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득 증가·금리 하락…주택구입잠재력 4년만에 '최고'

유충현 기자 / 2024-06-17 17:38:16
1분기 KB주택구입잠재력지수 7.9…전기 대비 2.05p 올라
2020년 3분기 이후 최고…상승폭 기준으론 약 5년來 최고
소득 2.4%↑, 금리 0.44%p↓…'구입가능주택가격' 6.4%↑

서울 가구의 '잠재적 주택구매력'이 부동산 활황기였던 2020년 수준을 회복한 것으로 나타났다. 가구소득 증가와 함께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낮아진 영향으로 풀이된다. 

 

17일 KB부동산 데이터허브 자료를 보면 올해 1분기 KB주택구입잠재력지수(KB-HOI)는 7.95다.

 

▲ 분기별 KB주택구입잠재력지수(KB-HOI) 추이. [KB부동산 데이터허브]

 

주택구입잠재력지수는 중위소득 가구가 금융기관의 대출을 받아 주택을 구입한다고 가정할 때 해당 지역에서 매입할 수 있는 주택이 얼마나 되는지 보여준다. 이 지수가 50이라면 지역 내 중위소득 가구가 하위 50% 주택을 구매할 수 있다는 뜻이다.

 

올해 1분기 주택구입잠재력지수는 직전 분기 5.9에서 2.05포인트나 훌쩍 뛰면서 약 4년 만에 가장 높은 수치를 보였다. 지수가 이보다 높았던 시기를 찾으려면 부동산 활황기였던 2020년 3분기(10.40)까지 거슬러 올라가야 한다. 상승폭으로는 2019년 3분기(2.30포인트 상승) 이후 거의 5년 만에 최고치다. 

 

주택구입잠재력지수가 상승한 배경으로는 우선 소득 증가가 꼽힌다. 통계청 가계수지 자료를 보면 올해 1분기 서울 가구 중위소득(도시 근로자가구 3분위 소득)은 638만8200원이다. 지난해 4분기의 623만9300원보다 14만8900원(2.4%) 올랐다. 이에 따라 소득의 3분의 1에 해당하는 금액인 '최대 지출가능 주거비용'도 2471만 원에서 2530만 원으로 뛰었다.

 

주담대 이자부담은 줄었다. 올해 1분기 은행권 주담대 금리(신규취급액 기준)는 연 3.96%로 전기(연 4.4%)보다 0.44%포인트 낮다. 이를 통해 30년 만기 주담대 원리금과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을 적용한 '구입가능주택가격'을 계산할 수 있다. 올해 1분기는 4억9288만 원으로 전 분기(4억6314만 원)보다 6.4% 늘었다.

 

▲ 중위가구 소득과 주택담보대출금리 추이. [KB부동산 데이터허브]

 

최근 서울의 아파트 거래가 부쩍 증가한 것도 이처럼 가구의 구매력이 오른 영향으로 분석된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전날까지 집계된 올해 상반기 서울 아파트 거래량은 1만8742건으로 2021년 상반기(2만5820건) 이후 가장 많았다. 작년 하반기(1만6653건)와 비교하면 12.5% 증가했다. 거래량이 늘면서 매매가격도 꾸준히 오르는 흐름이다.

 

서진형 광운대 부동산법무학과 교수(한국부동산경영학회장)는 "금리부담은 상대적으로 낮아진 반면 전세가격 상승세가 1년 넘게 이어지다 보니 주택구입을 망설이던 수요자들이 결정을 내리기 용이해진 환경"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최근 공사비 상승과 공급부족 우려 등으로 집값이 더 오를 수 있다는 불안감까지 더해지면서 시장에 매수세가 유입되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 집값의 '절대수준'이 높다는 점에서 시장 회복세가 지속적으로 나타나긴 어려울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서울의 주택구입잠재력지수가 오르긴 했지만 경기도(43.87), 인천(59.20) 등과 비교하면 여전히 크게 낮은 수준이다. 서울에서는 월 640만 원 정도를 버는 가구가 최대한 대출을 동원하더라도 전체 재고주택 중 하위 7.95%만 매입할 수 있다. 

 

김인만 김인만부동산연구소장은 "시장이 크게 하락할 것을 우려하던 공포 분위기에서는 어느 정도 벗어났고 거래량과 가격이 회복세긴 하나 추가 상승에 대한 기대감이 아직 크진 않다"며 "다시 부동산 대세 상승이 올 것이라고 예상하긴 이르다"고 진단했다.


KPI뉴스 / 유충현 기자 babybug@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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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충현 / 경제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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