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우외환 겹쳐 금융시장도 충격…코스피 2.52% ↓·환율 14.5원 ↑
내수 부진이 여전한 가운데 수출마저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했다. 어두운 미로 속을 헤매는 듯한 한국 경제에 활로는 보이지 않는 형국이다.
3일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전산업생산은 전년보다 1.7% 늘었다. 설비투자도 4.1% 증가했다. 반도체 중심으로 수출이 회복되면서 관련 설비투자도 늘어난 영향이다.
반면 재화 소비를 뜻하는 소매판매는 2.2% 줄었다. 신용카드 대란이 벌어졌던 지난 2003년(-3.2%) 이후 최대폭 감소다. 소매판매는 3년 연속 감소세를 이어가고 있다. 건설기성은 4.9% 줄었다.
소매판매는 월간 기준으로도 지난해 9월부터 4개월 연속 감소세다. 작년 12월에는 비상계엄 여파 등이 겹쳐 전년동월 대비 0.6% 줄었다.
내수가 고전하는데 한국 경제를 떠받쳐온 수출마저 감소세로 돌아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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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인천 연수구 인천신항 컨테이너 터미널. [뉴시스] |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지난 1월 수출액은 491억2000만 달러로 전년동월보다 10.3% 줄었다. 2023년 10월부터 15개월 이어지던 수출 증가세가 멈췄다.
특히 '트럼프발(發) 관세 전쟁'이 우리 수출에 암운을 드리우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 1일(현지시간) 캐나다·멕시코에 25%, 중국에 10% 관세를 부과하는 내용의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세 나라도 즉시 보복 관세를 예고하면서 관세 전쟁 막이 올랐다.
한국은 미국의 관세 부과 '1차 타깃'에서는 벗어났으나 멕시코·캐나다에 대미 수출 기지를 건설한 기업들은 피해를 입게 됐다. 관세 전쟁이 길어질수록 수출이 주력인 한국에게는 위협적이다. 한국은 2차나 3차 관세 부과 타깃에 들어갈 수 있다.
강구상 대외경제정책연구원 북미유럽팀장은 "한국은 지난해 대미 무역흑자 규모가 중국, 멕시코, 베트남 등에 이은 8위"라면서 "관세를 매길 명분이 충분하다"고 지적했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은 관세 전쟁이 격화하면 우리 수출이 최대 448억 달러 감소할 거라고 추산했다. 이로 인해 국내총생산(GDP)도 0.29∼0.69% 가량 줄어들 것으로 예상했다.
독립증권리서치사 더프레미어 강관우 대표는 "관세 전쟁이 협상으로 넘어가 빨리 마무리되는 게 우리에게 최선"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GDP 대비 대미 수출 비중이 멕시코는 14%, 캐나다는 16%에 달하는 반면 미국은 이들 나라에 대한 수출 비중이 1% 내외에 불과해 관세전쟁이 길어질수록 멕시코·캐나다의 타격이 크다"며 두 나라가 빠른 협상을 시도할 수 있다고 기대했다.
내우외환이 깊어지면서 한국의 올해 경제성장률은 1%대 중반에 머물 전망이다. 미래는 더 어둡다는 점이 우울하다.
안동현 서울대 경제학과 교수는 "현재 우리나라에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산업 분야가 거의 없다"며 "성장 동력 자체가 꺼져가는 중"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5, 6년 후에는 경제성장률이 0%대로 주저앉을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안 교수는 "결국 정부의 책임"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정부가 앞장서서 미래 성장산업을 키워야 하는데 과거 정부들이 대부분 이쪽에 무관심했다"고 비판했다.
금융권 고위관계자는 "작금의 어려움을 타파하려면 결국 정부가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며 "하지만 이전투구에만 골몰하는 정치권 상황을 볼 때 희망을 가지기 어렵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미래에 대한 우려가 커지며 시장도 큰 충격을 받았다. 이날 코스피는 전거래일 대비 2.52% 급락한 2453.95로 장을 마감했다. 지난 15일 이후 9거래일 만에 2500선이 무너졌다. 원·달러 환율은 14.5원 폭등한 1467.2원을 기록했다.
KPI뉴스 / 안재성 기자 seilen78@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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