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 지역에서 가장 오랫동안 권좌를 지켜온 전제군주제 국가 오만의 카부스 빈 사이드 알 사이드 국왕(술탄)이 79세로 별세했다.
11일 AP·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이슬람왕국 오만에서 50년 동안 왕위를 지켜온 카부스 국왕은 지난해 재발한 결장암을 치료하려고 지난달 말 벨기에를 방문했다가 예정보다 빨리 귀국한 뒤 세상을 떠났다.
영국에서 교육을 받은 카부스 국왕은 1970년 영국의 도움을 받아 무혈 쿠데타로 집권한 이후 지금까지 왕위를 지키며 "오만은 누구의 적도 아닌 모두의 친구'라는 기조를 내세워 중재자 역할로 중립국 위상을 유지해왔다.
실제 오만은 미국과 이란이 2015년 핵합의(JCPOA·포괄적공동행동계획)에 서명하는 데 중재 역할을 맡은 바 있으며, 사우디아라비아와 예멘의 반군 후티의 협상도 오만의 중재로 이뤄졌었다.
30세에 집권한 카부스 국왕은 국무총리, 재무장관, 국방장관, 외무장관직을 겸하면서 권력을 점차 장악했다. 영국, 요르단, 이란의 지원을 받아 남부 도파르 지역 반군들을 격퇴하고 반군 지도자들에게 공직을 부여함으로써 1962년 시작된 반란 사태를 집권 6년 만에 평정하기도 했다.
카부스 국왕은 이후 석유 수출로 벌어들인 수십억 달러 규모의 외화를 국내 기반 시설과 군에 투자해 오만의 르네상스(부흥)을 이뤘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오만의 술탄국 기본법 6조에 따르면 왕실은 술탄이 공석이 된 지 3일 내에 새 술탄을 정해야 한다.
일단 왕족 회의에서 새 술탄 선정 협의를 하되 합의가 이뤄지지 않으면 국방평의회, 최고법원 원장, 양대 협의기구의 수장들이 모여 카부스 국왕이 후계자 이름을 적어 넣어둔 봉투를 열어 그 지명자를 새 국왕으로 정한다.
카부스 국왕은 슬하에 자녀가 없으며, 생전에 후계자를 공식 지명하지 않았다. 다만 그는 1997년 인터뷰에서 후계자 이름을 담은 봉투를 봉인해놓았다고 밝힌 바 있다.
KPI뉴스 / 장성룡 기자 jsr@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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