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류 중인 MG손보…대형 금융그룹 물밑타진說 '솔솔'

유충현 기자 / 2025-03-25 18:01:39
"신한금융, 메리츠화재 포기 전 당국에 인수 의사 전달"...신한금융 측 "사실무근"
우리금융·IBK 이름도 거론되지만…"얻을 것보다 비용이 더 크다"며 부인

메리츠화재가 MG손해보험 인수를 포기하면서 벌써 다섯 번째 주인 찾기가 무산됐다. 

 

MG손보 매각 절차가 표류하는 가운데 대형 금융그룹이 인수에 나설 수 있다는 설이 나온다. 

 

▲ 서울 중구 신한은행 본점. [신한은행 제공]

 

25일 국회 정무위원회와 금융권 및 보험업계에 따르면 신한금융그룹은 지난달 초께 금융당국에 MG손보 인수 의사를 타진했다고 한다. 메리츠화재가 MG손보에 대한 실사를 시도하면서 노조와 갈등을 빚던 시기다. 

 

국회 정무위 관계자는 이날 "지난해에는 신한금융이 그리 적극적이지 않았다"며 "하지만 이후 메리츠화재에 주어진 인수합병(M&A) 조건이나 공적자금 투입 규모 등을 보면서 '이 정도라면 우리도 해볼 만하지 않겠느냐'는 판단을 한 듯하다"고 말했다. 

 

메리츠화재는 자산부채이전(P&A) 방식으로 MG손보 인수를 추진했다. 이 방식은 고용승계 의무가 없고 계약 자산과 부채를 선택적으로 인수할 수 있어 통상적인 M&A보다 유리하다. 메리츠화재는 MG손보 전체 직원의 10%만 고용승계하려고 해 노조와 마찰을 밎었다. 또 정부는 메리츠화재 측에 5000억 원의 공적자금을 지원해주기로 했다.   

 

당시 금융당국은 "현재 메리츠화재가 우선협상대상자로서 절차가 진행 중이니 일단 기다려보라"며 "만일 메리츠화재가 손을 떼면 그때 가서 다시 이야기해 보자"는 입장을 전했다고 한다. 

 

신한금융은 현재 '신한ez손해보험'이라는 손보 자회사를 보유하고 있지만 실적은 부진하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대형 금융지주들이 보험사 등 비(非)은행 포트폴리오를 확대하려 노력하고 있다"며 "조건만 괜찮다면 인수할 만한 매물로 여겨졌을 듯하다"고 진단했다. 

 

신한금융 측은 그러나 "전혀 사실 무근"이라며 강하게 부인했다. 신한금융 관계자는 "설령 손해보험업에 대한 니즈가 있더라도 MG손해보험은 매물로서 매력이 너무 떨어진다"고 일축했다. 

 

MG손보는 업력은 오래됐지만 건전성 문제가 심각하다.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자본총계 -184억 원으로 완전자본잠식 상태다. 지급여력비율(K-ICS·킥스)은 43.37%로 법정 기준(100%)의 절반에도 못 미친다. MG손보를 인수하더라도 정상화 과정에서 추가적으로 막대한 자금 투입이 불가피하다. 

 

▲ MG손해보험 본사. [뉴시스]

 

신한금융 외 잠재적으로 거론되는 후보로는 우리금융그룹과 IBK기업은행이 있다.

 

우리금융은 5대 금융그룹 중 유일하게 보험 자회사가 없다. 현재 ABL생명과 동양생명 패키지 인수를 위한 대금 납입을 마치고 금융당국의 인가를 기다리고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우리금융은 부당대출 문제로 금융당국에 '목줄'이 잡혀 있다"며 "금융당국에 잘 보이기 위해 MG손보 인수를 검토해볼 수 있다"고 관측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메리츠화재가 갑자기 MG손보 인수에 나선 배경도 당시 금융감독원 정기검사 결과를 앞두고 있던 상황과도 무관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기업은행은 지난해 사모펀드에 전략적투자자(SI) 방식으로 MG손보 인수에 참여했다. 당시 금융당국이 메리츠화재를 수의계약 대상자로 낙점하면서 기업은행이 한 발 뺐지만 상황에 따라 다시 나설 수 있다는 설이 돈다. 

 

다만 우리금융그룹과 기업은행 모두 강하게 고개를 젓고 있다. 우리금융 관계자는 "MG손보 인수는 리스크가 너무 크다"며 '주주들을 설득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했다. 

 

KPI뉴스 / 유충현 기자 babybug@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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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충현 / 경제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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