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속분할 협의 총괄 하범종 사장 증인 출석
“구광모 경영 승계, 선대회장 유지 있었다”
"메모 확인한 기억 없어" vs "확인했다"
LG가(家)의 상속 분쟁이 본격화됐다.
고 구본무 회장의 부인인 김영식 여사와 딸들인 구연경 LG복지재단 대표, 구연수씨가 구광모 LG그룹 회장을 상대로 낸 상속회복청구소송의 첫 변론기일에서 양측은 양보 없는 공방을 이어갔다.
5일 서울서부지법 제11민사부(박태일 부장판사) 주재로 열린 이날 심리에서는 고(故) 구본무 선대회장의 유지가 담긴 메모가 쟁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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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울 여의도 LG 트윈타워 전경. [LG그룹 제공] |
이날 증인으로 출석한 하범종 LG 경영지원부문장 사장은 "선대회장은 '다음 회장은 구광모 회장이 돼야 한다'고 했다"며 "경영 재산 전체를 구광모 회장에게 넘긴다고 말씀하셨다”고 밝혔다.
이어 "(경영권 승계를 위해) 구광모 회장의 지분이 부족하니 앞으로 구 회장이 많은 지분을 가져야 한다고 했다"고 진술했다.
하범종 사장은 구 선대회장 별세 전후로 그룹 지주사인 ㈜LG의 재무관리팀장을 맡아 그룹 총수 일가의 재산 관리와 상속 분할 협의 등을 총괄했다.
“구광모 경영 승계, 선대회장 유지 있었다”
하 사장은 "2017년 4월 뇌종양 판정을 받은 구 선대회장이 수술 전에 병실로 불렀다”면서 “선대회장이 가진 경영 재산을 모두 구광모 회장에게 승계하겠다고 했다"고 밝혔다. "이후 사무실로 돌아와 내용을 정리한 뒤 다음 날 보여드리고 자필 서명을 받았고 해당 메모는 상속 절차가 마무리된 후 관행에 따라 폐기했다"고 했다.
하 사장은 이날 김영식 여사가 직접 서명한 동의서를 증거로 제시하며 3차에 걸친 상속 재산 분할 합의 과정도 공개했다.
동의서에는 '본인 김영식은 고 화담 회장님(구 선대회장)의 의사를 쫒아 한남동 가족을 대표해 ㈜LG 주식 등 그룹 경영권 관련한 재산을 구광모에게 상속하는 것에 동의함'이라는 문구와 김 여사의 서명이 담겼다.
하 사장은 “김 여사가 딸들이 주식 한 주를 못 받는 게 서운하다고 해서 구 회장에게 이를 전달하고 안정적 경영권 행사에 필요한 15%를 제외한 지분 2.52%를 원고들에게 상속하는 걸로 제안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원고 측이 제안을 받자마자 좋다고 해서 2차 상속분할 협의서를 작성했다"고 밝혔다.
"메모 확인한 기억 없어…유언장 있는 것으로 속았다"
이에 대해 세 모녀 측은 해당 메모를 확인한 기억이 없다는 입장이다.
오히려 하 사장을 상대로 "원고들에게 유언장이 있다는 언급을 여러 번 하지 않았느냐"고 따져 물으며 "상속 절차 과정에서 유언장이 있는 것으로 속았다"는 종전의 입장을 강조했다.
하 사장은 "유언장이라고 언급한 적 없다. 구본무 선대회장의 뜻이 담긴 메모라고만 했다"며 "문서가 유언장 같은 법적 효력을 가진다고 생각한 적은 없다"고 말했다.
구 선대회장이 2017년 5월 출근 후 이 메모를 보고해 "비상시(유고시) 이대로 진행하면 된다"는 지시를 받았고 이후 2017년 12월 병원에서도 같은 취지의 얘기를 들었다는 게 하 사장의 설명이다.
구광모 회장 측은 "분할 협의 과정에서 충분한 정보를 제공받고 자유롭게 의사를 개진해서 협의서 작성에 이른 것"이라며 "원고들은 이후로도 상속세 납부나 재산 관리를 평소처럼 재무관리팀에서 해달라고 요청하기도 했다"고 주장했다.
재판부는 오는 11월16일 2차 변론기일을 열고 하 사장에 대한 증인신문을 이어간다.
2조원 규모 유산, 상속 소송 불씨로
한편 지난 2018년 별세한 구본무 선대회장은 ㈜LG 주식 11.28%를 포함해 2조원 규모의 재산을 남겼다.
구광모 회장은 지분 8.76%를 상속받았고 구연경 대표는 2.01%, 구연수씨는 지분 0.51%와 개인재산 등 5000억원 규모를 물려받았다.
LG가 세모녀는 지난 2월 "상속 재산을 법정 상속비율인 '배우자 1.5 대 자녀 1인당 1'로 재분할해야 한다"며 서울서부지법에 상속회복청구 소송을 냈다.
KPI뉴스 / 김윤경 기자 yoon@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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