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내상 '루왁인간' 현실적 이야기+기발한 상상, 시청률 1.8%

김현민 / 2019-12-31 13:59:20
JTBC 드라마 페스타 '루왁인간' 현실 공감 스토리 눈길 웰메이드 단막극 '루왁인간'이 공감과 감동을 자아냈다.

▲ 지난 30일 방송된 JTBC 드라마 페스타 '루왁인간'은 전국 가구 시청률 1.8%를 기록했다. [JTBC '루왁인간' 캡처]

시청률 조사회사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지난 30일 방송된 JTBC 드라마 페스타 '루왁인간'은 전국 가구 시청률 1.8%를 기록했다. 은퇴 위기에 처한 50대 고졸 세일즈맨 정차식(안내상 분)의'짠내'가득한 일상에 찾아온 특별한 기적을 유쾌하고 따뜻한 시선으로 그렸다.
 
이날 '무쓸모(쓸 만한 가치가 없음)'만년 부장 정차식의 자리는 위태로웠다. 볼리비아산 원두를 들여오던 중 예기치 못한 폭발 사고로 50톤의 원두를 모조리 날리며 회사에 막대한 손해가 발생했다. 이 때문에 정차식은 자신보다 두 살 어린 전무 박재룡(유성주 분)에게 혼났다.
 
후배들 사이에서는 상사들에게 기르는 개처럼 군다며'펫차식','폐차식'이라 불렸다. 지친 퇴근길에 낡고 닳아 다 떨어진 구두 밑창에 대고"어떻게좀 더 버틸 수 있겠어? 버텨.버텨야지. 너 가장이야"라며 스스로에게 외쳤다.
 
그런 정차식에게 기적이 찾아왔다. 볼리비아에서 만났던 세르난도(호세 분)에게 커피나무 한 그루를 선물받았다. 정차식은 지난 실수를 만회하고자 박재룡을 찾아가 자존심과 체면을 내려놓고 입안 가득 커피체리를 욱여넣었다. 그날 후 그의 몸에서 이상한 일이 벌어졌다. 복통을 느끼던 정차식은 변기에 앉은 채 기절했고 몸에서 향기로운 커피 생두가 나왔다.정차식은 자신의 대장이 평범하지 않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그의 딸 정지현(김미수 분)은 직접 카페를 운영하며 현실적인 어려움에 부딪혔다. 그러다 정차식이 숨겨둔 커피 생두로 커피를 판매했고 놀랍게도'대박' 조짐이 보였다. 쓸모없는 존재라고 의기소침해 있던 정차식은 딸과 아내의 행복한 미소를 보며 감격의 눈물을 흘렸다.

돈 없고 '빽' 없는 아버지라며 죄책감에 짓눌려 살던 정차식과 대학 진학을 포기한 채 창업에 도전하며 삐걱대던 딸 정지현의 관계도 서서히 변했다. 커피의 출처를 사실대로 밝힐 수 없던 정차식은 동생 정준식(최덕문 분)을 통해 생두를 전달했고 어둡고 막막하기만 했던 정지현의 앞날에도 작은 빛이 드는 듯했다.

정차식은 희망퇴직 대상자 통보를 받았다. 인생의 절반이자 청춘의 전부를 바친 회사가 자신을 버리는 듯한 데에 대한 배신과 상실감을 감출 수 없었다. 정지현은 사향 고양이의 학대 문제를 직면하고 루왁커피 판매에 대해 깊은 고민에 빠졌다.정차식은 못마땅해하는 반응을 보였고 정지현은"돈 없으면 자존심도 없는 줄 알아? 인간으로서 자존심 좀 지키면서 살자"고 반박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진 것은 특별한 대장뿐인 정차식이 딸에게 줄 수 있는 건 커피 생두밖에 없었다. 대장 내시경 검사를 앞둔 정차식은 검사 일정도 미룬 채 싸구려 모텔로 들어가 커피 생두 생산을 위해 마지막까지 힘을 쥐어짰다. 커피체리에 물든 손톱과 다 구겨진 셔츠, 싸구려 모텔방에 남겨진 초라한 자신을 바라보던 정차식은 정신을 차리고 인사과 사무실로 달리기 시작했다.정차식이 회사를 떠날 수 없다고 절박하게 외치자"그러게 뭘 그렇게 열심히 일하셨어요"라는 반문이 돌아와 허탈하게 했다.

쓰러져 병원으로 옮겨진 정차식은 자신의 대장에 암세포가 자리 잡고 있다는 사실을 알았다. 김영석(윤경호 분)은 걱정이 돼서 눈물을 흘렸고 자신의 대장에 대한 비밀을 밝히는 정차식의 눈빛은 여전히 반짝였다. 포대 가득 담은 커피 생두를 들고 딸 정지현을 찾아갔지만 정지현은 이미 루왁커피 판매를 중단했다. 정지현이 "그 생두 아빠가 가져오는 거지?"라고 질문했고 정차식은 "그 고양이는 학대당한다고 생각 안 해. 자기 똥이 돈이 돼서 기뻐해"라고 대답했다.

정차식은 정지현이 선물한 새 구두를 신고 마지막 출근길에 올랐다. 회사 로비에서 만난 회장 오용달(정종준 분) 앞에 선 그는 "이 회사 지금 이렇게 성장한 것 혼자 큰 것 아닙니다. 굉장히 많은 사람들의 시간, 노력, 눈물이 있었습니다. 전 그걸 압니다. 회장님도 그걸 아셔야 합니다"라고 말한 뒤 홀가분한 마음으로 회사를 떠났다. 정차식은 커피 생두가 아닌 사금으로 가득한 변기를 바라보며 "요새 금 시세가 얼마지"라고 말했다.

외로운 가장이자 위태로운 만년 부장 정차식의 삶을 통해 들여다본 인생은 평범해서 더 깊은 공감을 선사했다. 정차식은 자신에게 주어진 매순간을 인간답게 살고자 노력했지만 그 노력에 따른 보상이 뒤따르지만은 않았다. 그에게 펼쳐진 작은 기적은 그동안 쏟은 시간과 노력에 대한 선물인 셈이었다. 현실적인 스토리에 더해진 상상의 결과물은 참신했고 이 시대를 사는 사람들에게 진심 어린 위로와 감동을 선사했다.

2019-2020 JTBC 드라마 페스타의 두 번째 드라마 '안녕, 드라큘라'는 2020년 상반기에 방송된다.

KPI뉴스 / 김현민 기자 khm@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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