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시위 사태와 관련해 계엄령 가능성을 언급했던 홍콩 법무장관이 영국 방문 중 런던에서 시위대로부터 집단 공격을 당해 팔을 다쳤다.
홍콩에선 시위대가 던진 벽돌에 머리를 맞은 70대 노인이 사망하고,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브라질에서 열린 국제행사에서 홍콩의 반정부 시위대 처벌을 공식 언급해 홍콩 사태 개입이 임박한 것 아니냐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홍콩의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15일(현지시간) 테레사 청 홍콩 법무장관이 런던에서 수십명에 달하는 시위대와 맞닥뜨려 '심각한 신체적 피해(serious bodily harm)'를 입었다고 보도했다. 홍콩 내각 관료가 시위대로부터 물리적 공격을 받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청 장관은 홍콩 행정 수반인 캐리 람(林鄭月娥) 행정장관과 함께 홍콩 시위의 발단이 된 '범죄인 인도 법안'을 주도해 왔으며, 지난달엔 한 방송에서 "혼란이 이어지면 계엄령을 선포할 것"이라고 말해 시위대의 공분을 샀던 인물이다.
SCMP에 따르면 청 장관은 지난 14일 런던 행사장 안으로 들어가려던 순간 30여 명의 시위대에 둘러 싸여 고성이 오가는 와중에 신체적 접촉을 당했다. 소셜미디어에 올라온 당시 동영상을 보면 시위대 수십명이 청 장관에게 몰려가 "살인자" "부끄러운 줄 알아라" "5대 요구 사항(송환법 철회, 경찰의 강경 진압에 관한 독립적 조사, 시위대 폭도 규정 철회, 체포된 시위 참여자의 조건 없는 석방, 행정장관 직선제 실시)을 지키라"며 길을 막아섰다.
공개된 동영상에 청 장관이 물리적 공격을 당하는 모습은 나오지 않지만, 청 장관을 런던으로 초빙한 영국 공인중재인협회(Chartered Institute of Arbitrators)는 성명을 통해 "청 장관이 건물에 들어가는 과정에서 군중에게 폭행을 당해 팔에 부상을 입었다"고 밝혔다.
청 장관 측은 사건 직후 "자신들의 정치적 이상을 핑계로 다른 이들의 권리를 박탈하려는 폭력과 급진주의에 반대한다. 사건 당사자들을 형사처리할 것이다"라면서 런던 경찰에 사건 경위서를 제출한 것으로 전해졌다.
홍콩 사태는 이달 들어 중국 중앙정부의 강경 대응 기조에 따라 홍콩 정부가 시위 진압 강도를 높이면서 더욱 격화돼 사망·중상자가 속출하고 있다.
이런 와중에 브라질에서 열린 브릭스(BRICS) 제11차 정상회의에 참석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홍콩의 반정부 시위를 거론하며 시위대 처벌을 강조했다.
시진핑 주석이 공식 석상에서 홍콩 문제를 언급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고, 특히 그 자리가 외국 정상들과의 회담이라는 점에서 중국 정부의 홍콩 개입이 임박했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시 주석은 홍콩 시위를 "폭력적인 불법 행위로 일국양제(一國兩制·한 국가 두 체제)라는 기본 원칙을 심각하게 위반하고 법치주의와 사회질서를 짓밟았다"고 비난하며 "질서 회복과 폭력 중단이 가장 시급한 과제다. 홍콩 사법부가 법치주의에 따라 시위대를 처벌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시 주석의 이날 발언은 경찰이 시위대에 실탄 사격을 가해 중상자가 발생하고 시위대가 친중 성향 남성의 옷에 불을 붙이는 등 양측의 폭력 행위가 극에 달한 가운데 나온 것이어서 중국 정부의 향후 강경 대응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KPI뉴스 / 장성룡 기자 jsr@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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