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LG전자 TV 부진…'관세보다 中발 황풍이 더 문제'

김윤경 IT전문기자 / 2025-10-14 17:58:35
삼성전자 3분기 깜짝 실적…LG전자도 기대 이상
반도체 실적 회복하고 생활가전·전장은 선방
TV 여전히 고전…더 거세진 중국 황풍이 원인
"프리미엄·중저가 병행…AI·플랫폼 경쟁력 높여야"

TV 사업 침체가 이어지고 있다. 반도체와 생활가전이 뚜렷한 회복세를 보이며 깜짝 실적을 내놓은 것과 달리 TV는 부진을 면치 못한 채 하락을 거듭하고 있다. 미국발 관세 불확실성과 글로벌 수요 침체보다 중국발 황풍이 더 큰 문제로 지적된다.
 

▲ 중국 TV 브랜드들이 약진하며 한국 TV 사업이 침체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GPT-4o]

 

삼성전자가 14일 발표한 3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86조 원과 12조1000억 원. 작년 3분기 대비 매출 8.7%, 영업이익은 31.8% 상승했다. 반도체 사업(DS부문)이 실적을 견인했다.

시장조사기관인 카운터포인트리서치는 이날 '삼성전자가 올 3분기 글로벌 메모리 시장에서 194억 달러 매출을 기록하며 시장 1위를 탈환했고 갤럭시 Z7 시리즈가 선전하며 스마트폰 판매량도 증가했다'고 분석했다.

전날 발표한 LG전자 실적에서는 가전과 전장(자동차 부품 및 솔루션)의 선전이 확인됐다. 전사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각각 21조 8751억 원과 6889억 원으로 전년보다 1.4%, 8.4% 하락했지만 생활가전과 전장이 수익을 내며 시장 예상치를 10% 이상 상회했다.

문제는 TV였다. 수출기업에게는 호재일 수 있는 '환율급등'도 TV의 수익 하락을 막지 못했다.

LG전자는 2분기 1917억 원 적자에 이어 3분기에도 같은 수준의 영업손실을 예상하고 있다. 또 삼성전자의 3분기 생활가전(DA)과 영상디스플레이(VD) 사업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5300억 원) 수준에 못 미친 것으로 추정된다.

 

관세보다 더 무서운 중국발 황풍

 

원인은 중국발 황풍이었다. 글로벌 수요 감소와 북미 시장에서의 관세 부담도 어려움을 키웠지만 중국 기업들의 물량·가격 공세를 버티지 못하고 한국 TV의 위상이 약화된 탓이다. 중국 TV 브랜드들과의 경쟁 과열로 마케팅비는 상승한 반면 판매량은 감소해 수익이 악화됐다.
 

중국 TV의 약진은 지난 2020년 이후 꾸준하다. 2024년에는 TCL과 하이센스, 샤오미의 합산 점유율이 삼성과 LG전자를 추월했고 올해는 한국 브랜드와 점유율 격차까지 벌이고 있다.

 

시장조사업체인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올 상반기 중국 TCL(15.2%)과 하이센스(14.9%), 샤오미(5.8%)의 TV 출하량 점유율은 총 35.9%로 삼성전자(17.9%)와 LG전자(11.8%)가 기록한 29.7%를 6.2%포인트(p) 앞섰다.


지난해 상반기 중국(33.9%)과 한국(30.3%)의 점유율 차이가 3.6%p였던 것과 비교하면 2.6%p 더 벌어졌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OLED(올레드)와 QLED(큐엘이디) 등 프리미엄 TV로 차별화를 꾀하고 있지만 이도 한계를 지닌다. 연구개발(R&D)과 마케팅 비용이 회수되기도 전에 중국의 가성비 공세가 몰려오기 때문이다.

 

중국 TV 브랜드들은 원가 우위 부품 경쟁력과 정부의 지원을 등에 업고 중저가 TV에 이어 75인치 이상 초대형과 프리미엄 시장에서도 입지를 넓히고 있다.

 

실제로 프리미엄 TV 시장에서 TCL과 하이센스의 점유율 확대는 두드러진다. 카운터포인트리서치 보고서에 따르면 출하량 기준 하이센스의 프리미엄 TV 시장 점유율은 2024년 1분기 14%에서 2025년 1분기 20%, TCL은 13%에서 19%로 상승했다. 같은 기간 매출 점유율도 하이센스가 13%에서 17%, TCL은 13%에서 16%로 올랐다.

삼성전자와 LG전자가 OLED에 집중하는 동안 중국 브랜드들이 대형 미니OLED와 LCD(액정디스플레이) 모델로 시장을 공략한 점이 주 요인으로 꼽힌다. 같은 가격이라면 '더 작은 OLED TV'보다 '더 큰 미니LED TV'를 선호하는 소비자들이 늘고 있어서다.

프리미엄·중저가 병행하고 AI·플랫폼 경쟁력 높여야


전문가들은 한국 TV가 침체를 벗어나려면 '기술·품질 프리미엄' 못지 않게 비용 효율화를 병행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소프트웨어와 콘텐츠에 기반한 플랫폼 경쟁력으로 제품의 부가가치를 높여야 중저가 시장에서 가성비 공세에 대응할 수 있다고 본다. AI(인공지능) 기술력과 보안 강화로 중국 제품과 차별화된 우위를 입증하는 것도 중요하다.

황민성 카운터포인트리서치 연구위원(디렉터)은 14일 KPI뉴스와의 통화에서 "한국 TV가 확보한 프리미엄 입지는 확고하지만 그 시장만으로는 한계가 많다"면서 "중저가 시장에서도 경쟁력 있는 제품을 준비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그는 "반도체 실적 회복이 AI 훈풍에 기반을 두듯 프리미엄 TV의 침체 극복도 AI 기술력을 활용한 차별화 방안에서 나올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KPI뉴스 / 김윤경 IT전문기자 yoon@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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