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 호조 덕 상승세 꺾인 환율…"아직 안심하긴 일러"

안재성 기자 / 2025-07-30 17:24:35
트럼프 고관세와 연준 긴축 전망이 달러화 강세 야기
韓美 관세 협상 주목…"협상 지연되면 1400원 넘을 수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고관세 정책으로 인한 원·달러 환율 상승세가 일단 꺾였다. 국내 증권시장이 호조세를 보이면서 외국인 투자금이 쏟아져 들어온 덕이나 아직 안심할 때는 아니란 게 일반적인 관측이다.

 

30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일 대비 7.9원 떨어진 1383.1원으로 장을 마감했다.

 

지난 5월 말부터 1300원대 중반에서 안정적인 흐름을 보이던 환율은 최근 갑자기 치솟았다. 전날엔 1390원대로 뛰어올라 1400원 선까지 넘어설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기도 했다.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25일(현지시간) 스코틀랜드 에어셔의 프레스트윅 공항에서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AP 뉴시스]

 

환율 상승 주된 배경으로는 트럼프 대통령의 고관세 정책이 야기한 달러화 강세가 꼽힌다. 문홍철 DB증권 연구원은 "7월 들어 고관세에 달러화가 강세로 반응하고 있다"며 "고관세가 미국보다 대미 수출국의 경기에 더 부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란 우려가 반영됐다"고 진단했다.

 

외환시장 관계자는 "관세 협상이 진행되는 중에는 더 낮은 수준이 될 거란 기대가 있었다"며 "그러나 일본, 유럽연합(EU) 등과의 협상 결과에서 미국이 최저 관세율이 15%란 걸 명확히 하면서 시장에서 달러화가 힘을 받고 있다"고 분석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고관세로 인한 인플레이션 염려 탓에 금리를 내리기 어려워졌다는 점도 달러화 가치 상승에 일조하고 있다. 시장은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연준이 기준금리를 4.25~4.50%로 동결할 것으로 예상한다.

 

가파르게 오르던 환율이 이날 반락한 원인으로는 증시에 외국인 투자금이 대거 유입된 점이 거론된다. 이날 코스피에서 외국인이 5790억 원어치 주식을 순매수했다. 코스피(3254.47)는 이날까지 6거래일 연속 상승세를 달리며 4년 여만에 최고점을 기록했다.

 

외환시장 관계자는 "미국이 중국과 다음 달 11일 만료되는 관세 유예 조치를 90일 동안 추가 연장할 것으로 알려진 점도 달러화에 하방 압력을 가했다"고 진단했다. 그는 "미국이 관세율을 높이면 달러화가 강해지고 반대일 경우는 약해지는 모습"이라고 덧붙였다.

 

원·달러 환율이 일단 떨어졌으나 내림세로 돌아서지는 아닌 것으로 여겨진다. 한미 관세 협상이 난항을 거듭하고 있기 때문이다.

 

박상현 iM증권 연구원은 "관세 협상 결과가 주가와 환율에 큰 영향을 끼칠 것"이라며 "만약 한미 관세 협상 타결이 지연될 경우 환율이 1400원 선을 돌파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독립증권리서치사 더프레미어 강관우 대표는 "트럼프 대통령의 고관세 정책이 달러화에 상방 압력을 가하고 있으나 외국인의 국내 증시 투자 활발해 이를 상쇄시킬 것"이라며 "환율은 1350~1408원 좁은 박스권에서 움직일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는 한미 관세 협상에 대해서는 "잘 타결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재원 신한투자증권 연구원도 "외국인의 매수 업종을 볼 때 관세 협상 타결에 베팅하는 양상"이라고 짚었다.

 

'서학개미'(미국 주식을 사는 개인투자자) 급증 등 구조적인 변화로 중장기적으로는 원·달러 환율이 결국 1400원대로 올라설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박수연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개인투자자의 해외증권 투자 확대가 외화 수요를 키워 환율에 영향을 크게 미치는 구도로 진입하고 있다"고 관측했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지난 29일 기준 국내 투자자의 미국 주식 보관액은 1313억 달러로 전년동기 대비 431억 달러나 불었다.

 

KPI뉴스 / 안재성 기자 seilen78@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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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재성 / 경제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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