쌀딩크 박항서 '금의환향'…통영서 베트남축구 '담금질'

이종화 / 2019-12-14 11:45:17
박항서 감독이 통영 전지훈련을 위해 베트남 U-23 대표팀을 이끌고 화려하게 한국땅을 밟았다.

14일 오전 부산 김해국제공항 입국장은 이른 아침부터 몰려든 수십여 명의 베트남 축구팬들로 발디딜 틈이 없었다. 베트남대표팀의 붉은색 트레이닝 상의를 입고 환한 표정으로 박 감독이 입국장에 모습을 드러내자 150여명의 팬들과 취재진이 뒤섞여 입국장은 인산인해를 이뤘다. 베트남 팬들은 "박항서 최고" "박항서 최고"를 연호했다.

▲ 60년 만에 동남아시아를 제패한 베트남 축구의 영웅 박항서 감독이 14일 오전 김해공항에 입국했다. 베트남팬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U-23 대표팀을 이끌고 온 박 감독은 경남 통영에서 전지훈련을 할 예정이다. [뉴시스]

박 감독은 지난 동남아시안(SEA) 게임에서 베트남의 남자 축구 우승을 차지했다. 베트남이 이 대회 우승을 차지한 건 사상 처음이다.

베트남 축구 역사를 새롭게 써가고 있는 '쌀딩크' 박 감독은 전지훈련을 위해 한국을 찾았다. 베트남 U-23 대표팀은 내년 1월 태국에서 열리는 2020 도쿄올림픽 최종예선으로 겸 아시아축구연맹(AFC) U-23 챔피언십에 대비해 22일까지 경남 통영에 머문다.

박 감독은 공항에서 "60년 동안 한 번도 우승하지 못했던 SEA 게임 축구에서 제가 감독으로 있는 동안 우승해 개인적으로 영광"이라며 "격려와 응원에 감사하다"고 소감을 밝혔다. 또 "서울 쪽은 아무래도 추울 테니 남쪽으로 몇 군데 생각하다가, 프로팀 시절에 자주 가던 곳이기도 한 통영을 훈련지로 택했다"고 설명했다.

2017년 10월 베트남 지휘봉을 잡은 박 감독은 지난해 아시아축구연맹(AFC) 23세 이하(U-23) 챔피언십 준우승,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4위, 아세안축구연맹(AFF) 챔피언십 우승, 올해 아시안컵 8강에 이어 60년만의 SEA게임 금메달이라는 새로운 역사를 썼다.

베트남 축구를 변화시킨 비결에 대해 박 감독은 "성과의 기본은 '베트남 정신'"이라며 "이를 바탕으로 하나의 팀으로 잘 완성돼 가고 있고, 선수들의 자신감도 커지면서 경기력도 좋아지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대한민국의 명예와 책임을 다하기 위해 앞으로도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최근 베트남 언론에서는 박 감독을 두고 '박당손(Park Dang Son)'이라고 부른다고 소개했다. '박당손'은 박 감독의 성과 '운이 좋은 때'라는 의미를 가진 '당손'을 합성한 별명이다.

박 감독은 "뜻은 정확하게 잘 모르겠지만 SEA게임에서 60년 동안 우승을 못했다가 해서 그런 얘기를 하는 것 같다"며 "애칭을 아무렇게나 부르면 어떤가. 다 좋아서 부르는 것이니 뭐든 상관없다"고 대답했다.

박 감독은 이번 전지훈련에 대해 "훈련도 중요하지만 회복을 위해 왔다. 좋은 공기를 마시면서 준비하겠다"면서 "올림픽이나 월드컵 무대는 준비 없이 생각으로 되는 게 아니다. 베트남 정부 등 모두가 비전을 가져야 한다"고 말했다.

KPI뉴스 / 이종화 기자 alex@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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