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전성관리·평가이익 '두 마리 토끼'…"당분간 매수세 지속"
보험사들이 최근 국채 매입을 늘리고 있다. 한국은행이 연내 기준금리를 2~3차례 더 내릴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투자수익'과 '건전성 관리' 두 마리 토끼를 잡기 위한 전략으로 분석된다.
22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보험사들은 올해 들어 지난 20일까지 총 8조9000억 원의 채권을 순매수했다. 몇 년간 급감했던 채권 매입이 소폭 반등했다.
특히 보험사들의 채권 매입은 국채 위주로 이뤄지고 있다. 보험사들이 순매수한 채권 가운데 80.1%(7조1930억)가 국채다. 보험사의 채권 순매수에서 국채가 차지하는 비중이 80%를 넘어선 것은 관련 통계가 작성된 2006년 이후 처음이다. 국채를 제외한 나머지 채권(회사채, 특수채, 금융채 등) 순매수는 1조7910억 원에 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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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연도별 보험사 채권순매수 규모와 국채 순매수 규모 추이. [금융투자협회 채권정보센터] |
다른 투자자들과 비교해도 확연하게 국채 매입 비중이 높다. 국고채 통합정보시스템을 보면 지난 20일 기준 전체 투자자의 국공채 보유량은 1166조5130억 원으로 지난 1년간 6.3% 증가했다. 보험사의 보유량은 268조8540억 원으로 같은 기간 9.3% 늘었다.
국채 매입 비중 확대는 향후 금리 하락에 대비한 것으로 풀이된다. 새 회계기준(IFRS17)은 보험사가 미래에 발생할 보험금 지급 의무를 현재 가치로 환산해 '보험지급부채'를 산출한다. 이때 시장금리에 따른 할인율을 적용하다보니 금리가 오르면 부채 규모가 줄어든다. 반대로 금리가 떨어지면 부채 규모가 커진다.
예를 들어 10년 뒤 1억 원을 지급해야 한다고 가정하면 금리가 3%인 경우 현재가치로 보험지급부채는 7443만 원이 된다. 하지만 금리가 1%로 낮아지면 회계상 부채가 9053만 원으로 급격히 증가한다. 가만히 있어도 부채평가액이 20% 이상 늘어나는 것이다.
실제 금리 하락하기 시작한 작년 4분기부터 보험사들의 건전성 지표는 눈에 띄게 나빠졌다. 지난해 말 킥스는 생명보험사 203.4%, 손해·재보험사 211.0%였다. 전기 대비 각각 8.3%p, 16.0%p 하락한 수치다.
이때 장기 국채 등 기간이 긴 자산을 보유하면 자본 요구량이 낮아져 지급여력비율(K-ICS, 킥스) 관리에 유리하기에 보험사들은 국채를 사들이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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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체 투자자의 국공채 보유량과 보험사 국공채 보유량 추이. [국공채 통합정보시스템] |
또 채권가격은 금리(채권수익률)과 반비례하기 때문에 금리 하락기에 운용 수익도 기대할 수 있다. 상대적으로 저렴할 때(금리가 높을 때) 사들이면 나중에 금리가 내릴 때 기존에 보유하고 있던 장기채권의 가격이 올라 평가이익이 발생한다.
장기적인 호흡의 자산이 많아지면 자산과 부채의 만기를 맞추는 데도 유용하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금리 변동성이 클수록 보험사는 자산과 부채의 만기를 최대한 일치시켜야 한다"며 "ALM(자산부채관리) 전략의 일환으로 장기 국공채의 비중을 높이고 있다"고 말했다.
문제영 보험연구원 거시경제연구센터장은 "뚜렷한 경기침체로 금리인하 사이클은 이어질 것"이라며 "이에 따라 보험사들의 국채 순매수세도 지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환율이 불안해 해외투자를 늘리기도 어려운 상황이므로 '안정'을 추구하는 것이 합리적"이라고 덧붙였다.
KPI뉴스 / 유충현 기자 babybug@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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