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이 코로나19 옮을까봐…입원 못하자 집 떠난 우한 주민 사망

장성룡 / 2020-02-27 07:27:01
中 우한 50대 가장…"시신은 의학 연구 위해 써달라"
당국, 딸에게 "SNS 게시물 당장 삭제하라" 요구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처음 발생했던 중국 후베이(湖北)성 우한(武漢)에서 확진 판정을 받은 아버지가 딸 등 가족이 감염될 것을 우려해 극단적 선택을 한 경우가 발생했다.

26일(현지시간) 미국의소리(VOA) 중문판과 중국 소셜미디어에 따르면 우한의 한 제조업체 직원인 양위안윈(楊元運·51)씨는 지난 12일 발열과 호흡곤란 등 코로나19 의심 증상을 보이기 시작했다.

▲ 유서를 남기고 집을 나서는 양위안윈씨가 CCTV에 찍힌 모습. [중국 소셜미디어 캡처] 


양 씨는 곧바로 병원으로 달려갔지만, 모든 병원들이 코로나19 환자들로 가득차 있어 어디에서도 병상을 구할 수 없었고, 며칠이 지나도록 빈 자리는 나오지 않았다.

결국 집 외엔 오갈 데가 없었던 양 씨는 코로나19가 전염될 것을 우려해 지난 16일 딸과 가족에게 유서를 남겨놓고 집을 나갔다.

이튿날에서야 유서를 발견한 양 씨의 딸은 바로 경찰에 신고하고, 20일에는 웨이보(微博·중국판 트위터)에 '아버지를 찾습니다'라는 제목으로 사연을 올렸다.

딸이 공개한 유서에서 양 씨는 자신의 시신을 의학 연구를 위해 써달라면서 "창장(長江·양쯔강)에 나의 유골을 뿌려달라. 창장에서 자유롭게 노니는 한 마리 물고기가 되고 싶다"고 밝혔다.

이같은 사실이 밝혀졌는데도 중국 공안 당국은 양 씨를 찾는 것을 돕기는커녕 양 씨의 딸에게 당장 게시물을 삭제하라고 요구하면서, 응하지 않을 경우 처벌을 받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양 씨는 결국 21일 시신으로 발견됐고, 딸은 "아버지가 목숨을 끊을 때 얼마나 절망스럽고 두려웠을까요. 춥지는 않았나요. 배가 고프지는 않았나요"라는 글을 올렸다.

그러나 이같은 사연과 글들은 당국의 압력과 협박에 의해 모두 삭제된 상태라고 VOA 중문판은 전했다.

KPI뉴스 / 장성룡 기자 jsr@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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