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 왕세자 메시지 열었다가…베이조스 해킹 사건의 전말

장성룡 / 2020-01-23 08:08:43
"빈 살만 메시지 받은 뒤 사생활 문자 등 정보 대량 유출"

세계 최고 부자인 제프 베이조스(56) 아마존 창립자의 스마트폰이 무함마드 빈 살만(35)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의 메시지를 통해 해킹을 당한 것으로 밝혀져 파문이 일고 있다.

 

▲ 제프 베이조스(왼쪽)는 2018년 사우디를 방문해 빈 살만 왕세자와 만나 교류하기 시작했다. [UPI뉴스 자료사진]


영국 일간지 가디언은 22일(현지시간) 베이조스가 지난 2018년 빈 살만 왕세자로부터 모바일 채팅앱 '왓츠앱' 메시지를 받은 뒤 사생활을 포함한 대량의 정보가 유출됐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베이조스는 2018년 3월 사우디아라비아를 방문해 빈 살만 왕세자와 만난 뒤 같은 해 5월 1일 빈 살만 왕세자의 계정으로부터 온 왓츠앱 메시지를 열었다가 사생활이 담긴 문자 등 많은 양의 정보를 해킹당했다.

이번 해킹 사건은 지난해 1월 미국 '내셔널 인쿼러'의 보도로 불거졌다. 이 타블로이드 신문은 베이조스와 미국 방송 앵커 출신 로렌 산체스의 혼외 관계를 폭로하면서 베이조스의 문자 내용 등을 상세히 인용했다.

내셔널 인쿼러는 베이조스 사생활 관련 문자들을 "베이조스 여자친구의 오빠로부터 제보받았다"고 했지만, 베이조스 측은 해킹 없이는 알 수 없는 내용이라며 자체 조사를 벌이기 시작했다.

조사팀은 디지털포렌식을 진행해 빈 살만 왕세자로부터 온 메시지로 인해 해킹이 시작됐다는 잠정 결론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빈 살만 왕세자 소유의 휴대전화에서 발송된 '왓츠앱' 메시지에 악성 파일이 있었고, 이 파일을 통해 베이조스의 휴대전화에 저장된 정보가 유출됐을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이번 해킹 사건과 관련해선 해킹 약 5개월 뒤인 2018년 10월 발생한 워싱턴포스트(WP) 칼럼니스트 자말 카슈끄지 살해 사건과의 연관성도 제기되고 있다. 베이조스는 WP의 사주다.

사우디아라비아 출신 언론인인 카슈끄지는 WP에 사우디를 비판하는 칼럼을 자주 썼었는데, 터키 이스탄불 소재 사우디 총영사관을 방문했다가 살해됐다. 이후 그 사건 배후에는 빈 살만 왕세자가 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 시절 국가안보회의(NSC) 중동전문가 앤드루 밀러는 "빈 살만 왕세자는 사우디에 대한 WP의 논조를 바꿀 수 있는 무언가를 확보했다고 생각했을 것"이라며 "사우디는 빈 살만 왕세자를 성공시키기 위해서라면 그 어떤 경계나 제한 없이 무엇이든 할 준비가 돼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베이조스는 변호사를 통해 "해킹 수사에 적극적으로 협조하고 있다"는 입장만 밝히고 있다.

KPI뉴스 / 장성룡 기자 jsr@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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