리나라에서는 마스크 대란이 벌어지고 있다. 도심에서는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은 사람이 드물 정도다. 보건 당국에서도 손씻기, 마스크 착용하기, 기침 가려서 하기 등을 3대 감염 예방수칙으로 권장하고 있다.


반면 미국에서는 분위기가 많이 다르다. 미국에서도 코로나19가 확산세를 보이고 사망자가 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보건 당국에서 마스크 착용을 권장하지 않는다. 심지어는 착용하지 말라고 권고까지 한다. 제롬 아담스 미국 공중보건국장은 "의료진이 아닌 사람이 마스크를 끼는 것은 오히려 위험을 높일 수 있다"고 말할 정도다. 도대체 한국과 미국의 관점은 왜 이렇게 다른 걸까.

CNN, 뉴욕타임스, 월스트리트저널, 포브스 등 미국의 주요 언론들은 전문가들의 의견을 인용해 연이어 마스크를 쓰지(사지) 말라는 기사를 내보내고 있다.

▲ 미국에서 코로나19 감염자 수가 증가하는 가운데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와 마이크 펜스 부통령이 마스크 사재기는 불필요하다고 언급했다. [CNN 캡처]

미국에서는 건강한 일반 대중이 예방 차원에서 마스크를 쓰도록 권장하지 않는다. 마스크를 써야 하는 대상은 의료진, 간병인, 환자 및 유증상자 등이다. 쉽게 말해 환자나 환자를 치료하는 의료진만 마스크 착용이 권장된다.

미국 언론들은 대체로 마스크를 쓰는 것보다 훨씬 중요한 것은 자주 손씻기라고 강조한다. 국제항공운수협회 의료 고문 데이비드 파월은 "바이러스를 가장 쉽게 퍼뜨리는 수단은 손"이라고 잘라 말했다. 이어 "손으로 얼굴을 만지지 마라"고 전했다.

재채기를 할 때는 휴지에 하고 버린 다음에 손을 씻는 것이 가장 중요하며, 휴지가 준비가 안 됐다면 소매에 할 것을 권했다.

미국 질병통제센터(CDC) 역시 손씻기와 함께 재채기를 가리고 하는 것을 가장 중요한 감염 예방대책으로 꼽았다.

이에 반해 마스크 착용은 오히려 코로나19 감염 위험을 높인다는 주장들이 연이어 나오고 있다.

▲ 지난 2일 켄터키 로키힐에서 미국 공중보건서비스단(PHSCC) 운영 책임자인 제롬 애덤스 단장이 발언하고 있다. [AP 뉴시스]

제롬 애덤스 미국 공중보건서비스단(PHSCC) 단장은 "사람들은 마스크를 고쳐 쓰느라 얼굴을 만지는 경향이 있다"고 주장했다. 무심결에 마스크를 조절하느라 얼굴을 만지면서 감염 위험이 더 높아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애덤스 단장은 "건강한 사람들이 마스크 사재기에 나선다면 정작 필요한 의료진들이 못 구해 감염 사태를 더 악화시킬 수 있다"고 했다. 일반인들이 공포심에 사재기에 나선다면 '마스크 대란'이 벌어질 지도 모른다는 점을 우려한 발언으로 해석된다.

알렉스 아자르 보건복지부 장관은 "마스크를 쓰는 것은 쓰지 않는 것보다 더 해롭다"고 전했다. 이어 "바이러스에 감염되는 최고의 방법은 오염된 손으로 얼굴을 만지는 것인데 마스크를 얼굴에 밀착시키려 만지작거리느라 손으로 얼굴을 만지게 된다"고 했다.

존스 홉킨스 공중보건 센터의 아메쉬 아달자 박사는 "의료계 종사자가 아닌 보통 사람들은 무심결에 음식을 먹기 위해 마스크를 들어올리거나, 코를 풀기 위해 마스크 아래로 손을 넣을 때 오염에 노출되는 경우가 많다"고 전했다.

피터 래비노비츠 워싱턴대 연구원은 일반 마스크는 공기가 옆으로 새므로 바이러스를 막는 효과가 거의 없고, 의료용 마스크는 너무 필터가 촘촘해 제대로 숨쉬기 어렵다고 전했다. 실제 미국에서 의료진들은 의료용 N95 마스크를 제대로 착용하는지 매년 재교육을 받는다.

한편 미국인들이 당국의 설명과 관계없이 감염병이 돌더라도 마스크를 거의 착용하지 않는 것은 마스크에 대한 부정적인 이미지 때문이라는 분석도 있다. 마스크는 환자 또는 아픈 사람이 착용하는 것이지 건강한 일반인이 예방차원에서 착용한다는 인식이 없는 데다 마스크 착용자가 범죄 용의자를 연상시킨다는 생각도 퍼져 있기 때문이다.

이런 사회적 인식 때문에 마스크를 쓰고 사람들이 많은 곳을 돌아다니면 "아픈(감염된) 사람이 왜 집에 있지 않고 돌아다니냐"는 따가운 시선도 받는 게 미국의 현실이라고 현지인들은 전하고 있다.

KPI뉴스 / 양동훈 인턴 기자 ydh@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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