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불확실성 갈수록 상승세…"정치·사회 갈등 심화 영향"
윤석열 정부에서 경제 불확실성이 이전 정부보다 크게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사회 갈등 심화로 인해 근래 10여 년 간 경제불확실성지수가 점점 더 높아지는 모습이다.
7일 한국개발연구원(KDI)에 따르면 현 정부가 출범한 2022년 5월부터 지난해 12월까지 우리나라 평균 경제불확실성지수(EPU)는 137.75다.
전임 정권에 비해 월등히 높은 수치다. '문재인 정부'(2017년 5월~2022년 4월) 5년 간 평균치는 100.89였다. 권한대행 시기를 제외한 '박근혜 정부'(2013년 2월~2016년 12월) 평균치는 68.90이었다. 윤석열 정부 경제불확실성지수는 문재인 정부보다 1.37배, 박근혜 정부보다 2배 높은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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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각 정권별 경제불확실성지수(EPU Index) 비교. [한국개발연구원(KDI) 자료 재구성] |
KDI 경제불확실성지수는 언론사 뉴스 텍스트 데이터를 분석해 국내 경제 분위기를 짚어주는 지표다. KDI는 주요 22개 언론사의 전체 기사 가운데 경제, 정책, 불확실성과 관련이 있는 키워드 비중을 계산해 매달 공표한다.
윤석열 정부 경제불확실성지수가 유독 높은 데는 지난달 선포된 비상계엄과 그에 따른 탄핵정국이 일부분 작용했다. 지난달 지수는 무려 523.99로 KDI가 관련 자료를 산출한 2013년 1월 이후 역대 최고치다. 이전 최고치는 일본의 수출 제한 조치가 있었던 2019년 8월(299.87)이었다.
이전까지 대형 이벤트과 비교해 봐도 이번 비상계엄 사태가 우리 경제에 던진 심리적 충격은 유난히 컸다. 이른바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로 시끄러웠던 2016년 11월 경제불확실성지수가 218.07, 우크라이나 전쟁이 났을 때는 178.88이었다.
이장연 인천대 경제학과 교수는 "이벤트 자체가 얼마나 파워풀한 지도 중요하지만 얼마나 예측하지 못한 이벤트였는지도 그 못지 않게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번 비상계엄은 그야말로 아무도 예상하지 못한 상황이었기 때문에 지수도 높게 나온 것"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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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비상계엄 선포 파동 후 시민들 사이에서 윤석열 대통령 퇴진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다. 사진은 지난 5일 서울역 앞에서 열린 철도노조 서울본부 파업 출정식에 등장한 패러디물. [이상훈 선임기자] |
비상계엄으로 수치가 치솟았던 지난달 12월 수치를 빼고 계산해도 윤석열 정부 경제불확실성 지수는 125.29에 달했다. 이것만으로도 문재인 정부의 1.24배, 박근혜 정부의 1.81배다.
이는 국내 정치·사회적 갈등이 갈수록 심화되고 있기 때문으로 여겨진다.
이 교수는 "과거와 달리 정치집단이나 사회집단 사이의 갈등이 벌어졌을 때 화합과 타협의 여지가 줄어들고 있다"며 "이런 갈등의 확산이 경제심리적 지표에 반영되고 나아가 실제 경제성장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모습"이라고 진단했다.
최배근 건국대 경제학과 교수는 "점점 더 심해지는 양극화도 문제"라고 지적했다. 그는 "국민들의 경제적 이해관계가 양쪽 극단으로 치우치면서 지지층을 대변하는 정치인들도 평행선을 달리고 있다"며 "우리나라뿐 아니라 세계적으로 그렇게 가는 흐름"이라고 분석했다.
전문가들은 추세적으로 높아지는 경제불확실성을 낮추려면 정부의 사회통합 노력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이 교수는 "정부의 사회적 관리에 따른 국내총생산(GDP) 영향이 27%에 달한다는 연구결과도 있다"며 "'갈등의 중재자'여야 할 정부가 이번처럼 '갈등의 조성자'가 된다면 경제성장에 지속적으로 마이너스 영향을 줄 것"이라고 지적했다.
KPI뉴스 / 유충현 기자 babybug@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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