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탄핵안 서명에 쓰인 펜 문제로 미국 의회에 한바탕 소란이 일었다.
16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민주당 소속인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이 전날 트럼프 대통령 탄핵소추안을 상원에 넘기기 위해 탄핵안에 서명하면서 자신이 돌려썼던 32개의 검은색 펜을 동료 의원들에게 '기념품'으로 나눠준 것이 논란거리가 됐다.
공화당은 민주당이 탄핵 추진 절차를 당파적 이벤트로 만들어 농락하며 펜을 마치 '승리의 전리품'처럼 나눠가졌다고 비난하고 나섰다.
탄핵은 엄숙한 헌법적 과정이라고 주장해온 펠로시 하원의장 본인이 앞장서서 그런 행위를 하는 것이 말이 되느냐는 것이다.
펠로시 의장은 지난해 12월 18일 탄핵소추안이 하원을 통과했을 때는 민주당 의원들에게 자축하는 모습을 자제하라고 당부했었다. 당시 민주당 일부 의원들이 검은 옷차림을 하고 나타나 '오늘은 슬픈 날'이라며 환호하는 것을 자제시켰던 태도와는 대비돼 더 큰 비판을 받았다.
미치 매코널 공화당 상원 원내대표는 트윗을 통해 "펠로시 하원의장은 은쟁반에 담겨온 금색 사인이 새겨진 기념 펜들로 탄핵을 축하했다"며 "하원의 당파적인 의도가 이 장면에 고스란히 응축돼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그 모습은 엄숙하거나 진지하지 않았다. 처음부터 끝까지 노골적으로 당파적이고 정치적인 퍼포먼스였다"면서 "펠로시의 기념 펜은 그야말로 '편견의 증거물'"이라고 비난했다.
이에 대해 펠로시 하원의장은 "법안이나 행정명령에 서명할 때 쓴 필기 도구들을 기념품으로 돌리는 것은 의회에서 흔히 있는 일"이라며 전통을 따랐을 뿐이라고 반박했다.
실제로 과거부터 펜을 기념으로 돌리는 관행은 이어져왔다. 1998년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의 탄핵 심판 개시 날에도 상원의원들이 배심원 서약에 사용한 펜을 기념품으로 가져갔었다.
WP는 이와 관련, "미국 지도자들과 의원들은 지난 수십 년간 중요한 입법을 하거나 행사를 할 때 사용한 펜을 기념품으로 활용해왔다"며 "트럼프 대통령도 펜 논란이 불거지기 몇 시간 전 미·중 1단계 무역 합의에 서명할 때 사용한 펜을 당시 현장에 있던 관료들에게 나눠줬다"고 전했다.
미 대통령들은 루스벨트 이후로 중요 법안에 서명할 때 많은 펜을 사용한 뒤 이 펜들을 역사적인 기념품처럼 주는 것이 관행처럼 이어왔다.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은 지난 2010년 건강보험법 서명 때 20개 이상의 펜을 사용했다.
KPI뉴스 / 장성룡 기자 jsr@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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