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타이어 그룹도 2020년 큰딸 주도 재산 다툼
BYC는 배우자와 큰딸이 유류분 청구 소송 제기 LG그룹에서 재산 다툼이 벌어졌다. 구광모 LG그룹 회장을 상대로 상속재산을 다시 분할하자는 소송이 제기된 것이다. 소송을 건 쪽은 고 구본무 선대 회장의 부인과 두 딸이다. LG그룹이 1947년 창업한 이후 한 번도 없었던 재산 관련 분쟁이 일어났다는 점이 재계 이목을 끈다.
이와 함께 문제를 제기한 측이 배우자와 딸 등 재벌가 여성이라는 점이 화제가 되고 있다. 2020년 한국타이어 그룹의 재산 다툼에서도 큰딸이 나섰고 최근에는 속옷업체 BYC에서도 배우자와 딸이 재산상속과 관련해 소송을 제기했다. 과거 재벌의 재산상속에서 소외돼 있던 배우자와 딸이 이제는 자신의 정당한 몫을 요구하는 것이 하나의 세태로 자리 잡는 모습이다.
장자승계 원칙 지키려 조카를 양자로 들인 고 구본무 회장
LG그룹의 선대 회장인 고 구본무 회장은 구원모라는 이름의 외아들이 있었다. 장자승계의 원칙을 고수하는 LG그룹에서 당연히 차기 회장이 될 것으로 믿었다. 그런데 1994년 사고로 외아들을 잃었다. 그로부터 10년 뒤인 2004년 고 구본무 회장은 장자승계 원칙을 지키기 위해 동생인 구본능 희성그룹 회장의 큰아들인 조카 구광모를 양자로 들였다. 2018년 구본무 회장이 별세하자 구광모 회장이 그 뒤를 잇게 된다.
고 구본무 회장이 남긴 재산은 ㈜LG 지분 11.28%를 포함해 2조 원에 달했다. 구광모 회장은 ㈜LG 지분 8.76%를 상속받았다. 나머지 지분은 장녀인 구연경 LG 복지재단 대표가 2.01%, 차녀 구연수 씨가 0.51%를 나눠 가졌다. 그리고 금융투자 상품과 부동산, 미술품 등 대략 5천억 원 규모의 재산은 배우자인 김영식 씨와 두 딸의 몫으로 돌아갔다.
"상속재산 법정 비율로 나눠야" VS "협의로 결정됐고, 제척기간 이미 경과"
그런데 지난달 28일 배우자 김 씨와 두 딸이 구광모 회장을 상대로 상속회복 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상속과 관련된 고 구본무 회장의 유언이 없었다는 점을 들어 법정 상속 비율에 따라 배우자 1.5대 자녀 1인당 1의 비율로 나눴어야 한다고 주장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LG 측은 상속문제는 고 구 회장 별세 이후 5개월 동안 가족 간의 수차례 협의를 통해 결정된 것이고 권리를 주장할 수 있는 기간(제척기간) 3년이 이미 지났다며 이제 와서 문제를 제기하는 것은 이해하기 어렵다는 입장을 밝혔다.
법조계 "상속회복청구 소송은 제척기간 3년 적용대상 아냐"
상속회복청구 소송은 상속의 절차에 문제가 있었다는 것을 주장하는 것이다. 즉 합의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채 상속재산이 분배됐다는 것을 주장하는 소송이다. 이에 대해 법조계는 상속 제척기간 3년이 적용되지 않을 수 있다는 해석을 내놓고 있다. 상속회복 청구는 침해가 있었던 날로부터 10년, 침해를 인지한 날로부터 3년 안에 소 제기가 가능하다는 것이다.
이러한 다툼은 재판과정에서 판가름 나겠지만 진행 상황에 따라 경영권에도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점이 주목되고 있다. 소식이 전해진 지난 금요일(10일) 증권시장에서는 경영권 분쟁으로 양쪽이 지분 취득 경쟁을 벌일 수 있다는 소문에 LG 주가는 6.58% 급등하기도 했다.
한국타이어 그룹, 큰딸 주도로 재산 다툼
한국타이어의 지주회사인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에서도 딸의 주도로 재산 다툼이 있었다. 지난 2020년 조양래 회장이 자신이 보유하고 있던 지분 23.59%를 전량 차남인 조현범 당시 사장에서 넘겼다. 이로써 조사장은 원래 보유 지분 19.31%를 합쳐 42.9%를 확보하면서 후계구도를 확정하게 됐다.
그러자 장년인 조희경 한국타이어나눔재단 이사장은 서울가정법원에 아버지 조 회장을 상대로 성년후견을 신청했다. 아버지가 지분 전체를 조 사장에게 넘긴 결정이 온전한 정신에서 자발적으로 이뤄진 것인지 확인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청구는 작년 4월 증거 부족을 이유로 서울가정법원에서 기각됐다. 그러나 재벌가에서 재산 다툼 과정에서 아버지의 정신상태를 문제 삼았다는 것, 그것도 딸이 나섰다는 것을 두고 화제가 됐던 일이다.
BYC에서도 부인, 큰딸 주도로 재산 다툼 벌어져
내의 전문업체인 BYC에서도 부인과 딸이 주도하는 재산 다툼이 벌어졌다. 작년 1월 별세한 BYC의 창업주 한영대 회장의 유산 상속 과정에서 배우자 김모 씨와 큰딸인 김지형 BYC 이사가 법적으로 보장된 상속재산을 받지 못했다며 지난해 12월 '유류분 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아들이자 남동생인 한석범 BYC 회장과 한기성 한흥물산 대표를 상대로 소송을 건 것이다.
민법에 따르면 유언이 없다면 자녀나 배우자가 상속받을 수 있는 지분은 배우자 1.5, 자녀 1인당 1의 비율로 배분된다. 또 유언이 있더라도 배우자와 자녀는 법정상속분의 50%는 보장 받는다. 이를 유류분(遺留分)이라고 한다.
선대 한영대 회장이 자녀들에게 물려주거나 남긴 재산은 대략 1조 원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따라서 부인 김씨가 주장하는 유류분은 1000억 원대로 추산되고 실제로 배우자와 큰딸이 주장하는 청구 금액은 1300억 원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재벌가 상속, 이젠 '형제의 난'이 아니라 '여성의 반란'
과거 재벌가의 재산 다툼은 주로 아들 사이에서 벌어졌다. 현대와 삼성, 한진 그룹 등 거의 모든 재벌가에서 상속을 둘러싸고 형제의 난이라는 단어가 심심치 않게 등장했다. 그룹을 이어가기 위해 똘똘한 아들 한 명에게 주력 사업을 물려주는 관행이 분란을 일으켰던 것이다.
물론 그 과정에서 배우자나 딸은 상속에서 철저하게 소외돼 있었다. 법적으로 보장하도록 돼 있는 유류분 개념도 재벌가에는 통하지 않았다. 그러나 이제는 달라지고 있다. 재벌가 여성들도 자신이 받아야 할 몫을 챙기는 기류가 뚜렷해지고 있다. 앞으로는 주력 사업을 딸이 이어받아 그룹 사업을 승계하는 광경도 낯설지 않은 시절이 올 것 같다.
KPI뉴스 / 김기성 대기자 bigpen@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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