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창용 한은 총재 "가계부채 안 잡히면 금리인상 고려"

유충현 기자 / 2023-10-23 21:33:26
국회 기재위원들, 한은 향해 '왜 금리 올리지 않느냐' 질타
이 총재 "금리인상 따른 금융·부동산PF 불안 함께 고려해야"
"집값 고점比 30% 떨어지면 금융·PF에 여러 어려움 나타나"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23일 "부동산 시장 불황으로 완화했던 규제 정책을 먼저 타이트하게 하고, 그래도 가계부채 증가 속도가 안 잡히면 심각하게 금리 인상을 고려하겠다"고 밝혔다.

 

이 총재는 이날 국회 기획재정위원회의 한은 대상 국정 감사에서 가계부채 급증 대책을 묻는 의원들의 질의에 "금리를 더 올릴 경우 가계대출을 잡을 수 있다. 그러나 이로 인해 생기는 금융시장 안정 문제는 어떻게 하느냐"고 반문하며 이같이 답했다.

 

▲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23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2023년도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한국은행 국정감사에서 위원들의 질의를 듣고 있다. [뉴시스]

 

회의에서는 한은의 가계부채 관리에 대한 국회의원의 질타가 쏟아졌다. 한은이 지속적인 금리 동결을 이어갔다는 점에서 가계부채 관리에 적극적이지 않았다는 것이다. 

 

이 총재는 '왜 금리를 올리지 않느냐'는 의원들의 추궁에 금융·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불안 등을 함께 고려해야 하는 어려움을 토로했다.

 

이 총재는 "주택가격 하락률이 고점 대비 30%까지는 별문제가 없는데, 더 떨어지면 금융기관이나 PF에 여러 가지 어려움이 나타난다"며 "올해 2월 금융통화위원회 당시 주택 가격이 한두 달 사이 18%나 떨어져 (금리 인상이) 곤란하다는 인식이 있었다"고 전했다.

 

이 총재는 "이자율이나 정부와의 정책 공조를 통해 점차 가계부채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비율을 100% 미만으로, 90% 가깝게 낮추는 게 제 책임이라고 생각한다"면서도 "하지만 당장 너무 빨리 조절하려다 보면 경기가 너무 나빠지기 때문에 천천히 하겠다"고 말했다.

 

한미 간 기준금리 차이가 확대된 영향으로 인해 외화 유출이 발생할 가능성에 대해 이 총재는 우려할 만한 수준이 아니라고 진단했다. 이 총재는 "금리 차가 벌어졌지만 외화 자금이 빠져나가는 상황은 아니다"면서도 "금리차가 얼마 이상이 되는지 안전하다는 건 사전에 없다. 외화자금의 움직임을 보면서 유연하게 (통화정책을) 결정할 것"이라고 했다.

 

구체적인 가계대출 규제 방향과 관련해서는 'DRS 규제'가 우선돼야 한다고 봤다. 그는 "현재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에 해당하는 차주의 비중이 작다"며 "당국과 DSR 규제의 루프홀(빠져나갈 구멍)이 많지 않도록, DSR 규제 해당 가구 수를 늘리는 방향으로 정책을 조정해서 어느 정도 증가를 막는지 보고 그 다음 거시정책을 생각해야한다"고 말했다.

 

이 밖에 이 총재는 우리나라 경기 상황에 대해서는 "잠재성장률이 낮기 때문에 '경기 침체기'"라고 언급, "11월에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수정할지 보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가계부채 관리와 물가 안정을 위해 긴축적인 통화정책 기조를 이어가겠다는 점을 재확인했다.

 

물가 전망과 관련해 그는 "이스라엘·하마스 사태에 더 오를 수는 있다"고 우려했지만, 목표 물가 수정에 대해서는 "현 상황에서 목표치(2%)를 올리는 것은 일단 그 자체가 기대인플레이션을 확 올리는 문제가 된다. 현재 상황에서는 바람직하지 않다"고 일축했다.

 

KPI뉴스 / 유충현 기자 babybug@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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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충현 / 경제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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