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석] '신종 코로나' 아이들은 잘 안 걸린다, 이유는?

장성룡 / 2020-02-07 07:47:13
감염자 중 어린이는 극히 적은 숫자
"성인병 있는 어른보다 면역력 좋아"
무증상 감염 가능성, 확산 경계해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이 전 세계로 확산하면서 공포감이 더욱 커져 가고 있는 가운데, 어린이들은 상대적으로 감염 위험이 낮다는 분석이 나왔다.

뉴욕타임스(NYT)는 5일(현지시간)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나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 때와 마찬가지로 어린이들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에 잘 걸리지 않으며, 걸리더라도 가벼운 증상에 그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고 보도했다.

▲신종 코로나 확진자들 중 어린이는 전세계적으로 드문 것으로 조사되고 있다. [AP 뉴시스] 


실제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이 발생한 모든 국가들에서 현재까지 파악된 어린이 확진자는 매우 드물다. 국내에서 확진 판정을 받은 20여 명의 연령도 20세(18번 환자)부터 62세(8번 환자) 사이에 분포돼 있다.

NYT에 따르면 미국의학협회저널(JAMA)은 보고서를 통해 "신종 코로나 확진자들의 연령층은 49∼56세가 많다"며 "어린이들의 사례는 지금까지 드물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일부 의학자들은 성인들에게 더 심각한 증세가 나타나는 것이 코로나바이러스의 전형적인 특성이라는 진단을 내놓기도 한다.

한 예로 가족과 함께 우한 여행을 갔다가 선전으로 돌아온 10세 중국 어린이는 바이러스성 폐렴 징후를 보이긴 했지만, 겉으로 드러난 증상은 없었다. 다른 가족과 달리 고열과 인두통 등 감염 증세가 나타나지 않았다. 36~66세 연령의 다른 가족들이 발열, 인후염, 설사, 폐렴 등 증상을 보인 것과는 대조적이었다.

이에 대해 전염병학자인 레이나 매킨타이어 호주 뉴사우스웨일스대 교수는 "아이들에게는 자각 증상 없거나 아주 가벼운 정도의 감염증만 생기는 것으로 보인다"고 NYT에 밝혔다.

이 같은 현상은 과거 유행했던 사스나 메르스 등 기존 코로나바이러스에서 파생된 다른 바이러스 감염증과 비슷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영국 BBC방송에 따르면 지난 2016년 세계임상소아과저널(WJCP)은 "메르스가 아이들한테서는 거의 발견되지 않았다"며 "이같이 어린이들 사이에 감염증 발생이 낮은 이유는 알려지지 않았다"고 밝힌 바 있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P)에 따르면 2003년 사스가 유행했을 때도 목숨을 잃은 800명 중 대다수는 45세 이상이었고, 어린이 사망자는 없었다. 사스 발병자 8000여 명 중 어린이는 135명뿐이었다.

이와 관련, NYT는 12세 미만 어린이들이 바이러스 감염증으로 병원에 입원하거나 산소 치료 등을 필요로 할 가능성이 훨씬 낮다는 사실이 속속 보고되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나 12세 이상 아이들은 성인들과 비슷한 증상을 보이는 것으로 전해졌다.

바이러스가 어린이에게는 잘 감염되지 않고 어른들에게 훨씬 심각한 질병을 유발하는 현상은 흔하다. 예를 들어 수두 바이러스는 어린이보다 어른에게 훨씬 치명적이다.

성인들은 당뇨, 고혈압, 심장질환 등 다른 질병을 갖고 있을 가능성이 커서 바이러스 감염에 취약하고, 나이가 들면서 바이러스와 싸우는 데 필수적인 면역력이 떨어지기 때문으로 보인다. 바이러스에 대한 면역력은 나이에 반비례해, 특히 중년 이후 면역력은 급속히 떨어진다.

한편 어린이들로 인해 감염증의 확산 범위나 속도가 더 커질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어린이들은 자각 증상없이 감염될 가능성이 있어서 무증상 상태에서 검역 과정이나 격리 조치를 거치지 않고 어른들과 접촉하면서 감염증을 급속히 전파할 수 있다는 것이다.

KPI뉴스 / 장성룡 기자 jsr@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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