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준 '빅컷' 후에도 强달러 지속…"환율, 박스권 장세 전망"

안재성 기자 / 2024-09-24 17:10:16
中·유로존 경기침체 우려 커…기타 통화 대비 달러화 강세
"1300원대 박스권 유지하다가 아래쪽으로 움직일 듯"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빅컷'(기준금리 0.50%포인트 인하)을 단행했음에도 원·달러 환율은 거의 변화가 없다. 오히려 빅컷 전보다 소폭 올랐다.

 

미국 이상으로 중국, 유로존 등의 경기침체 우려가 커 주요국 통화 대비 달러화 가치가 상대적인 강세를 띤 영향으로 풀이된다.

 

원·달러 환율은 24일 전일 대비 1.0원 내린 1334.9원으로 장을 마감했다. 연준이 빅컷을 단행하기 직전인 지난 13일(1332.0원)보다 2.9원 올랐다. 달러화 가치가 떨어지지 않고 있는 것이다.

 

▲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에서 딜러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뉴시스]

 

미국 경기침체 우려와 그로 인해 연준의 추가 금리인하 전망은 여전하다. 하지만 중국, 유로존 등 여타 주요국의 경기침체 우려는 더 큰 점이 달러화 강세 배경으로 꼽힌다.

 

유로존의 9월 종합 구매관리자지수(PMI) 예비치는 48.9로 전월(51.0) 대비 2.1포인트 떨어졌다. 지난 2월 이후 7개월 만에 처음으로 50을 밑돌았다. PMI가 기준선 50을 웃돌면 경기확장 국면을, 반대는 경기 위축 국면을 나타낸다.

 

유럽중앙은행(ECB)은 경기침체 위험에 대응하기 위해 올해 연준보다 먼저 두 차례 금리를 내렸다. 연내 한 차례 더 인하할 것으로 보인다.

 

중국은 더 심각하다. 한국은행 북경사무소는 올해 중국 경제가 제조업 생산 및 수출 분야에서 4% 후반 수준의 성장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했다. 지난해 성장률(5.2%)에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다.

 

부동산 경기는 끔찍한 상황이다. 올해 상반기 부동산 개발투자는 전년동기 대비 10.1% 줄었다. 지난해 상반기(-7.9%)보다 감소폭이 더 확대됐다.

 

블룸버그통신은 최근 중국의 국내총생산(GDP) 디플레이터가 지난 2분기까지 5개 분기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1999년 이후 최장 기록이다.

 

GDP디플레이터는 명목 GDP를 실질 GDP로 나눠 구하며 전반적인 물가 흐름을 나타낸다. 이 지표가 계속 마이너스일 경우 디플레이션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분석된다. 금융정보업체 BCA리서치는 중국이 향후 1년 간 디플레이션을 겪을 것으로 내다봤다.

 

이날 판궁성 중국인민은행장은 "조만간 지급준비율을 0.5%포인트 낮춰 금융시장에 장기 유동성 1조 위안(약 189조4000억 원)을 공급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위안화, 유로화, 엔화 등 주요국 통화 대비 달러화 가치가 상대적으로 강세를 띠면서 원·달러 환율도 상방 압력을 받고 있는 형국이다.

 

민경원 우리은행 선임연구원은 "대외적인 요인 외에 해외주식 투자 확대에 따른 환전 수요 등이 원·달러 환율에 상방 압력을 주고 있다"고 진단했다. 민 연구원은 "반면 분기 말 수출업체 네고(달러화 매도) 물량은 하방 압력을 가하고 있다"며 "환율은 한동안 1330원대에서 등락을 거듭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박상현 iM증권 연구원도 "외환시장은 단기 소강 국면에 접어들 듯하다"며 "원·달러 환율 박스권 장세는 지속될 것"이라고 관측했다.

 

독립증권리서치사 더프레미어 강관우 대표도 1330원대 박스권 장세를 전망하며 "환율이 움직인다면 상승보다 하락 쪽으로 갈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KPI뉴스 / 안재성 기자 seilen78@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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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재성 / 경제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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