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지는 미 대선 변수…韓 기업들 "유불리 따져 신속 대응"

김윤경 IT전문기자 / 2024-07-26 17:43:33
오차범위 내 접전 중인 트럼프 vs 해리스
판세 박빙이나 당선 후엔 상반된 정책 기조
대선 변수 큰 분야는 반도체·전기차·배터리
"누가 돼도 피해 줄여야…유불리 따져 신속 대응"

미국 대통령 선거 판세가 다시 접전 양상으로 바뀌면서 글로벌 불확실성도 커지고 있다. 대선 영향권 아래 놓인 기업들의 고민은 더욱 심화되는 상태. 누가 당선되는냐에 따라 기업에 대한 지원과 규제 양상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반도체와 자동차, 배터리는 미 대선 변수가 가장 큰 분야다. 반도체법과 IRA(인플레이션감축법)의 향방이 달라지고 기업들에 대한 미 정부 지원과 규제, 향후 투자계획이 변화를 맞을 가능성이 높다. 기업들로선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 카멀라 해리스 미국 부통령(왼쪽)과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AP/뉴시스]

 

26일 주요 외신과 관련업계에 따르면 미 대선은 당선인을 섣불리 예상하기 어려운 '시계제로' 상황이다. 

 

11월 대선이 불과 100여일 남았으나 판세는 박빙이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피격 사태와 조 바이든 대통령의 재선 포기,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의 급부상으로 선거판은 반전에 반전을 거듭하고 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지난달 TV토론 이후 지지율 상승세를 탔고 지난 13일(이하 현지시간) 총격사건 후로는 당선이 유력해졌다.

하지만 '고령 리스크'에 갇힌 바이든 대통령이 지난 21일 후보직을 사퇴한 후로는 상황이 달라졌다. 민주당 새 대권 후보로 떠오른 해리스 부통령이 문제의 고령 리스크를 트럼프에게 넘기면서 흐름이 바뀌었다.

여론조사 결과는 오차범위 내 접전이다. 지난 23일 로이터 여론조사에서는 해리스 44%, 트럼프 42%를 기록했다. CNN과 SSRS 조사에서는 트럼프 49%, 해리스 46%로 나타났다. 

 

같은 시기 뉴욕타임스(NYT)와 시에나칼리지가 진행한 여론조사 결과도 비슷했다. 트럼프 48%, 해리스 47%였다. 미 공영라디오 NPR과 PBS가 마리스트와 등록 유권자 1117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에선 트럼프 46%, 해리스 45%였다. 격차가 모두 오차범위인 1%포인트(p)~3%p에 불과하다.


판세 박빙이나 정책 기조 극과 극

 

판세와 달리 정책 기조는 판이하다. 대표적인 분야가 친환경, 그린 분야다. 전기차와 배터리가 해당된다.

해리스가 이기면 현재 바이든 행정부의 IRA 정책을 계승, 그린 산업을 예정대로 진행하지만 트럼프가 차기 대통령이 되면 전기차 시장이 축소되고 IRA 혜택이 줄어드는 등 산업 위축이 불가피하다.

트럼프는 그간 선거 유세에서 바이든 행정부가 추진한 IRA를 '녹색 속임수'라고 비판해 왔다. '당선되면 첫 해에 바이든의 연비규제를 폐지하겠다'고 수차 공언도 했다. 트럼프 재임시절 연비규제가 사실상 폐지돼 전기차 판매가 2년간 역성장한 바 있다.

반도체도 영향권 안에 있다. 바이든 행정부의 반도체 지원에 대해 두 경쟁자의 입장차가 크다. 해리스가 옹호 입장을 펴는 것과 달리 트럼프는 해외 기업 지원에 대해 부정적 입장을 표출해 왔다. 한국 반도체 기업들은 투자 계획을 새롭게 짜야 한다.

업계는 트럼프 당선 시 반도체 지원법 수정을 통해 대출 지원과 세제 혜택이 줄어들 수 있다고 본다. 유세에서도 트럼프 전 대통령은 '바이든 행정부의 핵심 정책을 폐기하겠다'고 주장해 왔다.

해리스가 당선되면 해외 기업들은 미국 반도체 투자 유도를 위한 추가 지원책을 기대할 수 있다. 트럼프 진영에 대항해 반도체지원법의 정당성을 강조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정중동' 韓 기업들 "누가 돼도 피해 줄여야"

 

기업들의 움직임은 정중동이다. 대책 마련에 한창이지만 공개에는 소극적이다. 누가 당선되더라도 피해를 최소화해야 하고 유불리를 따져 신속 대응하겠다는 입장은 같다.

일각에선 트럼프가 당선돼도 법이 폐기되지 않고 해리스가 승리해도 한국 기업에 꼭 유리할 수만은 없다는 전망도 나온다.

한국기업이 공장을 건설 중이거나 계획 중인 곳, IRA법 수혜를 입는 주(州) 다수가 트럼프가 소속된 공화당 우세주여서 정권 교체에 크게 영향받지 않을 것이란 관측도 있다.

 

현재 삼성전자가 최첨단 반도체 공장 건설을 추진중인 텍사스주는 전통적 공화당 우세지역이다. 현대차가 전기차 공장을 짓고 있는 조지아주는 경합지역으로 분류되지만 여론조사 결과 공화당 우세다.

현대차는 지난 25일 2분기 실적발표회에서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폐지는 어려울 것'이고 IRA가 축소되면 '하이브리드차 물량 확대로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LG에너지솔루션도 같은날 실적발표회에서 '정권 교체시 전기차 성장 둔화 리스크는 있지만 중국 견제가 심화돼 경쟁 측면에서 긍정적 영향도 있다'고 봤다. 아울러 LG에너지솔루션이 받는 '첨단제조생산세액공제(AMPC)의 큰 틀은 유지될 것'으로 예상했다.

유진투자증권 한병화 애널리스트는 "미 대선이 마지막까지 승부를 예측하기 어려워진 상황에서 합리적 결과 예측 전까지는 철저한 리스크 관리가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KPI뉴스 / 김윤경 기자 yoon@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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