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는 AI·양자컴·반도체·뇌과학·에너지에 투자"
"정부, R&D예산 6% 줄였으나 현장체감은 60% 이상"
"AI 활용해 생산성 높이고 정부는 환경 마련해야"
국민대학교 전자공학부 정구민 교수는 학계와 기업을 아우르는 최고의 정보기술(IT) 분석가다.
감투도 여럿이다. 현대오토에버와 휴맥스 사외이사, 현대케피코 자문교수, 한국모빌리티학회 수석 부회장, 한국ITS학회 부회장, 대한전기학회 정보 및 제어부문 이사를 겸하고 있다. 이전에는 SK텔레콤과 현대자동차, LG전자, 삼성전자, 네이버 등과도 인연을 맺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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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민대 정구민 교수가26일 미래관 연구실에서 KPI뉴스와 만나 인터뷰를 하고 있다. [이상훈 선임기자] |
세계 최대 정보기기 박람회인 CES 행사가 끝나면 '9민선생'(정 교수 별칭)을 찾는 강의 요청이 쇄도한다. 그가 15년 이상 CES를 취재한 전문가이기 때문이다. 지난 1월 CES 2025 행사 이후 지금까지도 그의 특강은 정부와 기업 곳곳에서 이어지고 있다.
정 교수는 26일 국민대 미래관 연구실에서 KPI뉴스와 만나 AI(인공지능)로 인한 기술·산업 혁명과 미래상 등에 대한 자신의 전망을 밝혔다.
그는 "15년만에 MWC(모바일월드콩그레스)와 CES의 핵심 키워드가 같아졌다"며 "2009년에는 스마트폰, 올해는 AI"라는 말로 인터뷰를 시작했다.
그는 "AI가 몰고 올 변화가 스마트폰 혁명을 뛰어넘을 것으로 보고 거의 모든 기업들이 AI에 집중하고 있다"며 "AI와 양자컴퓨팅, 반도체에 대한 투자가 늘고 뇌과학과 에너지에 대한 연구가 이어진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로봇과 휴머노이드, 코인과 우주, 위성 통신도 빅테크들이 주목하는 분야"라고 전했다.
하지만 걱정이 앞선다. 우리가 처한 현실이 암울해서다. 당장 연구개발(R&D) 투자부터 기가 죽는다. 우리나라 정부 전체 R&D 예산이 빅테크 1개 기업의 투자비에도 못 미친다.
정 교수는 "2023년 통계를 보면 아마존이 116.3조 원, 알파벳이 61.7조 원, 메타 52.3조 원, 애플 40.7조 원, MS가 36.9조 원을 미래 산업 R&D에 투자했는데 우리는 2024년 정부 전체 R&D 예산이 26.5조 원에 불과했다"고 지적했다.
정부의 R&D 예산 축소는 더 문제다. 연구실이 입은 타격도 컸다. 밥값, 방값이 올라 학생들의 생활비는 늘었지만 연구실의 자금줄이라 할 연구 과제 수주가 어려워진 탓이다. 심지어 연구 예산이 '전년의 30% 수준'으로 깎인 과제도 있다.
정 교수는 "정부는 R&D 예산이 6% 줄었다고 하나 현장에서 느끼는 축소폭은 60% 이상"이라며 "연구 과제를 수주하기도 어렵고 어떤 과제는 받아와도 지원금이 너무 적어 뭘 어찌 못하겠더라"고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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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국민대 정구민 교수가 26일 KPI뉴스와 인터뷰하며 국가 R&D(연구개발) 투자의 중요성을 설명하고 있다. [이상훈 선임기자] |
설상가상으로 취업문은 심각하게 좁아졌다. 대기업들의 채용 규모가 줄었고 매년 사람을 뽑던 기업들조차 작년말부터는 채용공고조차 내지 않고 있다고 한다.
학생들이 부모에게 손 벌리지 않고 연구에 몰입하기 어려운 상황이 되니 교수들이 느끼는 '자괴감과 슬픔'이 이루 말로 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그는 "경제가 어려우니 돈을 못 풀고 연구개발비 삭감으로 이어진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어 "프랑스와 일본이 '미스트랄 AI', '사카나 AI'를 비롯해 오픈 소스 개발에까지 국가 지원금을 투입하는 점은 정부가 심각하게 받아들여야 한다"고 당부했다.
정 교수가 투자 못지 않게 주목하는 과제는 '생산성 향상'이다. 그는 '일반 실험실에서 20년 걸리는 전기차 배터리 분석을 마이크로소프트가 AI기술을 활용해 80시간만에 끝낸 사례'를 언급하며 "몇 시간을 일했냐보다 일하는 시간 동안 효율을 얼마나 올렸는냐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주 52시간 논쟁보다 생산성 향상 고민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그러면서 "우리도 생성형 AI를 업무에 도입하고 작업의 질을 높이는데 힘써야 하며 정부는 기업들이 낮은 비용으로 AI 소스를 가져다 쓸 수 있도록 기반과 환경을 마련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그는 데이터 주권 확보를 위한 정부의 가이드라인 제정도 촉구했다. 자율주행과 모빌리티 전문가인 그는 중국 자동차의 한국 진출을 매우 심각하게 받아들인다. 중국 자동차의 진출이 한국의 지리와 운행 데이터 유출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정 교수는 "중국 기업이 한국에 전기차 공장을 짓고 한국에서 데이터를 쌓은 후 그걸 토대로 중국에서 학습을 하면 어찌 되겠냐"며 "데이터는 유출되면 안되고 학습은 우리 땅에서 이뤄져야 한다"고 힘줘 말했다.
그는 "정신 바짝 차려야 한다. 연구와 정책, 투자 모두 지금 시기를 놓치면 정말 큰 일이 난다"며 "정부는 데이터 주권을 지키기 위한 가이드라인 제정을 서두르라"고 주문했다.
KPI뉴스 / 김윤경 IT전문기자 yoon@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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