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4대 국제 아트페어 가운데 하나인 '프리즈 서울(Frieze SEOUL)'이 VIP(프레스 포함)데이를 시작으로 4일 공식 오픈했다. 하지만 첫날 영국 프리즈 측은 취재기자의 가방을 뒤지는 황당한 퍼포먼스를 펼치며 예술적인(?) 행보를 선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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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국제 아트페어(미술품 장터) '키아프 서울(Kiaf SEOUL)·프리즈 서울(FRIEZE SEOUL) 2024' 개막식이 열린 지난 4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 '프리즈 서울' 스푸르스 마거스 갤러리 전시장에 조지 콘도의 '자화상'이 전시되어 관람객들의 눈길을 끌고 있다. [뉴시스] |
"무슨 이유로 취재기자의 가방을 뒤지냐"고 따지자 행사 담당 보안 관계자의 답변은 단호했다. "주최 측의 요청이고 이에 따른 '원칙'"이라는 것이다. 목소리도 당차다. 기자가 재차 묻자 "전시장 물건이 허가 없이 반출되는 것을 막으려 한다"는 궤변이 돌아왔다. 기자는 이날 졸지에 '도둑놈' 신세가 됐다.
다른 보안 담당자들도 같은 소리를 한다. "원칙"이나 "매뉴얼"을 또 들먹인다. 마지막에 달려온 영국인 홍보 담당자는 더 당당하다. "Policy"란다. 대다수 스태프의 태도는 이날 한결같았다. '문제해결을 위한 협조자'보다는 '감시자나 지휘자'에 가까웠다. 이들의 이런 고압적 태도는 사실 어떤 국제 아트페어에서도 찾아보기 힘들다. 이들의 이런 배짱은 어디서 나올까.
실랑이가 길어지자 보안책임자는 기자에게 여러 번 사과의 말을 전하며 사태 수습에 나섰다. 하지만 본질은 '사과를 받는 일'이 아니라 매년 반복적으로 이런 상황이 발생하고 있다는 점이다. 그동안 프리즈 관계자들은 우리 관객이나 취재진의 가방을 손쉽게 털어왔다. 그뿐이랴. 한번은 외신기자의 취재 여부를 확인하겠다며 뒤를 졸졸 쫓아다니는 별난 스텝 때문에 현장이 아수라장이 되기도 했다. "프리즈 키아프(Kiaf) 취재를 보이콧해야 하는 거 아니냐"는 얘기가 한때 몇몇 기자들 사이에서 돌던 이유다.
프리즈의 이런 안하무인(眼下無人)식 운영은 홍콩 아트바젤과 큰 차이를 보인다. 스위스의 아트바젤은 이미 아시아인의 정서를 바로 읽고 있다. 현장에서 문제가 생기면 모든 스태프는 '우선 해결'에 방점을 둔다. 아시아인의 정서를 따른다. 물론 가방을 뒤지는 천인공노할 만행도 없다. 보안을 위해선 첨단장비가 동원될 뿐이다.
많은 이가 프리즈 같은 세계적 아트페어를 찾는 이유는 뭘까. 좀 더 품격 높은 문화를 느끼고 체험하기 위해서다. 우리 관객은 비싼 티켓 비용을 지불하며 '잠정적 범죄자'로 낙인찍힐 필요는 없다.
영국 프리즈의 서울 입성은 애초 환영할 일이었다. 프리즈는 한국 국제아트페이인 키아프(Kiaf)와 손잡고 손쉬운 아시아 론칭을 노렸다. 물론 키아프 속내도 같다. 국제 명성의 프리즈를 지렛대 삼으려 했다. 하지만 쌍방 어떤 이유나 목적이 있더라도 한국의 수도 서울에서 열리는 국제 페어에서 우리 국민이 '2등민' 취급을 받을 순 없다. 우리 국민의 주머니만 털어가려는 얄궂은 행동도 용납할 순 없다.
매년 논란을 거듭하는 이 축제가 누구를 위한 아트페어인지 이제 해답을 찾아야 한다. 주최 측인 영국 프리즈와 한국화랑협회(회장 황달성)는 현 상황을 뭉개선 안 된다. 특히 우리 한국화랑협회는 몇 년째 이어지는 프리즈의 이런 황당무계함에 이젠 '경고장'을 보내야 한다. 만약 이런 상황을 그동안 인지하지 못했다면 '무능함'에 대해 비판을 받아야 한다. 또 알고도 방치해왔다면 더 큰 비난을 받아야 한다. 대한민국은 영국 프리즈의 문화식민지가 아니기 때문이다.
몸집을 불렸지만 키아프의 첫날은 여전히 한산했다. 반면 프리즈 서울은 인산인해를 이루며 발디딜 곳이 없었다. 상전 프리즈를 모신 키아프의 갈길이 멀다는 얘기다. '적과의 동침' 같은 프리즈와 키아프의 공생은 사실 선의로 포장한 죽음의 레이스다. 최종 승자는 누굴지 의구심이 드는 대목이다.
각설하고 다시 한번 프리즈와 한국화랑협회에 묻는다.
이 국제 페어는 누구를 위한 잔치입니까.
| ▲ KPI뉴스 아트전문기자 제이슨 임 |
KPI뉴스 / 제이슨 임 아트전문기자 Jasonyim@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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