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의 사스' 아닌가"…中 '원인 불명 폐렴'에 홍콩·대만 초긴장

장성룡 / 2020-01-04 02:47:57

중국 우한(武漢)을 다녀온 홍콩과 대만인들이 바이러스성 폐렴과 발열 증상을 보여 경계령이 내려졌다. 우한은 최근 원인 불명의 폐렴 환자가 속출해 '제2의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 공포에 휩싸여 있는 곳이다.

2003년 사스 유행으로 큰 타격을 받았던 홍콩의 보건 당국은 17년 전의 악몽이 반복될 것을 우려해 극도로 긴장하고 있다.

▲ 우한시의 화난수산시장에서 방역 요원들이 소독 작업을 벌이고 있다. [바이두 인용 뉴시스]


3일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홍콩 당국은 최근 우한을 다녀온 3명의 홍콩인이 발열과 상기도감염(上氣道感染) 증상 등을 보이고 있다고 발표했다. 상기도감염이란 코와 목구멍의 감염을 통틀어 이르는 말로, 편도염, 인두염, 후두염, 부비강염 등을 지칭한다.

증상을 보인 3명은 귀국 직후 격리 병동에 강제 입원돼 치료를 받았다. 2명은 상태가 호전돼 퇴원했으며, 다른 1명도 발열 증상 등이 완화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은 우한을 방문했지만 폐렴 발병의 근원지로 알려진 화난(華南)수산시장을 다녀오지는 않았다고 한다.

이들과는 별도로 우한을 다녀온 다른 홍콩인 2명도 바이러스성 폐렴 증상을 보여 당국이 격리 병동에 입원시킨 상태다.

중국 우한의 현지 언론에 따르면 최근 원인 불명의 폐렴에 걸린 44명의 환자는 대부분 화난수산시장 상인이다. 이들은 모두 전염병 전문 치료기관인 진인탄 병원에 입원 중이며, 11명은 상태가 위중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우한시 위생건강위원회는 화난수산시장에 휴업령을 내렸다.

앞서 2002년 말 홍콩과 접한 중국 광둥성에서 처음으로 발생했던 사스는 홍콩으로 확산해 1750명의 홍콩인이 감염됐고 299명이 사망했다. 중국 내에서는 5300여명이 감염돼 349명이 사망했다.

홍콩 보건 당국은 당시의 사태 확산을 경험삼아 이번 원인 불명 폐렴 증상에 대해 만반의 경계 조치를 취하고 있다. 홍콩국제공항에는 적외선 센서를 추가로 설치해 우한에서 오는 모든 여행객들을 상대로 엄격한 검역을 실시하고 있다.

또 최근 14일 내 우한을 방문한 뒤 호흡기 감염, 발열 등의 증상을 보이는 사람들은 즉시 공공병원에 격리 입원시키고 있다.

대만에서도 우한에서 비행기를 갈아탄 후 지난달 31일 도착한 6살 어린이가 발열 증상을 보여 경계 상태에 들어갔다. 해당 어린이는 우한에서 내려 여행한 것이 아니고, 독감 백신을 접종했었다는 점 등을 감안해 격리 입원은 시키지 않은 상태에서 증상 변화를 관찰하고 있다.

원인 불명 폐렴 증상이 집단적으로 발생한 화난수산시장은 주로 해산물을 팔지만, 시장 내 깊숙한 곳에서는 뱀 등 각종 야생동물을 도살해 판매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매체 환구망(環球网) 지난달 31일 시장에서 버려진 토끼 머리와 동물 내장이 발견됐다며 '일반적으로 수산시장에는 폐렴 병원체가 극히 적으며, 사스의 병원체처럼 폐렴을 일으키는 것은 야생동물 안에 많다'고 전했다.

한편 우한 현지 보건당국은 지금까지의 조사 결과로 볼 때 이번 증상들은 바이러스성 폐렴으로 인한 것으로 보이며, 환자와 접촉한 의료진을 포함해 사람 간 전염 사례는 발견되지 않았다고 보도했다.

우한 경찰은 지난 2일 "허위 사실을 온라인에 유포한 8명을 법에 따라 처리했다"며 "허위 사실이나 확인되지 않은 소문을 유포할 경우 엄벌에 처하겠다"고 밝히는 등 불안감 확산 차단을 위해 전전긍긍하고 있다.

KPI뉴스 / 장성룡 기자 jsr@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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