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멋지다" "군계일학" 칭송…아이돌 팬덤 닮은 韓 팬덤
韓 별명 '후니'…배경화면·포스터 등 팬아트 제작해 유통
관련 기사 공유…'응원 댓글 공감, 비난 댓글 비공감' 독려
"완벽한 남자.. 아 미치겠네.."
지난 9일 국민의힘 당대표 경선 후보들의 첫 TV토론이 끝날 무렵 국내 최대 포털사이트 네이버의 한 카페에 올라온 게시글 제목이다. 여기서 언급된 '남자'는 연예인이 아니다. 국민의힘 한동훈 후보다.
게시글 하단에는 "군계일학", "대단하다", "최고", "멋지다", "섹시하다" 등 한 후보를 칭송하는 댓글이 줄줄이 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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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난 9일 국민의힘 한동훈 당대표 후보의 팬카페 '위드후니'에 올라온 게시글과 댓글. [위드후니 카페 캡처] |
한 후보를 치켜세우는 게시글이 비단 하나가 아닌 이곳, 바로 그의 팬카페 '위드후니'다.
한 후보가 검사장으로 재직하던 2020년 7월 개설된 위드후니는 국민의힘 7·23 전당대회를 앞두고 더욱 활동 반경을 넓히고 있다. 4·10 총선 때 만해도 2만 명이 채 되지 않았던 위드후니 회원 수는 한 후보가 비대위원장에서 물러나자 기하급수적으로 늘었다.
11일 기준 회원 수는 8만8000명을 돌파해 9만 명에 육박하고 있다. 불과 석 달 만에 7만 명 가량 회원 수가 급증한 것이다.
'응원가'·'팬아트' 제작·공유…아이돌 팬덤 닮은 한동훈 팬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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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국민의힘 한동훈 당대표 후보 팬카페 위드후니에 게시된 응원가(왼쪽 위부터 시계방향), 응원영상, 이모티콘, 포스터, 스티커, 배경화면 모습. [위드후니 카페 캡처] |
눈에 띄는 점은 이들의 활동이 아이돌 팬덤의 '덕질'을 닮았다는 것이다. 덕질이란 좋아하는 대상에 심취해 관련된 것을 열성적으로 알아내고 수집하는 등의 행위를 일컫는다.
아이돌 팬들이 스타에 관한 그림, 패러디 사진 등을 제작해 팬카페에 올리고 스타 이미지가 그려진 배지, 포토카드 등의 굿즈를 만들어 나눠 갖는 행위가 덕질의 대표적 사례다.
위드후니는 한 후보를 '후니'라는 별명으로 부르며 응원하는 노래를 제작했다. 응원가를 바탕으로 후보를 지지하는 내용의 영상도 만들어 공유하고 있다.
또 한 후보 모습을 담은 휴대전화 배경화면, 그의 얼굴을 기반으로 한 이모티콘·포스터와 같은 '팬아트'를 창작해 올린다. 팬아트란 개인이 연예인 등을 보고 영감을 얻어 상업성을 바라지 않고 창작하는 콘텐츠를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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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국민의힘 한동훈 당대표 후보의 팬카페 위드후니 지역모임에서 회원들이 만들고 공유한 부채, 머그잔, 배지, 메모지 등의 굿즈. [위드후니 카페 캡처] |
한 후보 관련 굿즈도 유통되고 있다. 팬카페는 공식적으로 굿즈 제작 계획이 없다는 운영 규칙을 내세웠다. 그러나 회원이 자발적으로 조직한 일부 지역 모임은 한 후보 모습이 담긴 배지, 키링, 부채, 메모지, 머그잔 등을 제작해 나눠가졌다.
한 지역 모임은 회비를 걷어 한 후보 굿즈를 제작한 뒤 남은 돈을 한 후보에게 우호적인 방송을 하는 유튜브 채널에 기부했다.
응원 댓글엔 '공감' 악플엔 '비공감'…오직 한동훈 향한 팬심
회원들은 댓글 좌표찍기를 통해 한 후보에 관한 호의적인 여론을 확산하고 비판적인 여론은 축소하려는 움직임도 보이고 있다.
한 후보에 관한 포털사이트 기사 링크를 공유한 뒤 팬카페 회원들을 향해 한 후보에 긍정적인 댓글을 써달라고 요청하는 식이다. 한 후보에 우호적인 댓글엔 공감, 비우호적인 댓글에는 비공감을 표시해줄 것도 독려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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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국민의힘 한동훈 당대표 후보의 팬카페 위드후니에 올라온 게시글 모음. 작성자가 회원들에게 한동훈 후보에 관한 응원 댓글 달기를 독려하고 우호적 댓글에는 공감, 악플에는 비공감을 누르기를 요청하고 있다. [위드후니 카페 캡처] |
지난 8일 위드후니에 '회원님들! 급해요. 아래기사에 한동훈님 응원댓글 부탁드립니다'라는 제목의 게시글이 올라왔다. 작성자는 한 후보 응원 댓글을 독려하며 기사에 특정 아이디가 단 댓글이 한 후보에 관해 허위사실을 유포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해당 댓글에 비공감 표시를 누르고 반박 댓글을 달아달라고 요청했다. 이 댓글을 신고해달라고도 했다.
이들은 한 후보에 부정적인 입장을 보인 정치인 기사도 공유하며 댓글을 달고 있다. 작성자가 해당 정치인 기사 링크와 함께 그를 비판하는 내용의 글을 올리면 댓글에는 '댓완'(댓글 달기 완료)이 달리는 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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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국민의힘 한동훈 당대표 후보의 팬카페 위드후니에 올라온 게시글 모음. 게시글 작성자가 국민의힘 조정훈 의원, 홍준표 대구시장 등 한 후보에 비판적인 입장을 보인 보수 인사의 기사를 공유하고 있다. [위드후니 카페 캡처] |
한 후보에 적대적이면 같은 국민의힘 소속 인사라고 해도 비판하고 댓글 공격을 서슴지 않는 모습이다.
지난 9일 노컷뉴스를 공유한 글에는 조정훈 의원을 비난하는 내용이 담겼는데, 동조하는 댓글과 함께 '댓완'이라고 적힌 댓글이 수십 개 달렸다.
지난 4일 동아일보 기사를 공유한 게시글에도 홍준표 대구시장에 비판적 내용이 적혔는데, 동의 댓글과 '댓완' 댓글이 여럿 올라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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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국민의힘 한동훈 당대표 후보의 팬카페 위드후니 회원들이 자신들이 한 후보의 '자발적 댓글팀'이라고 말하는 내용의 게시글과 댓글. [위드후니 카페 캡처] |
국민의힘 장예찬 전 청년최고위원은 최근 한 후보가 법무부 장관 시절 온라인 댓글팀을 운영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위드후니 회원들은 장 전 최고위원을 강하게 비판하고 있다. 자신들은 한 후보의 '자발적 댓글팀, 자발적 댓글부대'라는 주장이다.
유민영 성균관대 서베이리서치센터 전임연구원(정치학 박사)은 "팬덤 정치에는 정당 중심을 저해하고 정당 내부 과도한 갈등을 유발할 수 있다는 단점이 있지만 당원과 유권자의 정치참여를 이끌어내고 정당 내부의 건강한 경쟁을 촉진할 가능성도 있다"고 설명했다.
유 연구원은 "하지만 정치인의 정치적 행보가 아닌 외모 등 사람 자체를 응원하는 양상으로 흘러간다면 팬덤정치가 가져올 순기능의 가능성을 기대하기는 어렵다"고 지적했다.
박상병 정치평론가는 "팬덤 그룹이 굿즈를 만드는 등의 행동은 그들끼리의 판단"이라며 "그것에 대해 논할 것은 아니지만 한 후보 팬덤은 지금 여권과 윤 대통령의 비평에서도 불구하고 한 후보가 당당히 1위를 하는 근본적인 동력이 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또 "기사 링크를 공유하고 댓글을 요청하는 것은 통상적인 팬들의 정치 활동"이라고 했다.
그는 그러나 "한 후보에게 비판적인 인물을 욕하는 행위 등을 봤을 때, 점점 갈 수록 강한 팬덤이 형성돼 민주당의 '개딸'과 비슷하게 갈 수도 있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KPI뉴스 / 김명주 기자 kmj@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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