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손보 '배성완 체제' 1년, 성공적 체질 개선

유충현 기자 / 2025-04-22 17:25:19
순혈주의 깬 영업전문가 영입…장기보험 중심 사업개편
적자 879억에서 280억으로 축소…수익성 지표↑
점유율 확대, 소비자 신뢰 회복 등 과제도 산적

하나금융그룹의 '아픈 손가락'으로 불리던 하나손해보험이 배성완 대표 취임 1년여 만에 눈에 띄는 체질 개선 효과를 내고 있다.

여전히 적자 상태이긴 하지만 사업 포트폴리오 개편으로 적자 폭이 크게 축소됐다. 흑자 전환 가능성이 한층 높아졌다는 평가다.

 

22일 금융감독원 금융통계시스템에 따르면 하나손보는 지난해 280억 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해 전년 879억 원에 비해 3분의1 수준으로 줄었다.

특히 지난해 4분기 순손실은 20억3100만 원으로 2021년 4분기 124억 원의 순이익을 낸 이후 그나마 가장 양호한 성적을 거뒀다. 

 

다른 지표들도 눈에 띈다. 자산운용 능력을 보여주는 운용자산이익률은 지난해 2.17%로 2023년(-1.52%)과 비교해 현격히 개선됐고, 영업이익률도 -5.6%로 전년(-21.41%) 대비 대폭 나아졌다. 

 

지난해 1월 초 배 대표가 취임한 이후 나타난 변화다. 기존 디지털 손해보험 중심 전략에서 벗어나 장기보험 중심의 전통적 모델로 방향을 대폭 수정했다.

장기보험은 초기 사업비 부담이 크지만, 장기간 계약이 유지되면 안정적인 수익을 확보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특히 2023년부터 적용된 새 국제회계기준(IFRS17)으로 계약에서 발생하는 미래 이익을 현재가치로 평가하는 계약서비스마진(CSM) 확보에 유리하다.

 

▲ 서울 종로구 하나손해보험 본사. [하나손해보험 제공]
 

하나손보는 지난해 '하나더넥스트 치매간병보험'과 건강등급에 따라 보험료를 차등 할인하는 '뉴 건강하면 더 좋은 하나의 보험' 등 특화 상품을 잇달아 출시했다. 이 덕분에 지난해 장기보험 및 일반보험 부문에서 전년 대비 40%에 달하는 매출 증가를 기록했다.

 

체질 개선을 뒷받침하기 위한 조직 개편도 적극 추진했다. 법인보험대리점(GA) 채널을 중심으로 한 영업조직은 2023년 말 17개 지점 112명에서 지난해 말 33개 지점 213명으로 두 배가량 늘렸다.

올해 초에는보상서비스본부를 신설했고, 장기보험 상품 개발 및 운영 효율성을 높이기 위한 시스템 자동화 사업도 함께 추진했다.

 

배 대표는 삼성화재 출신의 '영업 전문가'로 통한다. 1992년 삼성화재에 입사한 뒤로 30여 년간 보험영업, 채널기획, 인사 운영 등 다양한 경험을 쌓아왔다. 상대적으로 순혈주의 전통이 강한 하나금융그룹에서 외부 출신 자회사 CEO는 배 대표가 유일하다. 

 

물론 갈 길은 멀고 넘어야할 산은 많다. 장기보험 시장은 삼성화재, DB손해보험, 메리츠화재 등 대형 손해보험사들이 이미 선점하고 있어 후발주자로서 점유율을 끌어올리기 쉽지 않은 영역이다. 일시적인 개선 효과가 나타날 수 있지만 중장기적인 구조 개선은 더 어려운 숙제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장기보험 특성상 초기 사업비 집행이 커 당장의 흑자 전환보다는 내년 이후를 목표로 해야 한다"며 "유병자 가입 확대, 할인 특약 강화 등 공격적인 상품 전략이 자칫 손해율 악화로 이어질 수 있어 리스크 통제가 어려울 수 있다"고 지적했다.

 

소비자 신뢰회복도 향후 과제로 꼽힌다. 손해보험협회에 따르면 하나손보는 지난해 보험금 부지급률이 1.88%에 달해 업계에서 가장 높은 수준이다.

하나손보 관계자는 "자동차보험 위주의 사업을 장기보험 중심으로 전환하는 과정에서 아직 부족한 부분이 있다"며 "전담 부서를 강화하고 관련 시스템을 개발하는 등 문제점 개선 노력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KPI뉴스 / 유충현 기자 babybug@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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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충현 / 경제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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