非수도권 그린벨트 대폭 해제…"20년 만에 기준 전면 개편"

유충현 기자 / 2024-02-21 20:58:27
지역전략사업에 총량제한 미적용…환경평가 1·2등급 빗장도 푼다
농막보다 큰 체류시설 '농촌쉼터' 도입하고, 자투리 농지 개발허용

정부가 20년 만에 '개발제한구역(그린벨트) 해제' 카드를 꺼냈다.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 비수도권 지역의 그린벨트를 폭넓게 해제할 수 있도록 허용한다는 것이다. 농지에 수직농장을 설치하도록 허용하는 것을 포함한 농지 규제 개선 방안도 함께 추진한다. 

 

국무조정실과 국토교통부, 농림축산식품부는 21일 울산시 울주군 울산전시컨벤션센터에서 열린 13번째 민생토론회에서 이런 내용의 토지 규제 완화 방안을 발표했다. 

 

토론회를 주재한 윤 대통령은 "그린벨트 해제의 결정적 장애가 됐던 획일적 해제 기준도 20년 만에 전면 개편하겠다"며 "지역이 비교 우위에 있는 전략산업을 추진할 때는 지역별 해제 총량에 구애받지 않도록 자율성을 대폭 보장해야 한다"고 말했다.

 

▲ 윤석열 대통령이 21일 울산전시컨벤션센터에서 '다시 대한민국! 울산과 대한민국의 새로운 도약'을 주제로 열린 열세 번째 국민과 함께하는 민생토론회에서 마무리 발언을 하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이날 발표된 방안 중 핵심은 '비수도권 그린벨트 대폭 해제'로 요약할 수 있다. 

 

정부는 지방자치단체가 지역경제 활성화 등을 위해 추진하는 지역전략사업에 대해서는 그린벨트 '총량 규제'를 적용하지 않기로 했다. 현재는 지자체가 풀 수 있는 그린벨트 면적이 엄격하게 정해져 있는데, 앞으로는 이것과 관계없이 그린벨트를 풀어주겠다는 것이다.

 

지역전략사업에 대해서는 '환경평가 1·2등급지'에 대해서도 그린벨트 해제를 허용하기로 했다. 지금까지는 환경 보전 가치가 높아 해제가 전면 금지돼 있었던 곳이다. 다만 이 경우 그린벨트가 해제되는 1·2등급지 면적만큼 대체부지를 새 그린벨트로 지정해야 한다.

 

환경등급 평가 체계 자체도 개편할 예정이다. 현재는 6개 환경평가 지표 중 1개만 1∼2등급이더라도 그린벨트 해제가 불가능한 방식으로 엄격하게 운영되고 있다. 앞으로는 지역별 특성에 맞게 환경등급을 조정하는 개선 방안을 연구할 예정이라고 정부는 밝혔다.

 

토지이용 규제도 완화했다. 계획관리지역 중 도로와 상·하수도 등 기반시설이 확보된 개발진흥지구에 대해 공장 건폐율을 현행 40%에서 70%까지 낮춘다. 생산관리지역에서 환경오염 우려가 적은 경우에는 소규모(300㎡ 미만) 카페 등 휴게음식점 설치를 허용한다.

 

▲ 윤석열 대통령이 21일 울산전시컨벤션센터에서 '다시 대한민국! 울산과 대한민국의 새로운 도약'을 주제로 열린 열세 번째 국민과 함께하는 민생토론회에서 방기선 국무조정실장의 토지이용자유확대방침 보고를 경청하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농촌 소멸에 대응하기 위해 농지 이용규제도 손보기로 했다. 

 

대표적으로 소규모 자투리 농지(3헥타르 이하)를 농업진흥지역에서 해제한다. 자투리 농지는 농업진흥지역을 도로·택지·산단 등으로 개발한 이후 남은 농지를 말한다. 이런 땅을 문화복지시설이나 체육시설, 또는 근처 산업단지의 편의시설 등으로 활용할 수 있게 한다는 것이다. 농민 입장에선 소유한 자투리 농지를 지자체나 기업에 매각하는 게 가능해진다. 

 

또한 도시민들의 농촌 임시거주시설인 '농촌 체류형 쉼터'(가칭)를 도입한다. 기존의 '농막'보다 큰 주택을 농지에 지을 수 있도록 허용한다는 의미다. 정부는 농촌 체류형 쉼터를 주택 수에 포함할지 여부를 하반기 중 발표할 방침이다. 기존의 농막처럼 농업시설로 분류하게 되면 취득세·재산세 등 세금 부담이 없기 때문에 생활인구 유입에 도움이 될 전망이다.

 

농지에 건축물 형태의 수직 농장 설치도 허용한다. 외부환경과 기후변화의 영향을 받지 않고, 일정한 규격의 농산물을 연중 생산하는 시스템이다. 재는 수직농장을 농지에 설치하려면 지목 변경 등 절차를 따로 거쳐야 하고 사용 기간에도 제한이 있다. 정부는 법령 개정을 통해 7월부터 수직농장 일시 사용 기간을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방기선 국무조정실장은 이날 발표된 정책에 대해 "국민이 빠르게 체감할 수 있도록 모든 노력을 하겠다"며 "시행령 개정 등 정부 조치가 가능한 사항은 즉시 개선해 국민들의 토지 이용 자유를 확대하고 불편·부담을 적극 해소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KPI뉴스 / 유충현 기자 babybug@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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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충현 / 경제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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