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위 10개 건설사 중 8개 '빚 상환 능력' 악화…1개는 '좀비기업' 문턱

유충현 기자 / 2024-04-17 17:41:36
이자보상배율 '뚝'…2022년 7.1배→ 2023년 3.7배
차입금 늘고 이자비용 급증…"올해 더 악화될 것"

상위 10개 건설사 중 8개의 채무상환 능력이 악화된 것으로 조사됐다. 건설경기 악화 속에 수익(영업이익)은 줄어든 반면 고금리로 꼬박꼬박 내야 할 이자비용은 크게 늘어난 탓이다. 

 

1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사업보고서를 제출한 건설사 중 시공능력평가 상위 10개 건설사의 지난해 평균 이자보상배율은 3.7배였다. 2022년 이자보상배율 7.1배에 비해 절반 가깝게 뚝 떨어졌다. 2년 전(14.5배) 대비 거의 4분의 1 수준이다.

 

이자보상배율이란 영업이익을 이자비용으로 나눈 수치다. 기업의 채무상환능력을 나타내는 지표다. 숫자가 높을수록 여력이 높다는 뜻이다.

 

기업별로는 상위 10개 건설사 중 8개의 이자보상배율이 떨어졌다. 업체별 이자보상배율 감소폭은 △포스코이앤씨(13.3배→3.2배) △DL이앤씨 (14.4배→6.8배) △대우건설(9.4배→4.4배) △GS건설(3.7배→-1.3배) △롯데건설(4.4배→1.3배) △삼성물산(13.4배→11.3배) 순으로 컸다. 

 

▲ 2021~2023년 시공능력평가 상위 건설사 이자보상배율 추이.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10개 건설사의 이자보상배율이 급격히 낮아진 것은 이자비용 증가 영향이 컸다. 10대 건설사들은 지난해 영업활동을 통해 5조3468억 원의 영업이익을 남겼는데, 이 중 1조4574억 원을 이자비용으로 지출했다.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10.5% 줄어든 반면 이자비용은 72.7% 증가했다.

 

2022년 233억 원이었던 포스코이앤씨의 이자비용은 630억 원으로 1년새 170.6% 증가했다. 롯데건설(145.6%), 현대엔지니어링(113.3%), GS건설(106.3%)도 2배 이상씩 이자비용이 늘었다. 상위 10개 건설사 가운데 HDC현대산업개발을 제외한 9곳의 이자비용이 늘었다. 

 

일부 기업은 이자보상배율이 1배를 밑돌아 채무상환 능력이 위험수위에 이른 것으로 파악됐다. 시장에서는 이자보상비율이 1 미만이면 '잠재적 부실기업'으로 판단한다. 만약 3년 동안 이자보상비율이 1 미만인 상태가 유지되면 한계기업(일명 '좀비기업')으로 분류된다. 

 

GS건설은 이자보상배율이 마이너스(-)였다. 지난해 '검단 아파트 주차장 붕괴사고' 여파로 적자를 기록한 탓이다. GS건설은 이자보상배율 1미만이 1회에 그쳐 한계기업에 포함되지는 않았다.

 

▲ 2021~2023년 시공능력평가 상위 건설사 이자비용 추이.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SK에코플랜트도 이자보상배율이 0.5에 불과했다. 이 회사는 2022년 이자보상배율이 0.88배에 그쳤는데, 작년에는 숫자가 더 줄었다. 환경·에너지 사업 다각화를 본격화한 2020년 이후로 차입금이 크게 증가했는데 수익성은 아직 오르지 않았다. SK에코플랜트의 이자보상배율이 올해 결산에서도 1보다 낮다면 공식적인 '좀비기업' 상태에 들어가게 된다. 

 

전문가들은 올해 시장여건을 고려할 때 건설사들의 채무상환 여력이 개선될 가능성이 별로 없다고 본다. 김태준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책임연구원은 "그나마 기대하던 금리도 올해 안에 내려갈 수 있을지 걱정이고 미분양도 점점 증가하는 추세"라며 이자보상배율이 개선되기 어렵다고 진단했다. 


KPI뉴스 / 유충현 기자 babybug@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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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충현 / 경제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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