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은행 계열사 부재 뼈아픈 우리금융…더 애타는 동양·ABL생명 인수

유충현 기자 / 2025-02-14 17:57:19
우리금융 당기순익 중 우리은행 비중 98%
"보험사 등 비은행 계열사 확충해야 순익 성장"

'비은행 계열사만 충실했더라면 결과가 달랐을 수 있는데…'

 

KB·신한·하나·우리 4대 금융그룹 가운데 우리금융은 비은행 계열사가 가장 부실한 편이다. 과거 우리금융그룹 민영화 당시 우리투자증권(현 NH투자증권), 우리아비바생명(현 iM라이프) 등 다수의 비은행 계열사들을 분리 매각한 탓이다.

 

우리금융이 실적을 더 올리기 위해선 비은행 계열사 확충이 필요하다고 모두가 말한다. 금융당국의 승인을 앞둔 동양생명·ABL생명 인수에 우리금융이 더 애가 타는 이유다. 

 

▲ 4대 금융지주 은행부문 및 비은행부문의 2023년, 2024년 실적 비교. [각 사 실적발표 종합]

 

14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금융 당기순이익 3조860억원 중 98%가 우리은행(3조394억 원)에서 나왔다. 우리금융의 은행 비중은 KB금융(64%), 신한금융(82%), 하나금융(90%) 등보다 훨씬 더 높다. 

 

금융권 관계자는 "은행 부문 의존도는 4대 금융의 성적표 순위와 반비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우리금융 관계자는 "이 사실을 잘 알기에 몇 년 전부터 기회가 올 때마다 인수합병(M&A) 등을 통해 비은행 계열사 확충을 위해 노력해왔다"고 강조했다. 

 

증권사에선 아직 마땅한 매물이 없지만 작년에 보험사 중 동양·ABL생명이 매물로 나오자 우리금융은 즉시 뛰어들었다. 

 

우리금융은 지난해 8월 동양생명 지분 75.34%를 1조2840억원, ABL생명 지분 100%를 2654억원에 각각 인수하는 등 총 1조5493억원의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했다. 지난달에는 금융당국에 두 보험사에 대한 자회사 편입 심사를 신청해 두고 승인을 기다리는 상태다.

 

동양생명의 지난해 당기순익은 3143억 원이고 ABL생명은 지난해 3분기까지 675억 원의 순이익을 기록했다. 향후 두 보험사를 인수하면 금융권 3위인 하나금융그룹(3조7388억 원)과의 격차를 크게 좁힐 수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특히 생보사는 방카슈랑스를 통해 은행과 시너지가 좋다"고 진단했다. '방카슈랑스 룰'로 모든 은행은 한 보험사 상품을 25% 이상 판매할 수 있다. 반대로 얘기하면 계열 보험사에 25%까지는 실적을 몰아줄 수 있다는 뜻이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생보사 인수로 두 보험사와 우리은행 모두 당기순익이 더 늘어날 수 있다"고 예상했다. 

 

▲ 4대 시중은행. [KPI뉴스 자료사진]

 

하지만 마지막 심사 문턱을 넘을 수 있을지가 미지수다. 금감원 정기검사에서 직전 회장 재임 기간뿐 아니라 현 경영진 체제에서도 상당수의 부당대출이 실행된 점이 추가로 나왔기 때문이다. 검사 결과를 반영해 경영실태평가 등급이 기준(2등급)에 못 미치면 그간 추진한 인수합병이 좌절될 가능성도 있다.

 

또 두 보험사 인수 여부 결정을 위한 이사회를 소집하기 불과 20분 전에 리스크관리위원회를 연 것으로 밝혀져 부실 심사 논란도 불거지고 있다. 

 

다만 M&A가 어그러지면 우리금융보다 두 보험사의 타격이 더 크다. '새 주인' 찾기는 상당한 난항을 겪을 위험이 높다. 

 

금융권 일각에선 금융당국이 조건을 달아 인수를 승인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경영평가 등급이 3등급 이하일 경우에도 우리금융이 자본금을 증액하거나 부실 자산을 정리하는 등의 노력을 통해 일정 요건을 충족했다고 판단하면 인수를 허락할 수 있다는 점에서다.

 

우리금융은 심사 과정을 지켜보며 보험사 인수를 차질없이 준비하겠다는 입장이다. 이성욱 우리금융 부사장은 지난 7일 컨퍼런스콜 행사에서 "두 보험사가 인수되면 단시일 내에 은행 의존도를 80%로 낮출 수 있어 수익 다각화에 최적"이라며 "자회사로 편입되면 향후 양사 자본비율을 보수적으로 관리해 지급 여력이 탄탄한 회사로 키울 것"이라고 다짐했다.

 

KPI뉴스 / 유충현 기자 babybug@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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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충현 / 경제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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