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줄이 최대실적 거뒀는데…마냥 웃진 못하는 보험사들

유충현 기자 / 2025-02-13 11:18:59
'손보 빅4' 순익 5.6조…'생보 빅4'도 4.5조 육박 전망
금리·규제 영향에 건전성 악화 우려…"내부 분위기 좋지 않아"

국내 보험사들이 줄줄이 역대급 실적을 내고도 표정이 밝지만은 않다. 최근 금융당국이 규제를 강화한 데다 올해 금리인하가 예상되면서 건전성 관리가 어려워질 것으로 우려되기 때문이다. 

 

▲ [게티이미지뱅크]

 

12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주요 보험사들은 일제히 역대 최대 실적을 거둔 것으로 나타났다. 생보 상위 4개사(삼성생명·한화생명·교보생명·신한라이프생명) 당기순이익은 작년보다 약 20% 증가한 4조5000억 원에 육박할 전망이다. 

 

생보업계 1위 삼성생명의 지난해 당기순익은 2조2603억 원을 기록했다. 2023년 연결기준 2조 원을 돌파한 데 이어 작년에도 11.1% 증가했다. 한화생명의 순익은 8660억 원으로 1년 전과 비교해 4.9% 증가했고 신한라이프의 순이익(5284억 원)도 같은 기간 11.9% 늘었다. 교보생명은 아직 작년 실적을 공시하지 않았지만, 3분기까지 순익 8950억 원이었던 것을 고려하면 연간 순익 1조 원은 어렵지 않을 전망이다.

 

손보사들의 실적은 더 좋았다. 손보 상위 4개사(삼성화재·DB손보·현대해상·KB손보)의 지난해 당기순익은 2023년보다 16% 증가한 5조6276억 원을 기록했다. 

 

삼성화재는 전년보다 14% 증가한 2조767억 원의 순익을 기록했다. DB손보와 KB손보는 1조8609억 원(6.8%↑), KB손보는 8395억 원(17.7%↑)을 각각 벌었다. 현대해상 순익은 2023년 5744억 원에서 지난해 8505억 원으로 48.1%나 늘었다. '손보 빅4' 가운데 가장 큰 증가율이다.

 

호실적 배경으로는 새 국제회계제도(IFRS17) 적용 이후 보험사들이 보장성보험 판매를 적극 늘린 것이 꼽힌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장기 보장성보험은 소비자가 장기간 보험료를 납입하기 때문에 보험사의 투자나 자산운용에 용이하다"며 "특히 IFRS17에서 보험사의 수익성을 나타내는 보험계약마진(CSM) 확보에 유리하다"고 설명했다.

 

▲ 생명보험 상위 4개사 및 손해보험 상위 4개사 2023~2024 연간 순이익 비교(교보생명은 2024년 연간 실적치 미집계). [각 사 공시자료 재구성]

 

하지만 역대급 실적에도 불구하고 업계 표정은 그리 밝지 않다. 우선 무·저해지보험에 대한 당국의 해지율 강화 제도 도입 영향으로 건전성이 위협받을 전망이다. 보험사들은 지난해 무·저해지보험 판매를 확대하면서 '실적 부풀리기'를 하는 것이 아니냐는 논란이 있었는데 이에 금융당국은 보험사들이 수익을 부풀렸다고 보고 가이드라인 규제를 시작했다.

 

당국이 제시한 모형을 본격적으로 적용하면 보험사들의 자본건전성 지표인 킥스(K-ICS·지급여력) 비율 하락이 불가피하다. 업계에서는 올해도 킥스 비율이 추가 하락할 가능성이 높은 만큼 무엇보다 건전성 확보가 관건이 될 것이라고 전망하는 시선이 많다. 

 

손보업계 관계자는 "무해지 상품의 해지율 제도 적용이 강화되면서 보험사의 건전성은 계속 악화할 것으로 보인다"며 "생보·손보업 할 것 없이 보장성보험 중심 판매 확대, 자본성 증권 발행 등을 통해 건전성 확충에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금리인하가 예상된다는 점도 악재다. 보험사는 자산과 부채를 장기간 운용하는데 일반적으로 부채가 자산보다 금리에 훨씬 민감하다. 금리가 떨어지면 자산가치보다 부채가 더 빠르게 늘어 자본이 감소하는 구조다. 보험연구원은 금리가 1% 내려갈 때 생보사와 손보사의 킥스 비율이 각각 25%포인트, 30%포인트 떨어진다고 분석했다.

 

생보업계 관계자는 "실적 숫자는 좋게 나왔지만 내부적으로 사실 좋은 분위기는 아니다"며 "향후 자본규제 준수가 쉽지 않은 일이 될 것"이라고 염려했다. 

 

KPI뉴스 / 유충현 기자 babybug@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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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충현 / 경제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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