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 피겨는 차준환 독주시대 열어
피겨여왕 김연아. 피겨요정 김연아. 2010년 벤쿠버 동계올림픽 때 대한민국 국민은 김연아 신드롬에 푹 빠졌다. 김연아의 금메달을 자랑스러워했다. 시상대에서 눈물 흘리는 김연아를 보고 같이 울었다.
숙적 일본의 아사다 마오를 제쳤을 때 통쾌함을 느꼈다. 2014년 소치 동계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빼앗겼을 때는 모두가 분통을 터뜨렸다. 김연아는 우리에게 행복감을 줬다. 즐거움을 선사했다. 자부심을 심어줬다. 20대 초반의 가녀린 김연아는 그렇게 우리의 우상이 되었다.
지금도 우리는 김연아를 그리워한다. 향수에 젖어 있다. 김연아 같은 선수가 안 나올 거라고 아쉬워한다. 아니다. 나올 수도 있다. 김연아를 보고 피겨를 시작한 유망주 여자선수들이 있다. 국제 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내고 있다. 장래성이 밝다. 우리는 그들을 ‘김연아 키즈’라 부른다.
남자 피겨에도 걸출한 유망주가 나왔다. 그 선수는 국내 남자 피겨에 경쟁자가 없다. 여자 피겨는 과거에 김연아의 독주시대이었다. 이제는 경쟁의 시대에 돌입했다. 그래서 더 흥미롭다. 김연아의 후계자는 누구일까. 여자 싱글 선수의 최강자는 누가 차지할까. 모두가 궁금해 한다.
후보자가 세 명이다. 피겨 계는 세 선수를 트로이카라 부른다. 임은수, 유영, 김예림이 주인공이다. 모두 중학생이다. 이제 만 16세, 15세이다. 나이도 어리다. 그래서 기대를 더 갖게 한다.
임은수(한강중)는 팔다리가 유난히 길다. 농담처럼 듣는 말이 있다. 다리가 허리에서 시작된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피겨를 하기 위해 태어난 체형이라고. 임은수의 장점은 점프 비거리가 유난히 길다는 것이다. 피겨 선수에게는 축복이다. 점프가 높고 멀리 가면 높은 점수를 받을 수 있는 요인이다. 임은수의 연속 3회전 점프(트리플러츠+트리플토)는 김연아를 연상케 한다.
임은수는 로스앤젤레스에 전지훈련을 다녀왔다. 약점을 많이 보완했다. 예전에 비해 스핀과 스케이팅 수준이 많이 발전했다. 위기관리 대처 능력도 많이 키웠다. 시니어대회에서 경쟁할 기량을 갖췄다는 평가이다.
임은수는 지난 1월 13일 끝난 코리아피겨스케이팅 챔피언십에서 2위를 차지했다. 이날 결과로 임은수는 오는 18일 일본 사이타마에서 열리는 세계선수권에 나갈 출전권을 획득했다. 1위 유영이 시니어 출전 나이가 안 돼 어부지리로 얻은 출전권이다. 임은수는 생애 첫 세계선수권대회 출전을 통해 경험획득과 기량향상의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는 기회를 맞았다.
유영(과천중)은 세 선수 가운데 가장 어리다. 빠른 스피드와 고난이도 점프가 장점이다. 여자 싱글선수로는 최고 난이도 점프를 자랑하고 있다. 표현력도 뛰어나다. 스피드 점프 표현력까지 3박자를 고루 갖춘 유망주로 주목받고 있다. 유영은 2016년 1월 국내종합선수권대회에서 역대 최연소 선수로 내셔널 챔피언에 올라 화제를 모았다. 피겨여왕 김연아보다 어린 나이에 우승을 차지해 관계자들을 놀라게 했다. 김연아를 제외하고 첫 200점 대 기록을 돌파할 후보자로 기대를 받고 있다.
전문가들은 유영의 강한 정신력을 높이 사고 있다. 유영은 모든 것을 즐길 줄 아는 선수로 평가받고 있다. 국제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낼 수 있는 가능성이 높다. 유영은 지난 1월 13일 끝난 코리아피겨스케이팅 챔피언십에서 합계 198.63점으로 자신의 종전기록을 갱신했다. 라이벌 임은수를 제치고 우승을 차지했다. 세 선수 가운데 먼저 치고 나갔다. 발전 속도가 빠르다.
김예림(도장중)은 2005년 김연아 이후 한국여자 피겨 선수로는 13년 만에 주니어그랑프리 파이널에 진출한 기대주이다. 김예림은 최근 국내대회에서 부진을 보여 아쉬움을 주고 있다. 코리아피겨스케이팅 챔피언십에서도 입상권에 못 들어 관계자들의 안타까움을 사고 있다. 피겨인들은 김예림의 부활을 기다리고 있다. 예전의 기량을 되찾길 바라고 있다. 한국 여자피겨 중흥의 활력소가 되길 기원하고 있다.
세 선수는 김연아 이후 최고의 황금세대로 주목받고 있다. 지금부터 진정한 경쟁에 접어들었다. 승부의 세계는 냉정하다. 오늘의 승자가 내일의 패자가 된다. 오늘의 패자가 내일의 승자가 될 수 있다. 정상을 지키려면 많은 노력을 해야 한다. 정상을 뺏으려면 더욱 더 노력해야 한다.
국민들은 바라고 있다. 세 선수가 선의의 경쟁으로 세계 최고의 기량을 갖추기를. 2022년 베이징 동계올림픽에서 다시 한 번 금메달의 영광을 재현해주길.

차준환(휘문고)은 남자 피겨의 1인자로 군림하고 있다. 2018시즌 왕중왕전인 그랑프리 파이널에서 차준환은 동메달을 따냈다. 한국 남자 선수로는 처음이었다. 한국 피겨 선수가 그랑프리 파이널 시상대에 선 것도 김연아 이후 9년 만이었다.
지난 2월 미국 애너하임에서 열린 4대륙 선수권대회 남자 싱글에서는 아깝게 6위에 머물렀다. 차준환은 이 대회 쇼트프로그램에서 자신의 최고 점수인 97.33을 받아 2위에 오르며 메달획득 기대에 부풀어 있었다. 프리스케이팅에서의 부진이 메달 획득의 발목을 잡았다. 차준환은 지난 2월 22일 제100회 전국동계체전 피겨스케이팅 남자 고등부 경기에서도 월등한 실력으로 우승했다. 국내에서는 차준환의 경쟁자가 없는 현실이다.
차준환은 전형적인 노력파 선수이다. 다른 선수들에 비해 기량발전이 늦었다. 차준환은 이를 극복하기 위해 은근과 끈기로 반복훈련을 하며 기량을 발전 시켜왔다. 남다른 장점도 있다. 아역배우 출신의 차준환은 표현력에서 월등한 실력을 뽐낸다. 키에 비해 긴 팔다리도 차준환의 연기력을 돋보이게 만든다.
차준환은 이미 평창올림픽에서 팬들의 많은 사랑을 받았다. 세계적 선수들과 기량도 저울질 해봤다. 자신감도 얻었다. 국제대회에서 좋은 성적도 올렸다. 수많은 국제대회 참가로 경험도 쌓았다.
차준환은 오는 18일 일본 사이타마에서 개막되는 피겨 스케이팅 세계선수권대회에 출전한다. 2022년 베이징 동계올림픽 메달 획득의 시동을 걸게 되는 것이다. 팬들은 차준환에게 기대를 걸고 있다. 한국 남자 피겨 최초로 올림픽 시상대에 올라서기를.
KPI뉴스 / 김병윤 기자 bykim7161@kpinews.kr
[ⓒ KPI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