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뒷담화 동영상'에 트럼프 뿔났다…NATO 일정 취소 후 조기 귀국

장성룡 / 2019-12-05 13:21:31
'트럼프 비웃음' 현장 있었던 英 앤 공주는 악수 기피

출범 70주년을 기념해 열린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런던 정상회의가 '왕따' '뒷담화' 논란 속에 막을 내렸다. '뒷담화' 대상이 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예정됐던 기자회견을 취소하고 조기 귀국길에 올랐다.

▲ 트뤼도 캐나다 총리, 존슨 영국 총리 등이 '뒷담화'를 하던 장면. [캐나다 CBC 트위터]


영국 데일리메일과 AP·로이터 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트럼프 미 대통령은 4(이하 현지시간) 자신을 비웃는 듯한 동영상과 관련해 독설을 퍼부으며 기자회견 등 예정된 일정을 취소하고 귀국해버렸다.

문제의 영상은 3일 저녁 나토 70주년 기념행사가 열린 버킹엄 궁에서 영국·프랑스·캐나다·네덜란드 정상들이 둘러서서 트럼프를 비아냥대는 듯 말하며 웃는 '뒷담화' 장면이다.

캐나다 공영방송 CBC가 트위터로 올린 25초 분량의 이 영상에서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는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을 향해 피식 웃으면서 "그게 당신이 늦은 이유냐"고 묻는다. 그러자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가 "최고이신 분(the top) 40분 동안 기자회견을 하는 바람에 늦었다"고 대신 대답을 하며 웃었다. "(트럼프 수행 관료들의) 입이 떡 벌어졌더라(jaws drop to the floor)"라며 턱이 바닥에 떨어지는 듯한 손짓을 해보이기도 했다. 이 자리에 함께 한 마르크 뤼테 네덜란드 총리와 영국 엘리자베스 여왕의 딸인 앤 공주 등이 함께 웃는 장면도 나온다.

동영상에 나오는 정상들이 트럼프 이름을 직접 거명하지는 않았지만, 튀르도 캐나다 총리는 자신이 말한 '최고이신 분'이 트럼프를 지칭하는 것으로 추정된다는 외신들의 보도 내용에 대해 사실이라고 인정했다.

'트럼프의 굴욕'을 보여주는 또 다른 영상도 화제가 됐다. 같은 날 저녁 버킹엄 궁에서 열린 나토 정상회담 환영행사 자리에서 앤 공주가 트럼프를 무시하는 듯한 제스처를 하는 장면이다.

엘리자베스 여왕이 각국 정상들을 맞이하며 악수를 나누던 중 트럼프 부부 차례가 되자 문 쪽에 서있는 딸 앤 공주를 향해 뭔가를 지시하는데도 앤 공주가 어깨를 으쓱하며 트럼프와 악수하지 않는 모습이다. 외신들은 이를 두고 앤 공주가 트럼프를 기피하다가 찍힌 영상이라고 보도했다.

한편 트럼프는 '뒷담화' 영상과 관련해 노골적인 불쾌감을 표시했다. 4일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와 만난 자리에서 기자들이 영상 관련 질문을 하자 트뤼도 총리를 겨냥해 "두 얼굴을 가진(two faced) 사람"이라며 거세게 비난했다.

트럼프는 "나는 그에게 캐나다가 2%를 안 낸다는 점을 말했고, 그가 매우 행복해하지 않았다는 것이 진실"이라고 반박했다. 나토 회원국들은 2024년까지 국내총생산 대비 방위비 지출을 2%까지 늘리기로 한 바 있다.

이에 대해 트뤼도 총리는 자신의 발언에 오해가 있었다며 '뒷담화' 사실을 부인했다. 그는 기자회견을 통해 "트럼프 대통령이 2020년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를 대통령 별장인 캠프 데이비드에서 열 것이라고 '깜짝 발표'해서 다들 놀라워했다는 사실을 표현한 것이었다"고 해명했다.

존슨 영국 총리는 기자들에게 "그 영상이 어떻게 찍혔는지 모르겠다"며 당혹스럽다는 입장을 밝혔고, 외신들은 "화난 트럼프, 기자회견 취소. 조기 귀국"이라는 제목으로 속보를 전했다.

KPI뉴스 / 장성룡 기자 jsr@kpinews.kr

[ⓒ KPI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장성룡

장성룡

SN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