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현대, 해외사업 덕에 시장전망 상회 호실적
국내시장 보릿고개 진입, 실적격차 심화될 전망
최상위 대형 건설사들이 엇갈린 1분기 성적표를 내놓고 있다.
국내 주택사업에 대한 의존이 높은 건설사는 실적이 부진한 모습을 보인 반면 삼성물산과 현대건설 등 해외사업 비중이 높은 건설사는 시장 전망치를 웃도는 성적을 올렸다. 시장에서는 앞으로 건설사 간 실적 차별화가 심화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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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파트 건설 현장. [UPI뉴스 자료사진] |
GS건설은 26일 매출 3조710억 원, 영업이익 710억 원의 실적을 공시했다. 매출액은 전년(3조5130억원) 대비 12.6% 줄었다. 영업이익도 전년 동기 1590억원에 비해 55.3% 감소했다. 직전 분기까지 계속된 적자흐름을 벗어났다는 점은 그나마 긍정적이다. 하지만 작년 4월 발생한 '검단 아파트 주차장 붕괴 사고' 발생 전으로 돌아가지 못한 상태다.
GS건설의 매출은 전반적으로 '국내', '건축' 분야 집중도가 상대적으로 높았다. 사업부문별 매출액은 △건축주택사업본부 2조3870억 원 △신사업본부 2870억 원 △인프라사업본부 2630억 원이다. 건축주택사업본부가 전체의 81.3%를 차지한다. 지역별 매출액을 보면 국내사업과 해외사업이 각각 2조5660억 원, 5050억 원이다. 국내사업 비중이 83.6%에 달했다.
오는 30일 1분기 실적 발표를 앞둔 대우건설도 표정이 좋지 않다. 금융정보 제공업체 에프앤가이드가 취합한 증권사 전망치를 종합하면 대우건설은 올해 1분기 2조5021억 원의 매출액과 1388억 원의 영업이익을 거둘 것으로 예상된다. 매출액은 지난해 1분기 2조6081억 원 대비 4.2% 줄고 영업이익은 같은 기간 1767억 원에서 27.2% 떨어질 것이란 분석이다.
대우건설도 높은 주택사업 비중에 발목이 잡힌 모양새다. 대우건설의 지난해 연간 매출현황을 보면 △주택건축 7조2051억 원 △토목 2조4141억 원 △플랜트 1조6202억 원 △기타 7689억 원이다. 주택건축이 전체의 61%에 달한다. 지역별 매출은 국내사업이 9조800억 원, 해외사업이 2조9289억 원이다. 국내사업이 75.6%를 차지하고 해외사업이 24.4%에 그친다.
시장에서는 국내·주택 의존도가 높은 건설사에 우려의 시선을 보낸다. 김기룡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주택 분양 축소에 따른 매출 감소 흐름이 불가피하다"며 "주택건축 외에도 전 공종(공사 종류)의 매출 및 이익 감소가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정윤재 유안타증권 연구원도 "건축·주택사업에서 유의미한 원가율 개선을 기대하기 어려운 업황이 지속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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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고양시 한 아파트 건설현장에서 인부들이 작업을 하고 있다.[이상훈 선임기자] |
반면 일찌감치 해외사업으로 눈을 돌린 건설사들은 호실적을 달성했다. 올해 사상 최대 영업이익을 올린 삼성물산 건설부문이 단적인 예다. 삼성물산 건설부문은 1분기에 매출액 5조5840억 원, 영업이익 3370억 원을 올려 시장 기대치를 상회했다. 기존에 프로젝트에 더해 미국 텍사스주 테일러시에 짓고 있는 반도체공장 실적이 반영되면서 실적을 끌어올렸다.
해외수주에 꾸준히 공을 들인 현대건설도 올해 1분기 실적이 크게 개선됐다. 현대건설의 매출액은 8조5452억 원으로 1년 전보다 41.7%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2509억 원으로 같은 기간 44.6% 상승했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울산에 국내 석유화학업계 사상 최대 규모의 플랜트를 짓는 '샤힌 프로젝트'가 본격화됐다"며 "파나마 메트로 3호선, 이라크 바스라 정유공장 등 해외 대형현장의 공정이 가속화되면서 매출과 영업이익이 모두 증가세를 보였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분기부터 건설사별 실적 차별화 흐름이 심화할 수 있다고 본다. 부동산 경기 침체가 건설경기 침체로 이어지는 추세가 올해 초부터 본격적으로 나타난다는 점에서다. 건설산업연구원의 '4월 월간 건설시장 동향'을 보면 지난 2월 국내 건설수주는 10조2000억 원에 그쳤다. 이는 최근 3년간 평균보다 30%가량 낮은 것으로 최근 5년 중 최저치다.
주요 건설물가도 상승했다. 철근값은 다소 떨어졌으나 레미콘(9.1%)과 시멘트(5.9) 가격 상승세가 높아 전체적으로 오름세가 이어졌다. 시장 악화로 매출은 쪼그라드는데, 원가는 올라 수익성이 나빠지고 있다는 뜻이다. 박철한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올해 1분기 이후 준공 물량이 줄어들 예정이라 건설업체들의 어려움이 가중될 것"이라고 말했다.
건설사들도 각자 '보릿고개'를 넘길 준비를 하고 있다. 한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시장 흐름상 올해부터 2, 3년 정도 굉장히 힘든 시기가 될 것"이라며 "주택 호황기에 주택부문 인력을 대거 충원했던 업체에서는 벌써부터 구조조정 이야기도 나오고 있다"고 전했다.
KPI뉴스 / 유충현 기자 babybug@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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