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룡 몸속에는 파충류와 달리 따뜻한 피 흘렀다"

장성룡 / 2020-02-20 13:34:35
美예일大 연구팀, 알 화석 분석
"공룡은 파충류와 조류 중간 단계"

공룡들의 피는 따뜻했을까, 차가웠을까. 화석으로 남아있던 공룡알 껍질에서 단서가 발견됐다.

'주라기 공원' 등 영화를 통해 공룡은 우리 뇌리에 비늘로 뒤덮인 차가운 피의 거대한 파충류로 각인돼 있다. 하지만 이런 관념은 잘못된 것일 수 있다는 지적이 과학자들로부터 나오고 있다.

▲2014년 중국 랴오닝성(遼寧省)에서 발견된 날개가 4개 달린 공룡 화석. [뉴시스]


공룡들 중엔 조류처럼 깃털이 있고, 으르렁대며 노호한 것이 아니라 비둘기처럼 구구대는 종류도 있었다는 사실은 이미 어느 정도 알려져 있다.

미국 CNN방송에 따르면 예일대학교 연구팀은 고대 공룡들의 거대한 몸체 혈관에는 차가운 피가 아니라 따뜻한 혈액이 돌고 있었다는 이론을 최근 발표했다. 연구팀은 화석화된 공룡알 껍질을 분석해 이러한 사실을 발견해냈다고 밝혔다.

예일대에서 지질학과 지구물리학 박사과정을 거쳐 이번 연구를 주도한 로빈 도슨 박사는 "공룡들은 따뜻한 피를 가진 조류와 차가운 피가 흐르던 파충류의 중간 단계에 있었던 존재"라고 설명했다. 도슨 박사는 "연구 결과를 종합하면 모든 주요 공룡 무리들은 자신들의 주변 환경보다 따뜻한 체온을 갖고 생존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T-렉스 공룡과 같은 족속인 작은 체형의 용반류 육식공룡 트로오돈, 오리같은 주둥이를 가진 초식공룡 마이아사우라, 거대한 몸집으로 유명한 용각류 공룡 메갈룰리투스의 알 껍질 화석들을 집중 분석하며 연구를 진행했다.

연구팀은 우선 화석화된 공룡알 껍질 속의 산소와 탄소 분자 배열을 조사해 어미 공룡의 내부 체온을 산출해낼 수 있었다. 이런 측정 방식을 군집 동위원소 온도 측정이라고 한다.

이번 연구의 공동 저자인 예일대학교 지질학·지구물리학과 조교수인 핀셀리 헐 박사는 "공룡알은 어미 체내에서 만들어진 것이기 때문에 오래된 체온계 역할을 해준다"고 말한다.

연구팀은 어미 공룡이 알을 낳았을 때의 해당 지역 주변 기온을 알아내기 위해 차가운 피를 가진 무척추동물들의 화석화한 알 껍질에 대한 분석과 동일한 연구 과정을 적용해봤다. 차가운 피의 무척추동물들의 체온은 주변 기온을 그대로 따라가는 특징이 있다.

그 결과, 공룡들의 체온은 주변 기온보다 더 높았을 것이라는 결론을 얻었다. 주위 환경의 열에 의존해야 했던 파충류들과 달리 공룡들은 체내에서 열을 생성해낼 수 있었던 것으로 밝혀진 것이다.

공룡들은 각각의 종류에 따라 주변 기온과 체온 온도 차이가 달랐던 것으로 추정된다. 가령 트로오돈은 체온이 주변 기온보다 10도 정도 더 따뜻했을 것으로 추산된 데 비해 마이아사우라는 15도 정도 더 높았을 것이라는 계산이 나왔다. 또 메갈룰리투스의 알 껍집 화석에서는 3~6도 정도 체온이 더 높았을 것이라는 분석 결과가 나왔다.

과학 저널 'Science Advances'에 최근 발표된 이번 연구의 주 저자인 도슨 박사는 "우리가 새로 발견한 것은 공룡들이 신진대사를 통해 체온을 주변 기온보다 더 높게 올릴 수 있는 능력을 초기 진화의 특징으로 갖고 있었다는 사실"이라고 밝혔다.

공룡들이 따뜻한 피를 가졌느냐, 차가운 피가 흐르고 있었느냐는 문제는 진화 단계와 관련해 고생물학자들 사이에 오랫동안 열띤 논쟁거리가 돼왔다.

KPI뉴스 / 장성룡 기자 jsr@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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