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 내리니 빚 내서 집 사러 간다…집값·주담대 '껑충'

안재성 기자 / 2025-03-05 17:16:53
2월 5대 은행 주담대 3조 증가…서울 아파트값 상승폭 확대
"'부동산 불패 신화' 여전…주식이 부동산 대안 못 돼"

한국은행은 지난해부터 세 차례에 걸쳐 기준금리를 0.75%포인트 인하하면서 주된 목적으로 경기 진작을 내세웠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금리 인하가 경기침체 해소에 별 도움이 안 되고 가계부채 증대와 집값 띄우기에만 일조하는 모양새다.

 

5일 통계청에 따르면 1월 소매판매는 0.6% 줄어 한 달 만에 감소세로 돌아섰다. 금리가 내려가 시중유동성은 늘어났지만 돈은 일반적인 재화가 아니라 부동산으로 쏠렸다.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5대 은행의 2월 말 기준 가계대출 잔액은 총 736조7519억 원으로 전월 말 대비 3조931억 원 늘었다. 지난해 10월부터 지난 1월까지 5대 은행 가계대출 증가액이 1조 원대에 머물렀으나 2월 들어 급증했다.

 

특히 2월 중 주택담보대출이 3조3835억 원 늘어 전체 가계대출 증가액을 뛰어넘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따로 통계를 내지는 않지만 주택 매수 목적 대출이 많았다"고 설명했다.

 

▲ 서울 강남권 아파트. [이상훈 선임기자]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 2월 서울 아파트 거래량은 2556건이었다. 아직 2월 거래량 집계까지 한 달 가량 남은 걸 감안하면 1월(3297건)보다 많을 가능성이 높다. 4000건을 넘을 거란 예측도 나온다.

 

대출과 거래량이 많아지니 가격도 상승세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2월 넷째 주(24일 기준) 서울 아파트값은 전주 대비 0.11% 올라 4주 연속 상승세를 보였다. 상승폭도 2월 둘째 주 0.2%, 셋째 주 0.6%, 넷째 주 0.11%로 가파르게 확대되고 있다.

 

곳곳에서 신고가 거래도 터지고 있다. 강남구 대치동 은마아파트 전용 76㎡ 매물이 지난달 14일 28억 원에 거래되며 신고가를 기록했다. 강남구 개포우성 2차 127㎡도 지난달 15일 50억5000만 원에 팔려 신고가를 경신했다.

 

가계부채 증가와 집값 상승의 배경으로는 우선 한은 금리인하가 꼽힌다. 금융권 관계자는 "아직 금융당국이 완전히 고삐를 놓은 건 아니지만 한은이 벌써 세 차례나 기준금리를 낮추니 은행 대출금리도 서서히 하락세"라고 진단했다.

 

한은 금리인하를 반영해 은행들은 조금씩이나마 꾸준히 대출금리를 내리고 있다. NH농협은행은 오는 6일부터 고정형 주담대 금리를 0.20%포인트, 변동형은 0.30%포인트 인하하기로 했다. 우리은행은 지난달 28일 주담대 금리를 0.25%포인트 낮췄다.

 

KB국민은행, 신한은행, 하나은행 등도 곧 금리인하 대열에 동참할 전망이다. 인하폭은 0.20%포인트 가량이 될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달 12일 서울시가 토지거래허가제를 해제한 영향도 컸다. 집값 상승세는 잠실·삼성·대치·청담동 강남권이 주도했다.

 

김인만 김인만부동산연구소장은 "집값 오름세가 멈출 기미가 별로 보이지 않는다"며 "한동안 강남권 아파트값이 뛰면서 주변 지역으로 상승세가 퍼져나가는 흐름이 지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금융권 관계자는 "토허제 해제가 가계부채에 미치는 영향은 3월부터 본격화될 것"이라며 가계대출 증가폭이 더 커질 것으로 예상했다.

 

금리를 내리자마자 부동산부터 뛰는 형국에 대해 건설업계 관계자는 "사람들이 살길 원하는 집이 제한적인 탓"이라며 재건축을 더 활성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국내 증권시장이 투자자산으로서 매력이 떨어져 자금이 모두 부동산으로만 쏠리는 영향이 크다고 진단한다.

 

증시를 억누르는 요인 중 하나로 상속세가 꼽힌다. 안동현 서울대 경제학과 교수는 "상속세 걱정 때문에 오너 일가 등 대주주가 일부러 주가를 내리누르려 노력하면서 증시 상승 동력을 해치고 있다"며 증시를 살리려면 상속세부터 대폭 완화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최근 여야 모두 상속세 개편에 관심을 기울이는 건 고무적인 현상"이라며 "상법 개정 역시 증시에 긍정적인 이슈"라고 분석했다.

 

이사의 충실의무 대상을 주주로까지 확대하는 내용을 골자로 하는 상법 개정안이 지난달 26일 국회 법사위를 통과했다. 독립증권리서치사 더프레미어 강관우 대표는 "상법이 개정되면 증시가 상승 탄력을 받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KPI뉴스 / 안재성 기자 seilen78@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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