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악은 이란 원유 수출 금지나 호르무즈 해협 봉쇄…"유가 2.5배 뛸 수도"
중동 지역 정세가 불안하면서 기록적인 유가 폭등에 대한 우려가 제기된다. 유가가 우리 경제에 큰 영향을 미치는 만큼 기업과 국민 관심이 지대하다.
다만 최근 보복과 재보복의 수레바퀴가 멈추는 정황이 보여 큰 변화는 없을 거란 예상도 나온다.
이스라엘은 지난 18일(현지시간) 이란 이스파한 군사 기지를 폭격했다. 영국 BBC방송은 이스라엘 폭격으로 방공 시스템 일부가 훼손된 흔적이 확인됐다고 보도했다.
이스라엘은 지난 13일 밤~14일 새벽 자국에 이란이 약 300기의 자폭 드론과 탄도·순항 미사일을 발사하자 닷새 만에 보복을 가했다. 지난 1일엔 시리아 내 이란 영사관을 폭격했다.
보복과 재보복이 꼬리를 물면서 중동 지역 정세는 혼란스러운 모습이다. 유가도 마찬가지다.
지난 18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에서 서부텍사스산 원유(WTI)는 전일 대비 0.05% 오른 배럴당 82.73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북해산 브렌트유는 배럴당 87.11달러로 전일보다 0.21% 떨어졌다.
WTI는 장중 4%, 브렌트유는 3% 넘게 급등하면서 시장이 들썩였다. 기타오카 도모치카 노무라증권 연구원은 "중동 정세의 긴박화가 유가 상승이나 운송로 차단 등으로 경제에 악영향을 줄 수 있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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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미국 텍사스주 미들랜드의 석유 굴착기와 펌프 잭. [AP뉴시스] |
하지만 이후 미국 등 국제사회의 노력으로 중동 지역 지정학적 긴장은 완화 추세다. 미국과 이스라엘은 고위급 안보 당국자간 협의를 하면서 더 이상의 확전을 막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이란이 핵 원칙 재검토를 천명한 점도 시장은 긍정적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이란 혁명수비대 핵 안보 담당 사령관 아흐마드 하그탈라브는 지난 18일(현지시간) "적(이스라엘)이 우리를 압박하는 수단으로 핵시설을 공격한다면 우리의 핵 원칙과 정책 그리고 이전에 발표했던 고려사항을 모두 재검토할 수 있다"고 밝혔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이란이 핵 원칙 재검토를 천명한 건 핵을 쓰겠다는 의미보다는 핵으로 이스라엘을 위협해 추가적인 공격을 막으려는 의미"라면서 "이란은 핵 위협을 통해 재보복 없이도 자존심을 세우는 '출구 전략'을 구사하는 듯하다"고 관측했다.
핵 위협뿐 아니라 국제사회의 눈총까지 더해 이스라엘이 추가 공격을 하지는 않을 거란 설이 힘을 받고 있다.
중동 지역 긴장이 완화되는 흐름이 잡히며 18일(현지시간) WTI는 당일 상승분을 대부분 반납했다. 브렌트유는 아예 하락 반전했다.
그 다음 열린 22일 장에서도 유가는 내림세다. 한국시간으로 22일 오후 5시경 WTI는 전거래일 종가 대비 1.65% 떨어진 배럴당 80.86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같은 시각 브렌트유는 1.57% 하락한 배럴당 85.92달러를 기록했다.
독립증권리서치사 더프레미어 강관우 대표는 "중동 지역 지정학적 긴장이 완화 추세"라면서 "국제유가가 폭등하진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국제유가 상단으로 배럴당 100달러를 제시했다.
최예찬 상상인증권 연구원은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인하가 지연됨에 따라 달러화가 강세인 점도 유가 오름세를 제한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유가는 달러화로 표시되기에 달러화가 강세면 하방 압력을 받는다.
강 대표는 "OPEC+(OPEC과 러시아 등 주요 산유국 모임)가 감산을 지속하고 있어 하향안정화되기도 힘들다"며 "한동안 높은 변동성이 지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이란이 또 재보복을 하면서 전쟁이 확대돼 이란의 원유 수출 금지나 호르무즈 해협 봉쇄로 이어지는 최악의 시나리오도 배제할 수는 없다.
이란은 석유수출국기구(OPEC)에서 세 번째로 큰 산유국이라 전쟁이 확대될 경우 유가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 특히 세계 원유의 20% 가량이 호르무즈 해협을 통해 운송된다. 해협이 봉쇄되면 시장에 미치는 충격이 어마어마하다.
최예찬 상상인증권 연구원은 "호르무즈 해협에 대한 통제가 진행되면 국제유가가 배럴당 120달러를 상회할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에너지경제연구원은 이란이 원유 수출을 금지하거나 호르무즈 해협을 봉쇄하면 유가가 배럴당 210달러까지 치솟을 수 있다고 예측했다.
에너지경제연구원은 이 경우 글로벌 원유 공급이 수요에 비해 10% 넘게 부족해질 것이라고 추산하면서 과거 1979년 '2차 오일 쇼크'의 예를 들었다. 당시 원유 공급이 9% 가량 부족하면서 유가가 배럴당 15달러에서 40달러로 2.5배 뛰었다. 유가가 지금보다 2.5배 치솟으면 배럴당 210달러를 웃돈다는 계산이다.
KPI뉴스 / 안재성 기자 seilen78@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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