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본확충 위해 후순위채 발행 봇물...향후 이자부담 우려
주요 보험사들의 지난해 신지급여력(K-ICS·킥스) 비율이 줄줄이 떨어져 자본확충 부담이 커졌다.
18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NH농협손해보험은 지난해 12월 말 킥스 비율 175.8%로 전년(316.81%) 대비 141.06%포인트 폭락했다. 지난해 1분기까지만 해도 손보업계 선두권이었는데, 이후로 내리 떨어지더더니 어느새 당국 권고치(150%)에 가까워졌다.
결산 결과를 잠정 공시한 다른 보험사도 킥스비율이 일제히 내려앉았다. 신한라이프는 206.8%로 전년 대비 44%포인트 떨어졌고, KB손해보험은 265.3%로 64.5%포인트 하락했다. 손보업계 1위사인 삼성화재도 전년 대비 8%포인트 낮은 265% 수준으로 예상된다.
킥스 비율은 가용자본(자본)을 요구자본(부채)으로 나눈 값이다. 보험사가 각종 위험에 닥쳤을 때 부채로 인식한 보험금을 모두 지급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수치다. 새 국제회계기준(IFRS17) 도입 이후로 보험사의 재무 건전성을 평가하는 핵심 지표로 사용된다. 보험업법상 최소 기준치는 100%지만 금융당국은 150% 이상 유지를 권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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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4회계연고 결산을 마친 보험사들의 2023~2024년 지급여력비율(K-ICS) 비교. [각 사 경영실적 공시] |
아직 지난해 결산 결과를 공시하지 않은 보험사가 많지만, 업계에서는 대부분 1년 전보다 떨어졌을 것이라고 본다. 금융당국 권고치인 150%를 넘지 못하는 보험사도 속출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지난해 9월 말 기준 킥스 비율은 △푸본현대생명 200.9% △MG손해보험 43.4% △KDB생명 179.5% △ABL생명 152.5% △롯데손해보험 159.8% △iM라이프 178.0% 등이다.
대형사도 안심할 상황이 아니다. 삼성생명은 지난해 3분기에 처음으로 킥스 비율이 193.5%를 기록하며 200%를 밑돌았다. 한화생명과 교보생명도 같은 기간 각각 164.1%, 170.1%를 기록했다. 지난해 말 시점으로는 이보다 낮아졌을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킥스 비율을 높이기 위해 가장 빠른 방법은 자본확충이다. 보험사들은 연초부터 자본확충을 위해 후순위채를 찍어내고 있다.
올해 들어서만 △한화손보(5000억 원) △메리츠화재(3000억 원) △DB생명(3000억 원) △동양생명(약 7000억 원) △DB손해보험(4000억 원) 등이 후순위채를 발행했거나 발행을 의결했다. 후순위채는 빚을 내서 자금을 조달하는 수단이지만 부채가 아닌 자본으로 분류돼 킥스비율 개선 효과가 있다.
하지만 후순위채 발행에도 불구하고 올해 보험사들의 건전성 관리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특히 올해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내릴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 우려된다. 시중금리는 보통 한은 기준금리를 따라가는데 시중금리 하락은 보험사의 킥스비율 관리에 악재다.
보험사는 자산과 부채를 장기간 운용하는데, 금리가 하락하면 자산가치보다 부채가치가 더 커지면서 자본이 줄어드는 효과가 발생하고 킥스 비율 하락에도 영향을 미치게 된다. 보험연구원은 기준금리가 1%포인트 하락할 때 생보사 킥스 비율은 25%포인트, 손보사는 30%포인트 낮아질 것으로 예상했다.
이에 따라 올해 내내 후순위채 발행이 이어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지난해 보험사들이 발행한 신종자본증권과 후순위채는 8조6550억 원으로 이미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지금과 같은 추세라면 올해 발행액이 지난해를 넘어설 수도 있다는 전망이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대형사와 중소형사를 가리지 않고 킥스 비율에 압박을 받는 보험사들이 꽤 될 것"이라며 "당장 급한 불을 끄려고 후순위채를 발행 중이지만 향후 이자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점은 걱정거리"라고 우려했다.
KPI뉴스 / 유충현 기자 babybug@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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