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청사도 안 정해졌는데…광주시의회, '40억 선점 공사' 논란

강성명 기자 / 2026-04-16 21:30:38
전남엔 중단 요구, 광주는 강행…'본회의장' 쟁탈전

오는 7월 전남광주통합특별시 출범을 앞두고 광주시의회가 통합의회 청사 결정도 나지 않은 상황에서 수십억 원대 본회의장 리모델링을 추진하면서 예산 낭비 논란이 커지고 있다. 

 

▲ 광주광역시의회 전경 [시의회 제공]

 

특히 전남도의회에는 공사 중단을 요청해 놓고, 정작 자체 공사를 강행하면서 '선점 경쟁'에 나섰다는 비판이 나온다.

 

16일 광주시의회에 따르면 시의회는 통합특별시 출범에 맞춰 본회의장 리모델링과 의원실 확장 등을 추진 중이다. 

 

이를 위해 예비비 8억 원을 들여 설계 용역에 착수했으며, 추가경정예산안에도 의원실 확장 30억 원, 본회의장 리모델링 9억900만 원, 방송장비 구입 등을 포함해 총 40억 원대 예산을 반영한 것으로 알려졌다.

 

문제는 이 같은 행보가 불과 한 달 전 전남도의회와 합의를 뒤집은 것이란 점이다.

 

광주시의회는 지난달 19일 전남도의회와 간담회에서 "통합의회 청사가 결정된 뒤 공사를 해야지 (그렇지 않고) 각자하면 오해를 살 수 있다"며 "의원 간 최종 의사결정 뒤 거기에 맞춰서 하는 방향으로 하면 어떻겠냐"고 발언하며 공사 중단을 요청했다.

 

전남도의회는 이를 받아들여 관련 리모델링을 멈춘 상태다.

 

하지만 이후 광주시의회는 돌연 입장을 바꿔 자체 리모델링을 추진하고 있다.

 

광주시의회는 "7월 1일 의장단 선출을 위한 통합의회 임시회가 열릴 가능성에 대비한 불가피한 조치다"며 "의회사무처가 나서 신수정 시의장 등 전원 회의에서 이를 보고했고, 의원 대부분이 동의를 한 상태다"고 밝혔다. 

 

또 "준비 미흡으로 7월 임시회 개최에 지장을 줄 경우 누가 책임질 것이냐, 주 청사가 정해지지 않으니 이런 일이 발생하는 것 같아 우리도 난감하다"고 강행 의사를 분명히 했다.

 

그러나 통합의회 개최 장소조차 확정되지 않은 상황에서 대규모 예산을 투입하는 것은 명분이 약하다는 지적이 지배적이다.

 

전남도의회가 신중한 태도를 유지하는 점과도 대비된다.

 

도의회는 본예산에 15억 원의 리모델링 예산을 편성했지만 통합 논의를 고려해 공사를 중단하고, 집행부 좌석을 의원석으로 전환하는 임시 운영 방안 등을 검토 중이다.

 

정치권에서도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

 

한 전남도의원은 "통합의회 청사는 향후 의장단과 특별시의회가 본회의를 통해 결정할 사안"이라며 "확정되지 않은 상황에서 공사를 강행할 경우 다른 쪽 리모델링 비용은 결국 예산 낭비로 남게 된다"고 지적했다.

 

일부에서는 책임론까지 거론된다.

 

한 도민은 "예산 낭비 가능성을 인지하고도 사업을 강행할 경우 향후 감사원이나 행안부 등 정부당국이 감사나 징계는 물론 구상권 청구까지 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현재 광주와 전남의 광역의원 수는 각각 23명과 61명으로, 통합의회 구성 규모와 청사 위치를 둘러싼 이해관계 역시 적지 않을 전망이다.

 

KPI뉴스 / 강성명 기자 name@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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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성명 기자

강성명 / 전국부 기자

광주·전남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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