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세 계속될지는 전망 엇갈려…"작년과 똑같아" vs "일시적 현상"
올해 내내 감소세를 보이던 서울 아파트 전·월세 매물이 최근 한달새 눈에 띄게 증가했다. 새 아파트 입주가 몰리면서 세입자를 구하는 집주인이 많아진 것으로 풀이된다.
부동산 빅데이터 플랫폼 아실에 따르면 8일 현재 서울 지역의 전세 매물은 3만4564건, 월세 매물은 2만319건으로 각각 집계됐다. 최근 저점이었던 10월 4일과 비교하면 전세는 19.1%(5538건), 월세는 14.9%(2638건) 늘었다. 전·월세를 합하면 같은 기간 17.5%(8176건) 증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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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올해 2분기 이후 서울 아파트 전세매물 건수 추이. [아실 제공] |
아파트 전세 매물은 올해 들어 줄곧 줄어드는 흐름이었다. 연초 5만4666건이던 전세매물은 10월 4일 2만9026건으로 절반 가까이(-46.9%) 줄었고, 월세매물은 같은 기간 3만1313건에서 1만7681건으로 43.6% 감소했다.
흐름을 바꾼 것은 지난달부터 증가한 입주물량이다. 9월에는 32가구에 불과했던 서울 아파트 입주물량은 10월에 1497건으로 크게 늘었고, 11월에는 6702가구로 다시 급증했다. 총 8200가구다. 입주물량이 많아지면 전세매물이 증가하는 것이 자연스럽다. 새 아파트 집주인 상당수는 잔금을 치르거나, 현금흐름을 만들기 위해 전·월세 세입자를 구하는 일이 많기 때문이다.
입주물량의 영향은 서울 강남구와 강동구의 증가 추세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저점이었던 지난달 4일과 비교할 때 강남구의 전세매물은 20.5%, 월세매물은 14.3% 늘었다. 강동구의 경우 전세매물은 47.8% 늘었고, 월세매물은 58% 증가했다. 강동구는 '힐스테이트리슈빌강일'(809가구) 입주가, 강남구에는 개포동 '디에이치퍼스티어아이파크'(6702가구) 입주가 각각 있었다.
집을 팔지 못한 집주인들이 현금을 확보하기 위해 차선책으로 전세 임차인을 들이려 한 것이 전·월세 매물 증가의 한 원인이라는 시각도 있다.
한문도 서울디지털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팔려고 내놓았지만 몇 개월간 안 팔린 곳이 많았다"며 "집을 오래 비워두면 담보대출이 안 나오기 때문에 급해진 집주인들이 유동성을 절반이라도 확보하려 전세로 돌린 것"이라고 말했다.
| ▲ 롯데월드타워에서 바라 본 서울시내 아파트의 모습.[UPI뉴스 자료사진] |
일각에서는 쌓여가는 매물이 전세가격 하락을 일으키는 요인이 될 수 있다고 본다. 나아가 전세가격의 경우 집값의 등락과 밀접하다는 점에서 매매시장에도 부담이 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한 교수는 현 상황에 대해 "작년 가을 집값 하락 때와 똑같다"며 "물량이 쌓이는데 거래는 줄고 있으니 재고가 쌓이는 것이고, 매매든 전세든 가격이 높으니 수요는 줄게 돼 있다"고 했다.
반면 입주물량 반등에 따른 일시적 현상이라는 의견도 있다. 10~11월 수준의 공급이 이후에도 계속되기 어렵다는 점에서 전세매물의 증가세가 계속되긴 어려울 것이라는 시각이다.
여러 기관에서는 내년 서울 입주 물량이 올해보다 크게 감소할 것이라고 예상한다.
주택 매입를 미루는 관망수요가 전세시장으로 꾸준히 유입된다는 점도 주목받는다.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는 "집을 사고 싶지만 주택담보대출 금리 수준이라든지 여러 상황이 여의치 않아 일단 전세시장에 머무는 경우가 많다"며 "매매대기수요로서 전세수요가 유지되는 한 전세매물이 늘긴 어렵다"고 진단했다.
또한 송 대표는 당분간 입주물량이 몰리더라도 전세시장의 전반적인 가격이 떨어지진 않을 것이라고 봤다. 과거와 달리 '공급증가=가격하락' 등식을 그대로 적용하기 어렵다는 점에서다. 그는 "새로 입주한 아파트의 전세가격은 아무래도 같은 지역 내 기존 재고주택의 전세가격 대비 높을 수밖에 없다"며 "공급은 늘지만 시장 전체적인 시세는 오르게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은 내년 전셋값이 2.0% 상승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KPI뉴스 / 유충현 기자 babybug@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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