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력 감축 속 비정규직만 늘리는 은행

안재성 기자 / 2025-04-14 17:14:26
5대 은행, 5년 새 정규직 8.5% 감소·비정규직 16.2% 증가
"점포 축소로 대면 인력 필요성 줄어…IT 인력 비정규직 채용"

은행이 최근 5년 간 인력을 감축하면서 비정규직은 오히려 늘린 것으로 나타났다.

 

14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5대 은행의 직원 수는 총 7만2618명으로 집계됐다. 5년 전인 지난 2019년 말(7만7463명) 대비 6.3% 줄어든 수치다.

 

그런데 최근 5년 간 정규직 수는 크게 줄어든 데 반해 비정규직은 거꾸로 증가했다. 지난해 말 기준 5대 은행의 정규직은 6만4486명으로 2019년 말(7만463명)보다 8.5% 감소했다. 같은 기간 비정규직은 7000명에서 8132명으로 16.2% 늘었다.

 

▲ 인터넷·모바일뱅킹 활성화 영향으로 은행들이 인력 규모는 감축하면서 비정규직은 거꾸로 늘리고 있다. [KPI뉴스 자료사진]

 

이런 경향은 공채 규모 변화에서도 읽힌다. 더불어민주당 김현정 의원실이 금융감독원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KB국민·신한·하나·우리 4대 은행의 정기 공채 규모는 1197명으로 전년보다 20% 줄었다.

 

올해 상반기 계획된 공채 규모도 4대 은행을 합해 총 540명 수준으로 작년의 절반에도 못 미친다. 은행이 정규직 수를 계속 줄여가면서 수시채용 등을 통한 비정규직 의존도를 높이고 있는 것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인터넷·모바일뱅킹 활성화로 인한 어쩔 수 없는 흐름"이라고 설명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은행 하루 평균 인터넷뱅킹(모바일뱅킹 포함) 이용 건수는 2551만 건, 이용 금액은 87조2000억 원을 기록했다. 전년 대비 각각 12.6%, 6.3% 늘었다.

 

모바일뱅킹 성장 속도는 더 빠르다. 작년 하루 평균 모바일뱅킹 이용 건수는 2267만 건, 이용 금액 16조9000억 원으로 각각 전년보다 14.2%, 10.9% 증가했다.

 

소비자들이 비대면 채널로 쏠리면서 대면 채널 이용이 줄어드니 자연히 은행 점포들의 수익성은 나빠졌다. 은행들은 손해가 나기 시작한 점포들을 정리하고 있다. 지난해 말 기준 5대 은행 국내 점포 수는 총 3843개로 2019년 말(4661개) 대비 17.5% 축소됐다.

 

금융권 관계자는 "점포 수가 감소하니 자연히 필요 인력도 줄어드는 상황"이라며 "은행들은 공채 규모는 축소하면서 매년 희망퇴직을 실시해 인력을 감축하는 흐름"이라고 말했다. 그는 "사실 은행들은 공채 규모를 더 줄여도 된다"며 "그나마 정부 눈치가 보여 매년 100~200명 가량씩은 뽑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필요 인력이 줄었다면서 비정규직만 자꾸 늘리는 것에 대해 시선이 곱지 않다. "정규직과 달리 일정 기간 후 내보낼 수 있는 비정규직 위주로 뽑아 인건비를 줄이려는 의도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비정규직 증대 역시 인터넷·모바일뱅킹 활성화 영향"이라고 강조했다. 인터넷·모바일뱅킹이 활성화되니 정보기술(IT) 인력 수요는 증가했다. 은행은 수시 채용을 통해 경력직 IT 인력을 모집하고 있는데 이들 중 상당수가 비정규직이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오히려 IT 인력들이 비정규직을 더 선호한다"며 "IT 분야에서는 비정규직 연봉이 정규직보다 더 높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IT 인력들은 몇 년 간만 일한 뒤 몸값을 올려서 타사로 이직하는 걸 노리기 때문에 정규직에 연연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KPI뉴스 / 안재성 기자 seilen78@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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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재성 / 경제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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